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헌 의원 “통신요금 감면 넘어 AI·콘텐츠 지원”…‘디지털 바우처’ 도입 제안

시간 입력 2026-10-23 12:40:58 시간 수정 2026-10-23 12:4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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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 디지털 콘텐츠 지출 87%↑…기기 지출도 2배 이상
통신요금 중심 지원체계, 달라진 소비환경 반영 못 해
AI·콘텐츠 등 자유롭게 선택하는 바우처 도입 촉구

이정헌 더불어민주당 의원. <출처=이정헌 의원실>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현행 통신요금 감면제도를 인공지능(AI)과 디지털 콘텐츠, 단말기 구입 등에도 활용할 수 있는 ‘디지털 바우처’로 전환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가계 정보통신 지출에서 통신서비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줄어드는 반면 콘텐츠와 디지털 기기 관련 지출은 늘어나고 있는 만큼, 변화한 소비환경에 맞춰 지원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는 취지다.

23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이정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취약계층의 디지털 접근성과 이용자 선택권을 강화하기 위해 현행 통신요금 감면제도의 개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현재 정부는 장애인과 저소득층, 기초연금수급자 등을 대상으로 통신요금 감면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AI 서비스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 디지털 콘텐츠 이용이 확대되고 스마트폰을 비롯한 디지털 기기 구입 부담도 커지면서 통신회선 요금 할인만으로는 이용자의 실질적인 수요를 충족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 의원실이 인용한 국가데이터처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전체 가계 정보통신 지출에서 통신서비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2년 79%에서 2025년 60%로 19%포인트 감소했다. 같은 기간 디지털 콘텐츠 지출 비중은 7%에서 13%로 6%포인트 늘었고, 디지털 기기 지출 비중도 13%에서 27%로 14%포인트 증가했다.

실제 지출액에서도 변화가 나타났다. 가계의 디지털 콘텐츠 지출액은 2012년 1만1946원에서 2025년 2만2326원으로 약 87% 증가했다. 디지털 기기 지출액은 같은 기간 2만1068원에서 4만5035원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반면 통신서비스 지출액은 12만5510원에서 9만9664원으로 약 21% 감소했다.

가계의 디지털 소비가 통신서비스 중심에서 콘텐츠와 기기 등으로 다변화하고 있지만, 취약계층 지원체계는 여전히 통신요금 감면에 집중돼 있다는 것이 의원실의 분석이다.

이에 이 의원은 기존 통신요금 감면제도를 디지털 바우처 방식으로 전환할 것을 제안했다. 정부가 취약계층에 일정한 디지털이용권을 지급하고, 이용자가 자신의 필요에 따라 통신서비스와 AI, 콘텐츠, 단말기 등 지원 항목을 직접 선택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지원 재원을 마련하는 방식도 개편 과제로 제시했다. 현재 취약계층 통신요금 감면에 따른 비용은 사실상 통신사업자들이 부담하고 있지만, 디지털 서비스 이용 영역이 확대된 만큼 정부와 플랫폼·콘텐츠 사업자 등으로 부담 주체를 넓혀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의 ‘2026 이동통신 산업·서비스 가이드북’에 따르면 통신사들의 취약계층 요금감면 금액은 2017년 4630억원에서 2025년 1조4000억원으로 약 3배 증가했다. 반면 콘텐츠와 단말 산업에서는 해당 제도에 대한 재원 분담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 의원실의 설명이다.

이 의원은 제도 전환을 위한 법적 근거로 2024년 10월 29일 자신이 대표발의한 ‘전기통신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제시했다.

해당 법안은 통신사업자가 직접 요금을 감면하는 기존 방식 대신 정부가 취약계층에 디지털이용권 형태의 바우처를 지급하고 운영·관리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한 일정 기준 이상의 기간통신사업자뿐 아니라 부가통신사업자에도 보편적 역무 제공 의무를 부과하도록 했다. 기존 통신사업자 중심의 복지 부담을 디지털 생태계 전반으로 확대하기 위한 취지다.

다만 실제 제도 전환을 위해서는 지원 대상과 사용 범위, 재원 분담 방식 등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 통신요금 감면에 집중된 현행 지원체계를 바우처 방식으로 개편할 경우 정부와 사업자 간 재원 분담 구조도 주요 논의 대상이 될 전망이다.

이 의원은 “통신에 연결될 권리를 넘어, AI를 비롯한 디지털 서비스를 활용할 권리까지 보장해야 한다”며 “이용자가 필요한 지원을 선택하고, 정부와 디지털 생태계의 사업자들이 책임을 나누는 방향으로 복지체계를 바꿔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국정감사에서 정부의 법안 검토 결과와 사업 추진 현황을 확인하고, 지원 범위와 재원 분담을 포함한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요구하겠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동일 기자 / same91@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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