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7일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 통해 미국 출국
선밸리 콘퍼런스서 구글·애플 등 빅테크 CEO 회동
AI 협력 방안 논의 전망…파운드리 파트너십 강화 대책도
빅테크 중심 자체 AI 칩 개발 위한 파운드리 수요 확대
‘생산 능력 한계’, TSMC 대안으로 삼성 파운드리 급부상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7월 7일 서울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미국으로 출국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주요 빅테크 거물들이 총출동하는 ‘선밸리 콘퍼런스’에 참석하기 위해 미국으로 출국했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행사에 참석한 이 회장은 구글, 애플, 메타, 오픈AI 등 글로벌 빅테크 CEO(최고경영자)들과 만나 AI(인공지능) 협력 방안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자체 AI 반도체 개발에 사활을 건 빅테크를 중심으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파트너십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만큼, 이번 콘퍼런스에서 세계 2위 삼성 파운드리를 향한 러브콜이 쇄도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 회장은 하루 전인 7일 오후 5시께 서울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SGBAC)를 통해 미국으로 떠났다. 이날 이 회장은 미국 출장 목적과 반도체 실적 전망 등을 묻는 취채진의 질문에 별다른 답변 없이 출국했다.
이 회장이 미국으로 향한 것은 미국 투자은행 앨런&컴퍼니가 1983년부터 매년 7월 초 개최하는 비공개 행사, 선밸리 콘퍼런스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올해 콘퍼런스는 7일부터 11일까지 닷새 간 미국 아이다호주 선밸리 리조트에서 열린다.
정식 명칭은 ‘앨런&코 콘퍼런스’지만 선밸리 콘퍼런스로 더 유명한 이번 행사에는 글로벌 미디어와 IT 업계 거물들이 다수 참석한다. 이에 ‘억만장자 사교 클럽’으로 불리기도 한다.
실제 올해 콘퍼런스에는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 팀 쿡 애플 CEO와 차기 CEO 내정자 존 터너스 수석부사장,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샘 올트먼 오픈AI CEO,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이사회 의장 등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오른쪽), 한진만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장 사장이 7월 7~11일 닷새 간 미국 아이다호주 선밸리 리조트에서 열리는 선밸리 콘퍼런스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 회장이 선밸리 콘퍼런스에 참석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 회장은 삼성전자 상무 시절인 2002년부터 2016년까지 매년 행사에 참석했다. 그러나 사법 리스크가 발발한 이후론 한동안 콘퍼런스를 찾지 않았다. 그리고 지난해부터 다시 참석하기 시작했다.
선밸리 콘퍼런스의 단골이었던 이 회장이 9년 만에 해당 행사에 복귀한 것은 그만큼 중요한 행사이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구속 수감 중이던 2017년 법정에서 “선밸리 (콘퍼런스)는 1년 중 가장 바쁜 출장이고, 가장 신경 쓰는 출장이다”고 말한 바 있다.
구글, 애플, 메타, 오픈AI 등 주요 빅테크 수장들과 만나는 이 회장은 올해 콘퍼런스에서 AI 협력 강화 방안에 대해 집중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가운데)이 2025년 12월 삼성전자 기흥캠퍼스 내 ‘NRD-K’ 클린룸 시설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특히 파운드리 분야에서 글로벌 빅테크과의 파트너십을 강화할 수 있는 대책을 모색할 가능성이 높다. 이번 콘퍼런스에 한진만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장 사장이 이 회장과 동행한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삼성이 파운드리 협력 확대에 힘을 쏟고 있는 것은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기회가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 세계를 휩쓴 AI 열풍으로 첨단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면서, 주요 빅테크는 앞다퉈 자체 AI 칩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에 따라 빅테크의 AI 반도체를 생산할 파운드리 수요 또한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특히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1위 대만 TSMC의 생산 능력은 이같은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앞서 지난 3월 로이터 통신은 나타라잔 라마찬드란 브로드컴 물리계층제품부문 마케팅책임자를 인용해 “몇 년 전까지만 해도 TSMC의 생산 능력은 사실상 무제한처럼 보였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며 “한계에 부닥친 생산 능력으로 인해 올해 (고객사 물량의) 공급 부족·출하 지연이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TSMC 스스로도 한계를 시인한 바 있다. TSMC는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에서 “AI 수요가 매우 강력해 첨단 공정 생산 능력이 타이트(tight)한 상황이다”고 밝혔다.
TSMC는 생산 능력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TSMC는 올해 설비 투자를 위한 자본 지출 규모가 520억~560억달러(약 78조2080억~84조2240억원) 수준에 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TSMC는 “첨단 반도체 공급과 수요 간 격차를 줄이기 위해 생산 능력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파운드리공장을 짓는 것은 최소 2~3년, 길게는 10년가량 소요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이에 TSMC가 생산 능력을 확대해 고객사 물량을 양산하는 시점은 빨라야 2028~2029년이 될 전망이다.
문제는 지금 이 순간에도 첨단 AI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생산 능력이 포화 상태에 이른 TSMC를 대신해 첨단 칩을 양산할 파운드리 업체를 찾는 빅테크의 발걸음이 더욱 분주해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TSMC의 대안으로 삼성 파운드리에 주목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TSMC에 이어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2위에 랭크돼 있다. 현재 테슬라, 애플, 엔비디아 등 주요 빅테크의 첨단 칩을 양산 중이다.
삼성은 지난해 7월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로 부터 약 23조원에 달하는 파운드리 공급 계약을 따낸 데 이어, 같은해 8월엔 스마트폰 경쟁자인 애플과 차세대 칩 생산 계약도 체결했다.
최근엔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차세대 AI 반도체 ‘베라 루빈’에 들어갈 ‘그록(Groq)3’ LPU(언어처리장치)를 삼성에서 제조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이목이 집중됐다.
이렇듯 삼성전자가 주요 빅테크의 AI 칩을 양산하게 된 것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강조해 온 ‘기술 초격차’ 전략에 따라 파운드리 경쟁력을 대폭 끌어올린 덕분이다.
이 회장은 앞서 지난 2019년 4월 ‘시스템 반도체 비전 2030’을 통해 “메모리 반도체에 이어 파운드리를 포함한 시스템 반도체에서도 확실히 1등을 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이 회장의 전폭적인 지원에 힘입어 삼성은 GAA(게이트올어라운드) 기반 2나노 공정 기술을 빠르게 고도화했다. 이에 최근 삼성 파운드리의 2나노 공정 수율이 60% 이상으로 개선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TSMC의 60~70%와 맞먹는 수치다.
양호한 수율을 확보한 삼성전자는 올 하반기 2나노 2세대 공정을 적용한 신제품을 양산하며 파운드리 사업을 본격화한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반도체 생산라인. <사진=삼성전자>
또한 삼성전자는 대규모 투자를 단행해 GAA(게이트올어라운드) 공정 리더십을 더욱 강화한다는 포부도 내비쳤다. 삼성은 지난 3월 ‘2026년 삼성전자 기업 가치 제고 계획’을 통해 올해 110조원 이상의 투자를 집행한다고 밝혔다. 삼성의 연간 투자 규모가 100조원을 상회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해당 재원은 반도체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에 집중 투입될 예정이다.
이렇듯 선단 공정인 2나노 파운드리 기술을 고도화한 삼성은 주요 빅테크의 AI 반도체 생산 계약을 수주하는 데 전력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 회장이 참석한 이번 선밸리 콘퍼런스는 삼성 파운드리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장이 될 전망이다.
실제 강석채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부사장은 올 1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글로벌 고객사와 2나노 협력 논의를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며 “일부 고객사와는 가까운 시일 내에 가시적인 성과를 확보할 것이다”고 강조한 바 있다.
[CEO스코어데일리 / 오창영 기자 / dong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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