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469마력 절제해 담아낸 BMW iX3…차세대 전동화의 답

시간 입력 2026-10-19 07:00:00 시간 수정 2026-10-16 16:3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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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속·조향 반응 모두 입력한 만큼만 정확히
센터 터널 없앤 2열…520L 트렁크 확보
벤츠 전기 GLC와 같은 9000만원대 경쟁

더 뉴 BMW iX3 50 xDrive M 스포츠.<사진=김병훈 기자>

가속 페달을 밟는 깊이와 속도가 붙는 정도가 일치했고, 스티어링 휠을 돌린 각도만큼 차체가 돌아 나갔다. 더 뉴 BMW iX3 50 xDrive M 스포츠를 도심과 국도, 고속도로를 고르게 섞어 300km 시승하며 가장 먼저 확인한 부분이다. 최고출력 469마력과 최대토크 65.8kg·m를 내는 전기 SUV에서 예상한 것은 순간적인 가속력이었지만, 정작 기억에 남은 것은 그 힘이 나오는 순서였다.

신호가 바뀐 뒤 가속 페달을 절반가량 밟았을 때 두 모터는 동시에 반응하면서도 출력을 한 번에 쏟아내지 않았다. 페달을 밟은 만큼만 속도가 붙었고, 뒤늦게 힘이 몰리며 상체가 뒤로 쏠리는 구간도 없었다. 그렇다고 더딘 것은 아니다. BMW코리아가 밝힌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의 가속 시간은 4.9초다.

iX3는 BMW의 차세대 전동화 전략인 ‘노이어 클라쎄(Neue Klasse)’를 적용한 첫 양산 모델이다. 국내에는 앞뒤 모터를 모두 쓰는 50 xDrive 단일 파워트레인으로 들어왔고, 출시 당시 발표한 가격(부가세 포함)은 SE 7990만원, M 스포츠 8690만~8710만원, M 스포츠 프로 9190만원이다. 국내 인증 주행거리는 휠 사이즈에 따라 588~611km로 나뉘며, 21인치 휠을 끼운 시승차는 588km 사양이다.

더 뉴 BMW iX3 50 xDrive M 스포츠.<사진=김병훈 기자>

더 뉴 BMW iX3 50 xDrive M 스포츠.<사진=김병훈 기자>

더 뉴 BMW iX3 50 xDrive M 스포츠.<사진=김병훈 기자>

차체 크기는 전장 4782mm, 전폭 1895mm, 전고 1635mm다. 숫자만 보면 기존 중형 SUV와 차이가 크지 않지만, 실물에서 받은 인상은 달랐다. 키드니 그릴이 가로에서 세로로 방향을 바꾸면서 전면의 무게중심이 위로 올라갔고, 테두리를 채우던 크롬 장식이 조명으로 바뀌어 야간에는 사각형 윤곽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측면에서는 도어 핸들이 보이지 않다가 차량에 다가가자 바깥으로 나왔다. 이렇게 차체 표면을 매끈하게 정리한 결과 공기저항계수는 0.24를 기록했다. 21인치 휠은 휠하우스를 거의 채워 차체가 낮아 보였다.

운전석에 앉으면 스티어링 휠 너머에 계기판이 없다. 대신 앞유리 하단을 좌우로 가로지르는 영역에 속도와 배터리 잔량, 내비게이션 안내가 떠 있다. BMW가 파노라믹 비전이라고 이름 붙인 구성이다. 시선을 아래로 내리지 않고 앞을 본 상태에서 속도를 확인할 수 있어 주행 중 시선 이동 빈도가 기존 BMW 모델보다 확실히 줄었다.

중앙에는 운전석 쪽으로 17.5도 기울어진 17.9인치 디스플레이가 있다. 파노라믹 비전과 중앙 디스플레이, 멀티펑션 스티어링 휠을 하나로 묶은 체계가 파노라믹 iDrive이며 iX3가 첫 적용 모델이다. 메뉴 구조는 기존 iDrive보다 단순해졌고, 반응 속도가 느린 구간은 확인되지 않았다.

아쉬운 부분도 있다. 스티어링 휠의 높이와 거리를 조절하는 장치가 전동식이 아닌 수동 레버 방식이다. 8700만원 안팎 차량에서 운전 자세를 바꿀 때마다 레버를 내렸다 올리는 과정을 반복해야 했다.

더 뉴 BMW iX3 50 xDrive M 스포츠.<사진=김병훈 기자>

더 뉴 BMW iX3 50 xDrive M 스포츠.<사진=김병훈 기자>

더 뉴 BMW iX3 50 xDrive M 스포츠.<사진=김병훈 기자>

2열은 전기차 전용 플랫폼의 장점이 드러나는 공간이다. 센터 터널이 없어 바닥이 완전히 평평했고, 가운데 자리에 앉은 사람이 발을 놓을 위치를 따로 찾을 필요가 없었다. 앞좌석을 성인 운전자 기준으로 맞춘 뒤 2열에 앉았을 때 무릎 앞에 주먹 두 개 정도의 여유가 남았다.

트렁크의 기본 용량은 520L, 2열 시트를 접으면 1750L까지 늘어난다. 보닛 아래 58L의 공간은 충전 케이블을 넣어 두기에 적당했다. 외부 기기에 전력을 공급하는 V2L은 국내 사양에 기본으로 들어간다.

국도의 연속 코너에서 스티어링 휠 조작과 차체 움직임이 어긋나지 않았다. 조향 초기에 반응이 과도하게 몰리지도, 뒤늦게 따라오지도 않았다. 코너 진입 속도를 높이자 앞바퀴가 먼저 바깥으로 밀리기 시작했다. 한꺼번에 미끄러지지 않고 조금씩 벌어져,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고 방향을 되잡을 시간이 있었다. BMW는 이런 주행 감각을 겨냥해 가속과 조향, 제동을 하나의 시스템에서 실시간 통합 제어한다. 이 연산 장치의 이름이 ‘하트 오브 조이(Heart of Joy)’다.

승차감은 노면에 따라 차이가 있었다. 포장 상태가 좋은 고속도로와 국도에서는 에어 서스펜션 없이도 충격을 한 번에 걸러냈고, 차체가 흔들리는 시간도 짧았다. 반면 도심의 맨홀 뚜껑이나 보수 구간에서는 충격이 또렷하게 올라왔다. 편안함을 우선한다면 타이어 옆면이 두꺼워지는 20인치 휠 트림을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정숙성은 속도와 무관하게 일정했다. 고주파 모터음은 가속 구간에서도 두드러지지 않았고, 시속 100km 정속 구간에서 평소 목소리로 대화가 가능했다.

더 뉴 BMW iX3 50 xDrive M 스포츠.<사진=김병훈 기자>

더 뉴 BMW iX3 50 xDrive M 스포츠.<사진=김병훈 기자>

배터리 용량은 108.7kWh이고, 구동계에는 BMW 모델 가운데 처음으로 800V 구조를 썼다. 350~400kW급 초급속 충전을 지원하며, 10분 충전으로 국내 인증 기준 약 250km를 확보할 수 있다. 배터리 잔량 10%에서 80%까지는 약 22분이 걸린다. 복합전비는 4.8~4.9km/kWh로 인증됐다. 300km를 달리는 동안 충전소 위치를 미리 확인해야 하는 상황은 생기지 않았다.

경쟁 구도는 이번 4분기에 바뀐다. 지난 7월 9일 국내 사전 계약을 시작한 메르세데스-벤츠 일렉트릭 GLC가 연내 고객 인도를 시작하기 때문이다. 가격은 9000만원과 9480만원의 두 가지 론치 에디션으로, iX3 최상위 트림인 M 스포츠 프로와 같은 구간에 걸친다. 다만 지난달 23일 환경부 인증을 마친 GLC 300 4MATIC 일렉트릭의 상온 복합 주행거리는 448km로, 시승차의 588km보다 140km 짧다. 최대 충전 출력도 330kW로 iX3보다 낮다. 배터리 잔량 10%에서 80%까지 걸리는 시간은 약 22분으로 같다.

상품성에서 가장 많이 지적되는 항목은 1열 통풍 시트다. 시승차는 물론 최상위 트림인 M 스포츠 프로에도 통풍 기능은 들어가지 않는다.

더 뉴 BMW iX3 50 xDrive M 스포츠.<사진=김병훈 기자>

가격에 걸린 조건도 있다. 올해 전기승용차 국고 보조금은 기본가격 5300만원 미만이면 전액, 5300만원 이상 8500만원 미만이면 절반이 지급되고 8500만원 이상이면 제외된다. 시승차인 M 스포츠를 포함해 8500만원을 넘는 트림은 보조금을 받지 못하고, SE만 절반을 받는다. 정부는 2027년 이 기준선을 5000만원과 8000만원으로 낮추는 방안을 예고했다. 확정되면 SE는 절반 지급 구간에 가까스로 남지만, 여유는 10만원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수요는 몰리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iX3의 국내 누적 계약은 5000대를 넘어섰지만, 7~8월 신규 등록은 432대에 그쳤다. 유럽 누적 주문은 지난달 10만대에 다가섰고, 헝가리 데브레첸 공장이 그동안 생산한 5만대의 두 배 수준이다. 계약 시점의 출고 대기 기간을 먼저 확인하는 편이 낫다.

iX3의 완성도는 힘의 크기가 아니라 힘이 전달되는 방식과 조향 반응의 일관성에서 드러난다. 여기에 588km의 인증 주행거리와 10분 만에 250km를 채우는 충전 속도가 더해져 장거리 이동의 부담도 줄었다. 다만 통풍 시트와 21인치 휠의 승차감, 보조금 제외라는 세 조건은 계약 전에 확인할 필요가 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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