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파운드리 가격 15% 파격 인상…‘만년 적자’ 탈출, 올해 ‘흑자전환’ 결실 맺나

시간 입력 2026-08-20 16:37:57 시간 수정 2026-08-20 16:3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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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4나노 등 선단 공정 첨단 반도체 가격 줄인상
중국·미국 고객사 10~15%·대만 고객사 5~10% 올려
‘파운드리 수요 폭증’…TSMC 한계봉착, 삼성에 주문 폭주
‘만년 적자’, 오명 벗고 올해 흑자전환 기대감 ↑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반도체 생산라인. <사진=삼성전자>

글로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공룡인 대만 TSMC의 생산 능력이 포화 상태에 이르면서, 반사 수요가 삼성전자로 몰려들고 있다. TSMC를 제외하고선, 삼성이 초미세 공정 기술 경쟁력과 수율 안정성을 자랑하는 유일한 파운드리 업체라는 점에서, 향후 기대감이 더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첨단 파운드리 가격을 최대 15% 인상하며, ‘반도체 슈퍼 사이클’에 본격적으로 올라탔다. ‘만년 적자’에 허덕였던 삼성 파운드리는 실적 개선을 가속화해 단숨에 흑자 사업부로 발돋움한다는 포부다.

로이터 통신은 19일(현지시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삼성전자가 지난달 4나노 파운드리 공정으로 양산되는 반도체 가격을 인상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는 이어 “지난달 중국·미국 고객사 대상 가격은 직전월인 올해 6월 대비 10~15% 올랐다”며 “같은 기간 대만 고객사 가격은 5~10% 인상됐다”고 말했다.

아울러 5나노 공정에서 생산되는 웨이퍼 가격은 10~15% 확대됐고, 레거시(구형) 공정인 8나노 기반 웨이퍼 가격 또한 10% 가까이 올랐다고 전했다.

다만 삼성전자 관계자는 로이터 보도에 대해 “고객사 관련 사항에 대해 세부 정보를 제공할 수 없다”고 말했다.

삼성이 파운드리 가격을 최대 15% 인상하고 나선 것은 첨단 AI 칩을 위탁 생산해 달라는 주요 빅테크의 요구가 빗발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AI 반도체 업체들은 급증하고 있는 전 세계 AI 칩 수요에 대응하는 데 사활을 건 상태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 규모는 2024년 818억달러에서 2029년 3902억달러로, 연평균 33%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첨단 AI 칩을 필요로 하는 수요처는 증가하는데, 정작 이를 제조 공급할 업체는 부족하다는 게 빅테크의 주된 고민이다. 이에 따라, 대다수의 AI 반도체 업체들은 파운드리 업체와의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데 전력을 다하고 있다.

주요 빅테크의 러브콜을 가장 먼저 받은 곳은 TSMC다. 그러나 업계의 예상보다 훨씬 가파르게 치솟은 AI 칩 수요로 인해 TSMC의 생산 능력은 이미 한계에 봉착했다.

나타라잔 라마찬드란 브로드컴 물리계층제품부문 마케팅책임자는 이미 지난 3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TSMC의 생산 능력은 사실상 무제한처럼 보였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며 “한계에 부닥친 생산 능력으로 인해 올해 (고객사 물량의) 공급 부족·출하 지연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짚었다.

TSMC 스스로도 한계를 시인한 바 있다. TSMC는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에서 “AI 수요가 매우 강력해 첨단 공정 생산 능력이 타이트(tight)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사진=삼성전자>

상황이 이렇다보니, TSMC를 대신해 첨단 칩을 양산할 파운드리 업체를 찾는 빅테크의 발걸음이 분주해 지고 있다. 그리고 TSMC의 대안으로 삼성 파운드리가 급부상 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TSMC에 이어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2위에 랭크돼 있다. 현재 테슬라, 애플, 엔비디아, 퀄컴 등 주요 빅테크의 첨단 칩을 양산 중이다.

삼성은 지난해 7월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로부터 약 23조원에 달하는 파운드리 공급 계약을 따낸 데 이어, 같은해 8월엔 스마트폰 경쟁자인 애플과 차세대 칩 생산 계약도 체결했다. 또한 올 3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차세대 AI 반도체 ‘베라 루빈’에 들어갈 ‘그록(Groq)3’ 언어처리장치(LPU)를 삼성에서 제조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이목이 집중됐다.

이처럼 내로라 하는 빅테크를 고객사로 두고 있다는 사실에, 전 세계 파운드리 수요는 삼성전자로 대거 몰려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삼성 파운드리의 생산 능력도 한계상황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실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의 4나노 공정 생산라인은 지난해 말부터 100% 가동되고 있다. 로이터는 소식통을 인용해 “(삼성 파운드리에 대한) 중국 고객사들의 수요가 특히 강력했다”며 “이들은 가장 큰 폭의 가격 인상을 수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엔 미국이 중국에 대한 첨단 반도체 제조 장비 수출을 제한함에 따라 중국 기업들이 해외 파운드리에 더욱 의존하게 된 특수한 상황이 깔려 있다. 또한 로이터는 “삼성전자는 미국 고객사 물량에도 대응함과 동시에 자사 반도체용 물량도 배정해야 해서 모든 주문을 소화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삼성 파운드리는 현재 퀄컴 등 주요 고객사의 로직 칩을 양산하고 있다. 구글과는 4나노 공정을 이용한 AI 칩 생산과 관련해 긴밀히 협상 중이다. 또한 삼성전자의 자체 고대역폭메모리(HBM)에 활용되는 베이스 다이도 생산하고 있다.

이렇듯 삼성전자에 주요 빅테크들의 파운드리 수요가 집중되면서, 가격 인상 여력 또한 커졌다.

이민희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TSMC가 생산 능력 부족에 직면해 가격을 인상함에 따라 주요 빅테크가 삼성전자 등 경쟁사로 옮겨 가고 있다”며 “이에 따라 삼성도 가격을 인상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가격을 대폭 인상하면서, 그동안 만년 적자상태에 있던 파운드리 부문 실적도 대폭 개선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오랜 기간 적자에 시달려 온 삼성 파운드리사업부가 올해 흑자전환에 성공하지 않겠느냐는 낙관론도 나오고 있다.

강석채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부사장은 2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파운드리 공장) 가동률 및 수율 개선, 가격 인상 효과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올해 큰 폭의 수익성 개선과 실적 회복이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흑자전환 시기를 정확히 말하기는 어렵지만 가까운 시일 내에 가능할 것이다”고 자신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오창영 기자 / dong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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