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초기업노조 최승호 위원장, 재신임…‘DS·DX 갈라치기’, 노노 갈등 더 심화되나

시간 입력 2026-06-30 17:31:46 시간 수정 2026-06-30 17:3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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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업노조, 30일 ‘2026년 4차 총회 결과 공고’
최승호 위원장, 찬성률 87.5%로 ‘재신임’ 성공
초기업노조, ‘DS 먼저 챙기기’ 강경 기조 전환
“DS 단일 교섭 추진…근로자 대표 지위 확보”
DX 직원 불만 폭발 위기…노노 갈등 본격화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연합뉴스>

최승호 삼성그룹초기업노동조합(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이 조합원들의 재신임을 받는 데 성공했다. 성과급 제도 개편 과정에서 모든 직원들의 입장을 대변하지 못했다는 책임론에 휩싸였던 최 위원장은 이번 재신임으로 노조 내 입지를 다시 굳히게 됐다.

‘최승호 체제’를 재건한 초기업노조는 향후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 중심으로 교섭을 추진하기 위한 동력을 확보하게 됐다. DX(디바이스경험) 부문과 교섭 단위를 분리해 DS 부문만을 위한 노조로 탈바꿈한다는 것이다. 이는 올해 임금 협상에서 소외됐던 DX 부문 직원들의 불만을 더 증폭시키는 기폭제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삼성전자 내 노노 갈등은 더욱 첨예해질 위기에 처했다.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초기업노조는 30일 ‘2026년 4차 총회 결과 공고’를 내고, 지난 24일 오후 2시부터 이날 오전 10시까지 실시한 조합원 투표 결과를 공개했다.

전자 투표로 진행된 이번 투표에는 총 선거인수 5만4165명 가운데 3만8336명이 표를 행사했다. 이에 투표율은 70.8%를 기록했다.

투표한 조합원 중 3만3550명이 찬성 표를 던지면서 87.5%라는 높은 찬성률을 기록했다. 최 위원장의 재신임안은 최종 가결됐다.

최승호 삼성그룹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위원장. <사진=연합뉴스>

이번 투표를 통해 조합원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재확인한 최 위원장은 DX 부문 직원 소외 논란, 단일 과반 노조 지위 상실 등 책임론에서 단숨에 벗어나게 됐다. 조합원 대상 재신임 투표를 통해 불리한 판도를 뒤집겠다는 최 위원장의 계산이 맞아떨어진 것이다.

최 위원장은 앞서 지난달 말 조합원들에게 보낸 입장문을 통해 재신임을 받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최 위원장은 “올해 임금 교섭에서 느끼는 조합원들의 실망과 제 잘못에 대해, 말뿐인 사과에 그치지 않고 객관적인 평가를 받겠다”며 “조합원들의 결정에 겸허히 따르겠다”고 말했다.

실제 삼성전자 노사는 지난해 12월부터 6개월여 간 성과급 제도 개편을 놓고 좀처럼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대립해 왔다. 그러던 중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호소와 정부의 중재 노력이 빛을 발하며, 노사는 파업을 하루 앞둔 지난달 20일 극적으로 ‘2026년 임금 협상 잠정 합의안’을 도출했다. 또한 이어진 조합원 찬반 투표에서 73.7%의 찬성 표를 받아 잠정 합의안은 최종 가결됐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노사는 지난달 27일 ‘2026년 임금 협약’을 체결하고, 성과급 제도 개편이라는 갈등을 말끔히 해소했다.

5월 27일 경기 용인시 삼성전자 The UniverSE에서 열린 삼성전자 ‘2026년 임금 협약 조인식’. <사진=삼성전자>

이번 협약으로 삼성은 기존 OPI(초과이익성과급) 제도를 유지하되, DS 부문에 한해 특별 경영 성과급을 지급키로 했다.

먼저 EVA(경제적 부가가치)의 20%를 재원으로 활용하는 OPI는 현행대로 제공한다. OPI는 사업 부문별 실적이 연초에 세운 목표를 넘었을 때, 초과 이익의 20% 한도 내에서 1년에 한번 연봉의 최대 50%까지 지급되는 성과급이다. 일례로 연봉 1억원인 직원이 연봉의 최대 50%인 상한을 충족할 경우, OPI로 5000만원까지 받을 수 있다.

신설된 특별 경영 성과급은 노사가 합의해 선정한 사업 성과의 10.5% 수준을 재원으로 삼는다. 지급 상한도 없다. 성과급 재원은 전체의 40%를 부문에, 나머지 60%를 사업부에 배분한다. 사업부 몫의 재원 중 공통 조직은 메모리사업부 지급률의 70% 수준을 받을 수 있다.

만약 성과급 재원 산정 기준이 되는 사업 성과를 영업이익으로 본다면, 올해 삼성전자 영업익 전망치 366조4386억원의 10.5%인 38조4761억원이 성과급 재원으로 활용되는 셈이다.

특별 경영 성과급 재원 38조4761억원 중 DS 부문 공통 재원 40%는 15조3904억원이다. 이를 지난해 말 DS 부문 직원 수 7만8064명으로 나누면, DS 부문 직원 1인당 1억9715만원을 지급 받는다.

각 사업부별로 차등 지급되는 재원 60%는 23조857억원이다. 이는 DS 부문 내 유일한 흑자 사업부인 메모리가 독식할 공산이 크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적자 사업부도 억대의 성과급을 받는다는 것이다. DS 부문 공통 재원에서 지급되는 특별 경영 성과급 덕분에 적자 사업부인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LSI시스템 등 비메모리도 2억원에 육박하는 성과급을 받는다.

그러나 DX 부문은 기존 OPI밖에 받지 못한다. 만약 연봉이 1억원인 직원의 경우, 연봉의 최대 50%인 상한을 충족하더라도 5000만원에 불과하다. 이번 잠정 합의안에 따라 DX 부문에 지급되는 600만원 상당의 자사주를 포함하더라도 6000만원이 채 되지 않는다.

결국 DX 부문 직원은 DS 부문 내 적자 사업부 직원보다도 턱없이 적은 성과급에 만족해야 하는 상황이다. DX 부문은 억대의 성과급을 받는 DS 부문을 보며 상대적인 박탈감을 호소하고 있다.

최승호 삼성그룹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위원장(가운데)이 5월 20일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에서 발언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실망감을 느낀 DX 부문 소속 조합원들은 ‘노조 탈퇴’라는 행동으로 초기업노조에 대한 불만을 여실히 드러냈다.

하루 전인 29일 오후 1시 기준 초기업노조 조합원 수는 5만5200명이다. 지난해 말 기준 삼성전자 전체 임직원 수는 12만8881명이다. 이를 고려할 때 초기업노조의 조합원 수는 전체 임직원 수의 절반인 6만4440명 대비 9000명 넘게 모자란다. 현재 초기업노조는 단일 과반 노조 지위를 잃은 상태다.

사측과의 임금 교섭 당시 한때 7만6000여 명을 넘겼던 초기업노조 조합원 수는 지난달 20일 협상 타결을 기점으로 빠르게 줄어들기 시작했다. 이에 같은달 28일 7만명선이 붕괴됐고, 약 일주일 만에 1만명 넘는 조합원들이 이탈했다.

이로써 지난 4월 중순 고용노동부로부터 과반 노조 및 법적 근로자 대표 지위를 획득한 초기업노조는 과반 노조 지위를 내려놓으며, 근로자 대표로서의 독점 지위를 상실했다.

이에 초기업노조를 이끌어 온 최 위원장의 입지가 위태로워지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높아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조합원 대상 재신임 투표라는 초강수를 둔 최 위원장이 이날 재신임을 받는 데 성공하면서, 초기업노조의 향후 기조에도 크나큰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최 위원장은 앞으로 초기업노조를 DS 부문 노조로 변모시키겠다는 복안이다.

최 위원장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노동위원회 교섭 단위 분리 제도를 활용해 DS 부문의 교섭을 추진하겠다”며 “분리가 인정되지 않더라도 초기업노조 단독 교섭으로 DS 부문에 더 나은 결과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과반 노조를 추구하는 동시에 노사협의회 장악으로 근로자 대표 지위도 확보할 것이다”며 “이를 다음달부터 바로 진행하겠다”고 덧붙였다.

결국 초기업노조가 DX 부문과의 이별을 택하고, DS 부문 중심의 독자 노선을 걷기로 하면서, 삼성전자 내 노노 갈등은 더 첨예해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초기업노조의 행보에 DX 부문 직원들의 불만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어서다.

최근 삼성전자 내 2·3대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과 삼성전자노동조합동행(동행노조) 등에 DX 부문 소속 직원들이 다수 합류하고 있는 것도 초기업노조에 좋지 않은 신호다. 초기업노조는 내년 임금·단체 협상에 앞서 교섭 창구를 단일화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을 공산이 크다.

[CEO스코어데일리 / 오창영 기자 / dong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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