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300조 투자 ‘반도체 클러스터’ 구축…한종희 “투자·R&D 집중, ‘반도체 한파’ 돌파”

시간 입력 2023-03-16 07:00:04 시간 수정 2023-03-15 17:5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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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 600여 명·기관 투자자·경영진 등 주총 참석
“대외 불확실성 높은 상황…어려운 한 해 될 것”
반도체 투자·R&D 지속…“전화위복 기회 삼겠다”
주주 가치 제고 관련해 “연간 9.8조원 배당 지급”
상정 안건 3건 모두 통과…한 부회장, 연임 성공

15일 경기 수원시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삼성전자 ‘제54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가 ‘반도체 한파’를 타개하기 위해 지속적인 시설투자와 연구개발(R&D) 등을 통해 위기를 정면돌파 하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반도체 가격 급락, 수요위축에도 불구하고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초격차’ 전략을 고수하겠다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경영기조를 이어가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삼성전자는 이날 정부의 산업클러스터 구축과 관련해 향후 20년 동안 300조원을 들여 용인 등 수도권 일대에 첨단 반도체 클러스터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15일 경기 수원시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주주 600여 명, 기관 투자자, 경영진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제54기 정기 주총’을 개최했다.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은 이날 인사말을 통해 “지난해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삼성전자는 많은 분들의 노력과 격려에 힘입어 처음으로 연매출 300조원을 넘어섰다”며 “2년 연속 사상 최대 매출을 경신했다”고 임직원, 협력사, 주주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그러나 앞으로의 경영 여건은 순탄치 않을 것으로 내다 봤다. 한 부회장은 “글로벌 경기 침체, 미·중 패권 경쟁,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그 어느 때보다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다”면서 “어려운 한 해가 예상된다”고 염려했다.

특히 반도체 한파가 장기화할 수도 있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왔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의 경영 전략을 설명한 이정배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장 사장은 “모두가 힘들 때 혼자 잘하기는 어렵다”며 “고물가·고금리 여파가 계속되며 실물 경제 둔화에 따른 IT 수요 부진이 본격화했고, 고객사 재고 조정으로 인해 반도체 수요가 크게 감소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반도체 부문에 대한 투자를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이 사장은 “올해 반도체 사업 실적이 지난해보다 6%가량 역성장할 수도 있다”면서도 “그러나 삼성전자는 위기 때마다 장기적 목표로 어려움을 성장의 기회로 바꿔 온 만큼 올해도 담대한 도전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삼성전자는 1990년대 반도체 구조조정과 2010년대 업황 부진 속에서 과감한 기술 혁신과 투자로 업계를 주도하며 극복했다”며 “비록 올해 시장 상황이 좋지 않으나 시설 투자와 R&D를 통해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초격차 전략은 경기도 용인을 중심으로  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클러스터 구축으로 구체화될 전망이다. 이날 정부는 오는 2042년까지 경기 용인에 세계 최대 규모의 첨단 시스템 반도체 클러스터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용인 클러스터 구축에 향후 20년간 총 300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화성·기흥-평택-용인 등 경기 남부권을 연결하는 '반도체 삼각편대'를 구축, 현재 세계 1위를 유지하고 있는 메모리 반도체 뿐만 아니라 파운드리 분야에서도 경쟁력을 극대화할 것으로 보인다.

15일 경기 수원시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삼성전자 ‘제54기 정기 주주총회’.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의 리더십을 강화하기 위해 차세대 공정에 대한 기술 격차를 더 확대한다는 목표도 내놨다. 또한 인공지능(AI), 자율주행차 등 신규 응용처와 데이터센터 고객사들에게 한 차원 높은 솔루션을 제공해 경쟁사와의 차별화를 추구할 방침이다.

이 사장은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부진과 관련해 “데이터센터에서 사용되는 고성능 CPU(중앙처리장치)가 출시되고 메타버스와 자율주행 등의 신사업이 성장하고 있는 만큼 메모리 반도체의 수요 또한 높아질 것이다”고 밝혔다.

한 부회장도 생성형 AI ‘챗GPT’를 언급하면서 “미래 반도체 수요에 매우 긍정적인 영향이 기대된다”며 “차세대 기술 선도를 위해 차질 없이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파운드리의 경우 고객 서비스 중심 사고를 바탕으로 기술 경쟁력을 확보키로 했다. 올 상반기에 차세대 트랜지스터 구조인 GAA(Gate-All-Around) 공정을 안정화해 선단 공정 기술 리더십을 이어가는 한편, 시장 예측력 강화와 다양한 제품 확대로 고객과의 동반 성장에 집중할 계획이다.

시스템 LSI는 4차 산업혁명 선도를 위한 신규 사업 모델 기반을 구축하고, 제품 경쟁력을 강화해 내실 있는 성장을 추진키로 했다.

SoC(시스템온칩)는 미국 등 대형 거래선과 차량용 SoC 지속 개발을 통해 신사업 역량을 강화하고 사업 규모를 확대할 예정이다.

한 부회장은 “글로벌 위기가 지속되고 대외 경기 불확실이 심화되는 상황이지만 기술을 통해 고객이 더욱 풍요로운 일상을 즐길 수 있도록 새로운 가치와 가능성을 만들어 가겠다”고 강조했다.

15일 경기 수원시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삼성전자 ‘제54기 정기 주주총회’

삼성전자의 지속가능 경영 활동에 대해서도 소개됐다. 한 부회장은 “삼성전자는 지속 성장을 위한 기반을 착실히 준비하고 업계 리더십을 더욱 굳건히 하는 데 주력했다”며 “이러한 노력을 통해 지난해 삼성전자의 브랜드 가치는 인터브랜드 평가 기준 877억달러로 3년 연속 글로벌 5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전자는 혁신 기술에 기반한 제품과 서비스로 고객들의 지속가능한 일상 구현에 기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탄소 중립과 재생에너지 전환 계획을 담은 ‘신(新)환경경영전략’을 발판 삼아 앞으로 지속가능 경영 성과와 도전 과제에 대해 주주를 포함한 이해관계자들과 소통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주총에서는 부진한 주가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유독 높았다. 가족이 모두 삼성전자 주식을 갖고 있다는 한 주주는 “10만원대에 주식을 샀는데 지금 6만원선에 겨우 턱걸이하고 있는 상황이다”고 성토했다.

이에 대해, 한 부회장은 “주주 환원 약속을 성실히 이행하기 위해 지난해 기준으로 연간 9조8000억원의 배당을 지급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사회와 경영진은 지속 성장 기반 강화를 위해 시설 투자 확대와 M&A 등을 추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이것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주주 가치 제고에 가장 큰 도움이 된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15일 경기 수원시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삼성전자 ‘제54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인사말하는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사진=삼성전자>

마지막으로 한 부회장은 ‘본질에의 집중’을 강조하며 올해 경영 각오를 다졌다.

한 부회장은 “어려운 환경 속에서 위기를 극복해 온 비결은 본질에 집중한다는 진리였다”며 “앞으로도 기술을 통해 고객이 더욱 풍요로운 일상을 즐길 수 있도록 새로운 가치와 가능성을 만들어 가겠다”고 힘줘 말했다.

이번 주총에서는 이사회에서 상정된 의안 표결도 진행됐다. 안건은 △재무제표 승인 △한 부회장 사내이사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이다.

특히 관심을 모았던 한 부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은 압도적인 찬성으로 가결됐다. 이사회는 한 부회장 사내이사 추천 사유에 대해 “한 부회장은 2021년 말부터 DX 부문장으로 완제품 사업 전반에 대한 리더십을 발휘하며 성과를 내고 있다”며 “이사회와 사업 조직 간 가교 역할을 훌륭하게 수행할 수 있는 최적임자다”고 밝혔다.

이에 한 부회장은 “주주들께서 믿고 맡겨 주시면 앞으로도 과감한 투자와 기술 혁신을 통해 DX 부문의 지속 성장을 이끌어 나가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15일 경기 수원시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삼성전자 ‘제54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응원 메시지를 작성 중인 주주.  

한편 주총 전부터 업계의 이목이 집중됐던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은 이번 주총에 상정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한 질문에 한 부회장은 “이 회장의 재선임 안건은 구체적으로 검토된 바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CEO스코어데일리 / 오창영 기자 / dong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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