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아일랜드 ‘팹34’에 50억유로 투자…‘세계 2위’ 삼성 파운드리 추격 받나

시간 입력 2026-07-15 17:17:01 시간 수정 2026-07-15 17:2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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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레익슬립공장에 50억유로 투자…파운드리 역량 강화 방점
‘3·4나노 경쟁력 제고’ 나선 인텔, ‘세계 2위’ 삼성 파운드리 추격
TSMC 쫓는 삼성, 인텔 도전 대응해야…첨단 경쟁력 강화 속도

미국 인텔 본사. <사진=인텔>
미국 인텔 본사. <사진=인텔>

2021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사업부를 출범시키며 글로벌 시장에 재진입한 미국 인텔이 대규모 투자를 통해 파운드리 역량 강화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인텔은 이번 투자로 최첨단 파운드리 제조 경쟁력을 제고하고, 나아가 전 세계 파운드리 시장에서의 입지를 공고히 다진다는 구상이다.

인텔의 약진은 파운드리 사업 재도약에 방점을 찍은 삼성전자에 예기치 못한 위협이 되고 있다. 당장 삼성은 세계 1위 파운드리 업체 대만 TSMC를 따라잡기는커녕 인텔의 맹추격을 따돌려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인텔은 최근 아일랜드 레익슬립에 있는 파운드리 공장 ‘팹34’에 50억유로(약 8조5135억원)를 투자키로 했다.

팹34는 유럽 전체를 통틀어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를 기반으로 첨단 칩을 대량 양산하는 인텔의 핵심 생산 거점이다.

2019년부터 2022년까지 170억유로를 투입해 지은 팹34는 인텔3(3나노급) 및 인텔4(4나노급) 공정을 통해 첨단 칩을 생산한다. 2023년 코어 울트라 시리즈1(메테오레이크)을 시작으로, P(퍼포먼스) 코어 기반 제온6 프로세서, 코어 울트라 시리즈3 프로세서에 내장되는 Xe3 GPU(4코어), E(에피션트) 코어 기반 제온6+의 베이스 타일 등이 제조되고 있다.

인텔은 이번 대규모 투자를 통해 팹34의 생산 능력을 고도화하기로 했다. 첨단 반도체 제조 장비 도입 등을 통해 제온6와 차세대 제온 프로세서 양산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또 연구개발(R&D)를 강화하는 것은 물론, 캠퍼스 내 여러 생산 모듈을 하나의 고속 생산라인으로 연결하는 물류 시스템도 개선할 예정이다.

나가 찬드라세카란 인텔 수석부사장 겸 최고기술·운영책임자(CTOO) 겸 파운드리총괄은 “이번 50억유로 투자는 레익슬립공장의 생산 능력을 극대화하고, 주요 고객사에게 제공할 수 있는 공급 역량을 확대하겠다는 확고한 의지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투자로 특히 인텔3 공정 기반 제온6·차세대 제온 프로세서 등 핵심 제품 양산 물량을 크게 늘릴 수 있을 것이다”며 “팹34가 인텔 파운드리의 첨단 제조 생태계 중심지로 부상하게 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인텔 아일랜드 레익슬립공장. <사진=인텔>
인텔 아일랜드 레익슬립공장. <사진=인텔>

팹34에 대한 대규모 투자는 파운드리 사업을 부활시키겠다는 인텔의 의지가 얼마나 강한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앞서 2024년 인텔은 극심한 자금난을 이유로 미국 자산 운용사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아폴로)에 팹34의 지분 49%를 매각하고, 112억달러의 자금을 확보한 바 있다.

그러다 지난 4월 인텔은 약 2년 만에 웃돈을 얹어 팹34의 지분을 되샀다. 인텔이 아폴로에 지급한 자금은 142억달러에 달한다.

이러한 결정에는 팹34의 인텔3 및 인텔4 공정이 상당히 안정화됐다는 인텔의 판단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선단 3·4나노 파운드리 공정 역량이 상당 수준에 다다른 만큼, 최근 급증하고 있는 글로벌 빅테크발 AI 인프라 확대 수요에 적극 대응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확보한 셈이다.

이에 인텔은 50억유로라는 자금까지 투입하며 팹34의 파운드리 경쟁력 강화에 사활을 걸었다.

인텔은 팹34를 통해 주요 빅테크의 파운드리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첨단 칩 공급 역량을 제고하고, 나아가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에서의 위상을 한층 드높인다는 구상이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반도체 생산라인.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반도체 생산라인. <사진=삼성전자>

파운드리 후발 주자인 인텔의 잰걸음에 세계 파운드리 시장 2위 삼성전자의 근심은 날로 깊어지고 있다. 한때 글로벌 시장을 호령했던 만큼, 인텔이 파운드리 공정 기술을 고도화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당장 TSMC를 추격하기 위해 갈 길이 바쁜 상황에서, 삼성전자는 인텔의 도전에도 대응해야 하는 악재와 맞닥뜨렸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 1분기 TSMC의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72.3%에 달한다. 그러나 올 1분기 삼성전자의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6.5%에 그쳤다.

이에 삼성전자와 TSMC 간 점유율 격차는 무려 65.8%p나 됐다.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2위라는 타이틀이 무색하게, 삼성이 TSMC와의 간극을 좀처럼 좁히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와중에 인텔이 추격의 속도를 올리면서 삼성의 시장 점유율이 더 줄어들 위기까지 닥쳤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가운데)이 2025년 12월 삼성전자 기흥캠퍼스 내 ‘NRD-K’ 클린룸 시설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가운데)이 2025년 12월 삼성전자 기흥캠퍼스 내 ‘NRD-K’ 클린룸 시설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위기를 의식한 삼성 파운드리는 첨단 공정 기술력 강화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특히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기술 초격차’ 전략을 강조하며 파운드리 역량을 대폭 제고하라고 주문했다.

이 회장은 앞서 지난 2019년 4월 ‘시스템 반도체 비전 2030’을 통해 “메모리 반도체에 이어 파운드리를 포함한 시스템 반도체에서도 확실히 1등을 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이어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생산 및 연구개발(R&D)에 133조원을 투자해 전 세계 파운드리 1위인 대만 TSMC를 넘어서겠다”고 도전장을 냈다.

또한 삼성전자는 대규모 투자를 단행해 GAA(게이트올어라운드) 공정 리더십을 더욱 강화한다는 포부도 내비쳤다. 삼성은 지난 3월 ‘2026년 삼성전자 기업 가치 제고 계획’을 통해 올해 110조원 이상의 투자를 집행한다고 밝혔다. 삼성의 연간 투자 규모가 100조원을 상회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해당 재원은 반도체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에 집중될 전망이다.

이를 통해 삼성전자는 초미세 공정의 수율을 대폭 끌어 올려 첨단 칩 생산을 본격화한다는 구상이다. 이는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에서 삼성의 위상을 제고하는 디딤돌이 될 전망이다.

[CEO스코어데일리 / 오창영 기자 / dong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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