‘서비스형 뱅킹’ 꿈꾸는 정상혁號 신한은행, 신성장 동력 확보 ‘잰걸음’

시간 입력 2023-07-05 07:00:03 시간 수정 2023-07-07 09:5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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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 은행권 최초 서비스형 은행 추진
은행 최초 B2B 시장 전자지급결제대행사 참여…서비스형 뱅킹 초석
수수료·공유형 수익 성장 잠재력↑…사업 모델 구축 본격 궤도

올초 취임한 정상혁 신한은행장이 성장성이 큰 서비스형 뱅킹(BaaS) 관련 사업에 잇따라 진출하며 영업 범위를 넓히는 모습이다. 핀테크와 인터넷전문은행 등 새로운 메기가 등장하면서 국내 금융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새로운 서비스를 개척해 수익원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지난달 20일 한국SMC와 ‘디지털 공급망 금융 활성화’ 업무 협약을 체결하고 B2B(기업간 거래) 공급망 금융 서비스를 이달 말부터 시작한다고 밝혔다.

은행권 최초로 B2B 시장에 전자지급결제대행사로 참여해 기업간 결제와 정산 등 업무를 최적화하고 비즈니스 자금 흐름의 효율적 관리를 도울 예정이다. 자금 예치, 수수료 지급 대행, 결제자금 대출 등 자금흐름 과정에서 필요한 금융서비스를 추가적으로 제공한다.

이번 업무협약은 신한은행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일찌감치 낙점한 BaaS와 관련이 깊다. BasS는 은행 등 금융사와 핀테크, 스타트업 등 비금융 사업자가 연계된 사업 모델이다.

금융회사가 구축한 API(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를 개방해 비금융 사업자가 은행 시스템을 활용해 혁신적인 금융상품을 설계하고 판매하는 일종의 디지털 금융으로 은행의 자원을 외부에 공개한다는 점에서 오픈뱅킹과 유사하지만 은행이 적극적인 주체가 돼 시스템과 외부 기능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극명하다.

정상혁 신한은행장이 올해 취임 이후 디지털 공급망 금융 활성화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정상혁 신한은행장이 올해 취임 이후 디지털 공급망 금융 활성화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BaaS는 특히 정 행장이 취임 후부터 신한은행의 정체성으로 강조해온 '에브리웨어 뱅크(Everywhere Bank)와 맞닿아있다.  정 행장은 취임 일성으로 “미래 신한의 모습은 고객의 삶에 녹아드는 에브리웨어 뱅크”라며 은행을 통하지 않고도 고객이 금융 서비스를 접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금융 혁신을 강조한 바 있다.  

정상혁 행장은 BaaS 사업모델을 본격화하기 위해 관련 조직도 신설했다. 올 초 실시된 조직 개편에서 BaaS 사업부와 플랫폼금융마케팅부를 출범해 그룹 주요 조직으로 편입했다.

조직 개편에 탄력을 받아 BaaS 플랫폼 생태계 구축 작업도 한창 진행되고 있다. 지난달 신한은행은 핀테크사인 페이코와 협업해 ‘신한 PAYCO 소액대출’을 출시했다. 페이코 앱을 1년 이상 사용한 고객의 비금융 거래 정보 등을 활용하는 BaaS형 특화 금융 상품의 일종이다.

비금융 사업자인 페이코가 신한은행 시스템을 활용해 기존 금융권에서 포용하기 쉽지 않았던 씬파일러 대상 금융상품을 설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또 이랜드리테일과 함께 이랜드그룹 멤버십 전용 선불전자지급시스템도 출시했다. 이는 신한은행의 방향성인 ‘일상에 스며드는 뱅크’ 전략의 일환으로 BaaS 사업 확장을 시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정 행장이 본격적으로 BaaS 사업 확대에 주력하는 건 성장성이 무궁무진한 이유로 분석된다. 핀테크와 스타트업에 BaaS 플랫폼을 제공하는 대가로 수수료나 공유형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 핀테크 기업에게 BaaS를 제공하면서 자연스럽게 신규 고객으로 유치하거나 잠재적 고객층을 확보할 수 있다.

실제 국제금융센터가 발간한 ‘Banking as a Service 관련 성장 잠재력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과 유럽 등 20개 이상의 은행이 핀테크 기업 또는 스타트업과 BasS를 통해 수익 창출과 고객 확보에 나서고 있다.

실제 세계적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는 34조 규모의 기업 현금관리 사업을 위해 BaaS 플랫폼을 활용할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BaaS는 은행의 주요 금융서비스를 제휴사의 뱅킹서비스로 탑재할 수 있는 사업 모델로 금융 영역과 고객 접점 확대라는 은행의 장기 목표와 맞닿아 있다”며 “BaaS 플랫폼을 통해 고객이 굳이 은행을 거치지 않고서도 금융서비스와 특화 상품을 제공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안은정 기자 / bonjour@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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