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반사재기와 뭐가 다르냐”…엔씨 ‘리니지’ BJ 프로모션 논란 재점화

시간 입력 2022-08-09 07:03:15 시간 수정 2022-08-09 07: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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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에이터, 홍보비로 과금해 캐릭터 성장
일부 이용자, 형평성·과금유도 문제 비판
일각에서는 ‘매출 부풀리기’ 지적도

'리니지W' 이미지. <출처=엔씨소프트>

엔씨소프트가 ‘리니지’를 플레이하는 유튜버, BJ(1인 방송인) 등 크리에이터에게 광고비를 지원하는 ‘프로모션’이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회삿돈으로 크리에이터들의 캐릭터를 키우면서 일반 유저들의 과금을 유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리니지는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으로 유저 간 대결이 주요 콘텐츠다. 캐릭터를 키워 상대방과의 대결에서 이기는 것이 목표다. 이 과정에서 성장을 위한 대부분 요소는 과금으로 해결할 수 있어 ‘페이투윈(Pay to win, 이기기 위한 과금)’이 게임의 주된 수익모델이 된다.

9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최근 엔씨소프트가 프로모션을 진행하지 않는다고 못 박은 리니지2M 방송에도 홍보비를 지급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이용자들의 불만이 폭주하고 있다. 한 BJ의 방송을 통해 엔씨 관계자가 프로모션을 진행 중인 리니지W뿐 아니라 리니지2M도 계약방송횟수로 인정해주겠다는 메시지를 받은 사실이 밝혀지면서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4월 고객문의 답변을 통해 “리니지2M에 대한 프로모션은 없다”고 못박은 바 있다.

엔씨소프트는 해당 BJ의 발언을 즉각 공격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3일 리니지W 유튜브 채널을 통해 경영진과 리니지 방송 BJ들이 질의응답하는 영상을 외부에 공개했다. 리니지2M 총괄을 맡은 백승욱 본부장은 “리니지2M은 리니지W와 달리 공식적인 프로모션 크리에이터는 과거에도, 현재에도 없다”면서도 “일부 BJ들에게 리니지2M 방송횟수를 인정한 건 리니지2M 방송을 지속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용자들의 분노는 쉽게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이들은 엔씨 측의 해명 영상을 ‘쇼통(보여주기식 소통)’이라 지적하며 오히려 프로모션 자체에 근본적인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먼저, 형평성 문제다. 프로모션 BJ들은 회사가 주는 홍보비로 과금을 하고, 그렇게 키운 캐릭터로 일반 유저들과 대결을 펼치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는 주장이다. 회사 홍보비도 결국 이용자들에게서 나온 돈인데, 이것이 프로모션 BJ에게 흘러가 이용자들은 결국 자신이 낸 돈으로 BJ를 강하게 만들어 주는 셈이 된다는 것이다. 일부 이용자들은 ‘내돈내맞(내 돈으로 키운 BJ에게 내가 맞는다)’이라며 상황을 꼬집고 있다.

다음은 과금 유도 문제다. 프로모션 BJ들이 홍보비로 막대한 과금을 통해 상위 랭커에 오르면 상위권 일반 유저들은 더 많은 과금을 하게 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용자가 자연스러운 경쟁관계를 통해 성장욕구를 느끼게끔 하는 것이 아니라 회사가 인위적으로 성장 목표치를 상향하고 있는 셈이다.

매출 부풀리기도 문제로 꼽힌다. 프로모션 BJ에게 지급한 홍보비는 다시 게임 매출로 집계되고, 이로써 구글플레이 등 앱마켓 매출 순위에서 상위권을 유지해 인기가 많은 것처럼 보이도록 유도한다는 비판이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과거 대중음악계에서 번졌던 ‘음반 사재기’와 다를 게 없다는 평가도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리니지 프로모션BJ에게 홍보방송 1회당 적게는 200만원부터 많게는 2000~3000만원까지 지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리니지2M과 리니지W를 출시한 시기에는 마케팅비가 대폭 증가하기도 했다. 마케팅비는 통상 쇼케이스, 광고비, BJ 프로모션 홍보비 등으로 사용된 비용을 말한다.

엔씨는 리니지2M이 출시(11월27일)된 2019년 4분기에 마케팅비로 412억9100만원을, 그 다음 분기에도 395억7300만원을 지출했다. 출시 직전 분기인 2019년 3분기에는 227억6600만원을, 출시한지 4개월 이후인 2020년 2분기에는 128억9800만원을 마케팅비로 사용했다. 리니지W가 출시(11월4일)된 지난해 4분기에도 무려 1181억원4600만원을 마케팅비로 사용했다. 지난해 3분기에는 539억원1200만원, 올해 1분기에는 417억5200만원을 지출했다.

크리에이터 프로모션 논란에 대해 전형수 엔씨소프트 PD는 “언제나 공정성을 최우선으로 해 운영 및 개발을 진행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동일 기자 / same91@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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