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장벽 넘는 포스코…인도·美 ‘투트랙 현지 생산’ 시동

시간 입력 2026-10-20 07:00:00 시간 수정 2026-10-19 17: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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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JSW와 600만톤 일관제철소 합작
美 루이지애나 제철소 車강판 60만톤 판매
日 철강사도 인도·미국 생산거점 확대 경쟁

지난달 4일(현지시간) HPLS 전기로 제철소 기공식에 참석한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왼쪽부터), 제프 랜드리 루이지애나 주지사,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트로이 카터 연방 하원의원,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윌리엄 키밋 상무부 국제무역담당 차관, 이보룡 현대제철 사장 등 주요 인사들이 공장 건설을 알리는 첫 삽을 뜨고 있다.<사진=현대제철>

포스코가 인도와 미국에서 잇달아 제철소 투자에 나서며 해외 철강사업의 중심을 수출에서 현지 생산으로 옮기고 있다. 미국의 철강 관세 50%를 비롯해 주요국의 보호무역 조치가 강화되면서 국내에서 생산해 수출하는 방식만으로는 해외 수요에 대응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포스코는 수요 증가세가 이어지는 인도와 관세 장벽이 높은 미국에 생산거점을 마련해 보호무역 환경에서도 해외 판매를 늘릴 수 있는 기반을 갖춰가고 있다.

20일 포스코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 4월 20일(현지시간) 인도 1위 철강사 JSW스틸과 오디샤주 일관제철소 건설을 위한 합작투자계약을 체결했다. 지난달 4일(현지시간)에는 현대제철·현대자동차·기아와 공동 투자한 미국 루이지애나주 전기로 제철소(HPLS) 기공식이 열렸다. 인도 제철소는 조강 600만톤 규모로 2031년 준공을, 미국 제철소는 연산 270만톤 규모로 2029년 1분기 상업생산을 목표로 한다. 미국은 지난해 6월 수입 철강 관세를 25%에서 50%로 올렸고, 올해 6월 일부 파생상품 관세를 낮춘 뒤에도 철강 제품에는 50%를 유지하고 있다.

인도 합작법인은 포스코와 JSW스틸이 지분을 50%씩 보유하는 공동경영 구조다. 신설 제철소는 고로 기반으로 제선부터 제강, 열연, 냉연·도금까지 전 공정을 갖추며, 착공 후 48개월간 건설한다. 총투자비는 72억8800만달러(약 10조7000억원)로, 포스코는 절반인 36억4400만달러를 분담한다. 이 가운데 10억9300만달러는 2031년까지 5년에 걸쳐 자체 현금으로 출자하고, 나머지 25억5100만달러는 금융권 차입으로 조달한다. 양사는 인도 정부의 ‘그린스틸 분류체계’에 맞춰 전력 일부를 JSW의 재생에너지 설비로 공급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번 합작은 포스코의 다섯 번째 인도 상공정 진출 시도다. 포스코는 2004년 이후 네 차례 진출을 모색했으나, 합작사 물색과 부지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사업을 성사시키지 못했다. 그사이 전기강판·자동차강판 공장 등 하공정에 투자하며 현지 사업 경험을 쌓았다. 파트너인 JSW스틸은 JFE스틸 합작법인 몫인 450만톤을 포함해 조강 생산능력 3790만톤을 갖추고 있으며, 4년 안에 이를 5480만톤으로 늘릴 계획이다. 인도 시장의 성장성도 이번 투자의 배경이다. 포스코에 따르면 인도의 철강 소비 증가율은 최근 수년간 연 10%를 웃돌았다.

국내 자동차강판 시장에서 경쟁해 온 현대제철과 포스코는 미국에서 공동 생산기지를 짓는다. HPLS의 총투자비는 58억달러(약 8조원)다. 자기자본과 외부차입으로 각각 29억달러를 조달하며, 자기자본 지분은 현대제철 50%, 포스코 20%, 현대차·기아 각 15%다. 포스코 출자액은 5억8000만달러다. 현대제철에 따르면 HPLS는 미국 최초의 전기로 기반 자동차강판 전문 제철소이며, 직접고용 규모는 1300명으로 예상된다. 제철소는 올해 4분기 중 본공사에 착수해 2028년 4분기 시운전을 거칠 예정이다.

HPLS는 연간 생산능력 270만톤 가운데 180만톤을 자동차강판으로 생산한다. 이 중 현대차·기아 미국 공장 공급분 80만톤이 확정됐고, 포스코가 60만톤의 판매를 맡는다. 현대제철은 직접환원철(DRI)·전기로 공정에 탄소포집·저장(CCS)과 재생에너지 전력을 적용하면 고로 방식보다 탄소 배출을 약 70% 줄일 수 있다고 추산했다.

일본 철강사들도 인도와 미국 투자를 늘리고 있다. 일본제철은 지난해 6월 149억달러 규모의 US스틸 인수를 마무리했고, 2028년까지 US스틸에 약 11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일본제철과 아르셀로미탈의 인도 합작사 AM/NS인디아는 지난 3월 안드라프라데시주에서 연산 1780만톤 규모 일관제철소 기공식을 열었다. JFE스틸은 1575억루피를 투자해 JSW스틸과 오디샤주 부샨파워앤스틸(BPSL) 철강사업 50대50 합작을 완료했다.

포스코의 미국 진출 방식은 일본제철과 다르다. 일본제철이 US스틸을 인수해 생산능력을 확보한 것과 달리 포스코는 현대차그룹이 주도하는 제철소에 소수 지분으로 참여해 투자 부담을 줄였다. 인도에서도 단독 투자 대신 현지 1위 업체와 지분을 절반씩 나눴고, 합작법인으로 전환될 JSW 자회사가 보유한 오디샤주 부지 약 887에이커를 활용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비용 부담은 나누면서도 인도와 미국 두 시장에서 동시에 현지 생산 물량을 확보하는 구조를 갖췄다.

남은 과제도 있다. HPLS는 기공식 당시 본공사 착수에 필요한 루이지애나주 환경당국의 대기배출 허가를 받기 전이었다. 포스코가 HPLS 가동 전까지 미국 내 공급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지난해 전략적 협력 양해각서를 맺은 미국 클리블랜드클리프스와의 투자 협의도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다.

포스코는 해외 생산거점에서 창출할 수익을 국내 탈탄소 전환 투자로 연결한다는 방침이다.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글로벌 시장에서 거둔 수익을 기반으로 국내 탈탄소 투자를 실행하는 선순환 체계를 제시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인도 일관제철소와 미국 루이지애나 제철소는 그룹의 완결형 현지화 전략을 이루는 중심 축”이라며 “현지 생산·조달과 판매 루트 다각화로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위기를 돌파하고, 국내에서 추진 중인 8대 핵심 전략제품 등 고부가가치화와 AX 전환을 발판 삼아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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