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변동성 커졌는데…초대형 IB 중 미래에셋 ‘매수’ 의견 비중 가장 낮아

시간 입력 2026-08-11 17:36:58 시간 수정 2026-08-11 17:3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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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형 IB 7곳 매수 90.3%·매도 0.2% 그쳐
일부 국내 증권사는 매수 100%…외국계와 대조
매수 편향 고착화에 리서치 변별력 저하 우려

국내 증권사 리포트의 ‘매수 쏠림’ 현상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리서치 인력이 많은 초대형 투자은행(IB)마저 매수 의견 비중이 90%를 웃도는 반면, 매도 의견은 사실상 찾아보기 어려운 수준에 그쳤다. 외국계 증권사들이 상대적으로 적극적으로 매도 의견을 제시하는 것과도 대조적이다. 최근 국내 증시 변동성이 크게 확대되면서 투자 판단을 돕는 리서치의 역할이 중요해진 만큼, 고착화된 낙관적 편향이 투자의견의 변별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증권사별 리포트 투자등급 비율은 매수 81.6%, 중립(보유) 13.0%, 매도 3.3%로 집계됐다.

리서치센터 인력이 상대적으로 많은 초대형 IB의 매수 편중은 더욱 두드러졌다. 초대형 IB 7곳의 매수 의견 비중은 90.3%로 전체 평균보다 8.7%포인트 높았다. 반면 중립 의견은 9.5%에 그쳤고, 매도 의견은 0.2%로 사실상 전무한 수준이었다.

초대형 IB 가운데 매수 의견 비중이 가장 낮은 곳은 미래에셋증권이었다. 미래에셋증권의 매수 의견은 83.0%였고, 중립 의견은 16.4%로 가장 높았다. 매도 의견도 0.6%로 1%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초대형 IB 가운데서는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일부 증권사는 매수 의견 비중이 100%에 달했다. 넥스트증권, 부국증권, 씨엠에스증권 한국, 유화증권, 한양증권 등은 중립과 매도 의견 없이 모든 리포트에 매수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외국계 증권사는 상대적으로 다양한 투자 의견을 내놨다. 모간스탠리는 매수 의견 비중이 42.1%로 전체 증권사 가운데 가장 낮았다. 맥쿼리증권과 메릴린치의 매도 의견 비중은 각각 21.7%, 21.4%로 20%를 웃돌았다.

국내 증권사의 매수 편중 문제는 꾸준히 지적돼 왔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2015년 ‘투자의견 비율 공시제’를 도입해 증권사가 매수·중립·매도 의견 비율을 공시하도록 했다. 이후 2017년과 2019년에도 증권사 리포트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 개선책을 마련했다.

그럼에도 업계에서는 국내 증권사가 기업과의 관계 등을 고려하면 현실적으로 매도 의견을 제시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부정적인 의견을 낼 경우 기업이 자료 제공에 소극적으로 나서거나 관계가 악화될 수 있는 데다, 기업 자체가 증권사의 잠재적 고객인 만큼 관계 유지를 고려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증권사 입장에서 기업은 금융상품 판매와 대출, 기업공개(IPO), 인수합병(M&A) 등 기업금융(IB) 부문의 주요 고객이다. 여기에 해당 기업 주주들과의 마찰 가능성도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이 같은 매수 쏠림 현상은 최근 국내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올해 상반기 코스피 일간 수익률 변동성은 3.6%로 지난해(1.4%)의 두 배를 웃돌았다.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수록 투자자의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증권사 리서치의 역할도 더욱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자본시장연구원이 2000년부터 2024년까지 약 74만건의 애널리스트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매수·적극매수 의견 비중은 2000년대 67.3%에서 2010년대 89.6%로 상승했고, 2020~2024년에는 93.1%까지 확대됐다. 2010년대 이후 국내 애널리스트의 매수 편향이 극단적인 수준으로 고착화됐다는 평가다.

이 같은 낙관적 편향은 리서치 정보의 변별력 저하로도 이어질 수 있다. 과거에는 애널리스트의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를 활용한 투자전략이 초과수익을 창출하는 정보가치를 보였지만, 2013년 이후에는 이러한 투자 효과가 대부분 사라진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에서는 애널리스트의 정보우위가 약화된 데다 매수 편향이 심화·고착화되면서 종목별 투자의견과 예상수익률의 차이가 줄어든 점을 주요 원인으로 지목했다.

애널리스트는 기업과 산업 정보를 분석해 투자자와 시장에 제공함으로써 정보 비대칭을 줄이고 가격 발견 기능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시장 변동성이 커질수록 객관적이고 차별화된 분석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지만, 투자의견이 사실상 매수로 수렴하면 투자자가 개별 기업의 위험과 적정 가치를 판단하는 지표로서 활용도는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전문가들 역시 애널리스트의 경제적 역할은 정보력과 분석력, 객관성과 정확성을 전제로 한다고 강조했다. 변별력 약화에 따른 투자의견과 목표주가의 투자가치 소멸은 애널리스트의 본질적인 기능과 역할 측면에서 우려를 낳는다는 것이 골자다.

김준석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정보의 생산·중개자이자 시장의 감시자로서 애널리스트의 경제적 기능과 역할은 정보력과 분석력, 객관성과 정확성을 전제로 성립한다”면서 “객관성과 정확성의 관점에서는 애널리스트의 낙관적 편향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증권사 수익에 대한 기여도보다는 예측과 평가의 객관성, 정확성, 유용성을 기준으로 한 애널리스트 평가와 보상, 증권사 내 리서치 부문의 독립성 강화 등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원 기자 / easy910@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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