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LG전자·LG이노텍 등 주요 경영진·실무진 미국 급파
미 엔비디아 본사서 AI 관련 실질적 사업 협력 방안 논의
이달 초 구광모·젠슨 황 회동서 AI 협력 논의 후 2주 만
후속 실무 협의 성사…LG·엔비디아 AI 협력 로드맵 속도
로봇·데이터센터·모빌리티 등 피지컬 AI 생태계 구축

LG가 AI(인공지능) 반도체 공룡 엔비디아와 손잡고, 차세대 AI 인프라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LG그룹의 미래 먹거리 중 하나로 AI를 낙점한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이달 초 한국을 찾았던 젠슨 황 엔비디아 CEO(최고경영자)와 두 차례나 만나 AI 파트너십을 강화하기로 뜻을 모은 바 있다. 이후 구 회장은 불과 2주 만에 실무진 위주로 구성된 ‘팀LG’를 미국으로 급파, 엔비디아와의 협력에 시동을 걸었다.
엔비디아의 전략적 파트너로 자리매김한 LG는 자체 보유한 제조·인프라 역량을 앞세워 엔비디아 AI 플랫폼과의 융합을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통해 피지컬 AI를 비롯해 AI 인프라, 미래 모빌리티 등 AI 산업 전반에 걸쳐 혁신을 이뤄낸다는 포부다.
LG그룹 핵심 계열사 경영진과 실무진은 22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에 위치한 엔비디아 본사를 방문키로 했다.
이번 방문에는 현신균 LG CNS 사장, 정수헌 LG사이언스파크 대표 부사장, 김병훈 LG전자 CTO(최고기술책임자) 부사장, 이현욱 LG전자 HS연구센터장 부사장, 민죤 LG이노텍 CTO 상무 등 그룹내 주요 계열사 경영진과 LG전자, LG이노텍, LG CNS, LG AI연구원 실무진 등 30여 명이 함께 한다.
그룹 차원의 대규모 워킹 그룹, 팀LG를 꾸린 LG는 엔비디아와 피지컬 AI, AI 인프라, 모빌리티 등 분야에서 실질적 사업 협력 방안을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양사는 심도 있는 논의를 통해 사업 실현 가능성을 모색하고, 선제적으로 추진해야 할 AI 과제를 도출하는 등 실무 중심의 협의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도 팀LG의 방미에 상당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양사 수장인 구 회장과 황 CEO가 AI 협력을 논의한지 불과 2주 만에 실무진 선에서 구체적인 협력 방향을 조율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왼쪽)이 6월 8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 만나 악수하고 있다. <사진=LG>
앞서 지난 8일 LG와 엔비디아는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최고 경영진 회의를 개최했다. 회의에는 구 회장과 황 CEO를 비롯해 권봉석 LG COO(최고운영책임자) 부회장, 류재철 LG전자 사장 등 주요 경영진들이 대거 참석했다. 당시 LG 관계자는 “이번 회의는 AI 시대, 전 산업의 혁신을 이끌 전략적 파트너로서 중장기 협력 범위를 확대하고자 마련된 자리”라고 설명했다.
구 회장과 황 CEO는 앞서 지난 5일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 인근에서 열린 ‘삼소(삼겹살·소주) 회동’에서 만난 지 사흘 만에 다시 회동했다. 황 CEO가 방한 일정 동안 구 회장을 두 차례나 만나면서, 엔비디아가 LG와의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데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엔비디아가 LG에 진심 어린 러브콜을 보낸 것은 차세대 피지컬 AI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함이다.
양사 수장은 가전, 로봇, 모빌리티, 스마트 공간, AI 인프라 등 분야에서 축적한 LG그룹의 역량을 엔비디아의 풀스택(Full-stack) 엔드투엔드(End-to-End) AI 플랫폼에 결합시키는 데 뜻을 모았다. 이를 통해 AI 모델 개발부터 로봇 학습·운영, 디지털 트윈 구축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유기적으로 연결하기로 했다. 당시 구 회장은 “황 CEO와 미래 산업을 바꿀 전략적 협력에 대해 매우 가슴 뛰는 논의를 나눴다”며 “엔비디아가 그리는 AI 생태계의 청사진은 고객의 일상과 글로벌 산업 현장에 가치 있는 변화를 만들고자 하는 LG의 미래 모습과 일치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황 CEO는 “한국은 제조, 메카트로닉스, AI 분야에서 뛰어난 경쟁력을 갖추고 있고, 이러한 강점의 결합은 로보틱스와 피지컬 AI를 한국의 핵심 성장 산업으로 만들 것이다”며 “엔비디아 AI 인프라 플랫폼 ‘DSX’와 피지컬 AI 플랫폼을 통해 LG는 가정과 차량을 넘어 공장과 AI 인프라 영역까지 리더십을 확장하고, 일상과 산업을 변화시킬 지능형 시스템 분야에서 새로운 성장 기회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6월 8일 서울 여의도 LG 트윈타워에서 구광모 LG그룹 회장과 만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구 회장과 황 CEO의 선언 이후, 양사는 AI 협력에 속도를 높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LG는 2주 만에 팀LG를 미국으로 급파해 엔비디아와의 파트너십 강화 방안 논의에 돌입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양사 최고 경영진 회의 이후 2주 만에 후속 실무 협의가 성사된 만큼, LG·엔비디아 간 AI 협력 로드맵이 급속도로 구체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번 실무진 회동에서는 세부적인 사업 협력 대책에 대해 의견이 오갈 것으로 보인다.
먼저 LG와 엔비디아는 제조부터 로봇에 이르는 피지컬 AI 분야에서 서로의 핵심 역량을 기반으로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윈-윈(Win-Win)’ 전략을 구사할 방침이다.
LG는 엔비디아의 ‘아이작 그루트’ 생태계를 기반으로 엔비디아의 레퍼런스 로봇을 공동으로 개발키로 했다.
LG전자는 엔비디아와 휴머노이드 및 물류 로봇을 포함한 차세대 로봇 분야에서 데이터 구축, 시뮬레이션, 학습, 행동으로 이어지는 전 개발 과정에 걸쳐 전략적 협력을 확대한다. 엔비디아의 아이작(Isaac), 그루트(GR00T), 코스모스(Cosmos) 등 핵심 AI·로보틱스 플랫폼을 기반으로 로봇 개발 효율성을 높이고 성능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한다.
또한 LG이노텍은 세계 최고 수준의 광학 기술력을 기반으로 ‘로봇의 눈’ 개발에 전력을 다한다. 이에 엔비디아 AI 칩 아키텍처에 최적화된 고성능 센싱 모듈과 광학 부품을 만든다는 포부다.
LG CNS는 제조와 물류 현장에서 누구나 쉽게 AI 로봇을 도입할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하고 있다. 이에 산업 현장용 로봇 플랫폼인 ‘피지컬웍스’에 엔비디아 로보틱스 기술을 접목해 고도함으로써 물류와 제조 현장의 AI 전환을 가속화 한다.
아울러 LG는 글로벌 제조 현장에서 축적한 생산 기술 데이터와 노하우를 갖고 있다. 엔비디아는 AI 컴퓨팅과 디지털 트윈 기술을 보유 중이다. 양사는 이를 융합해 제조 AI 경쟁력을 높이고, 원재료 조달부터 생산·물류·고객 전달까지 전 과정을 데이터와 AI가 실시간으로 연결하는 자율 제조 생태계를 구축키로 했다. 나아가 글로벌 스마트 팩토리의 새로운 표준으로 정립해 나간다는 목표도 설정했다.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사진=LG>
양사는 AI 시대를 뒷받침할 차세대 AI 인프라 분야에서도 협업을 확대한다.
LG전자는 엔비디아와 AI 인프라 열관리를 위한 냉각수 분배 장치(CDU), 콜드플레이트 등 냉각 솔루션 인증 협력 뿐만 아니라, 엔비디아의 DSX 레퍼런스 디자인에 맞춘 프리패브 모듈형 설계 기술 협력 등을 통해 AI 인프라 역량을 한층 더 고도화한다. 이는 엔비디아 DSX AI 팩토리 플랫폼과 연계돼 고성능 슈퍼 컴퓨팅 인프라의 신속한 배포와 확장성 확보를 가능케 한다.
또한 안전하고 지능적인 자율주행과 SDV(소프트웨어중심차랑) 구현에도 속도를 낸다.
LG전자는 자체 보유한 IVI(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역량에 엔비디아의 자율주행 플랫폼 ‘드라이브 하이페리온’을 접목해 차세대 자율주행 보조 시스템을 비롯한 모빌리티 AI 시스템 성능을 끌어 올릴 계획이다.
또 LG이노텍은 세계적 수준의 통신 모듈, 센싱 솔루션, 차량용 라이팅 시스템 등 핵심 전장 부품 경쟁력을 바탕으로 엔비디아 드라이브 아키텍처에 최적화된 개발을 확대한다.
LG와 엔비디아는 대한민국 AI 경쟁력 강화를 위한 기술 동맹도 강화키로 했다. LG AI연구원은 ‘엑사원(EXAONE)’ 성능 강화 과정에서 엔비디아의 최신 GPU(그래픽처리장치)인 ‘블랙웰’과 AI 개발 플랫폼, 추론 성능 강화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학습 효율과 추론 성능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또한 LG AI연구원은 AI 모델 데이터 학습 품질을 높이기 위해 엔비디아의 ‘네모트론(Nemotron)’ 오픈 데이터셋을 활용할 예정이다.
엔비디아는 LG AI연구원의 소버린 AI 모델 구동과 함께 LG그룹의 사업 전 영역에서 AX(AI 전환) 가속화를 지원한다.
LG 관계자는 “글로벌 AI 생태계를 선도하는 엔비디아의 첨단 AI 기술력과 AI를 고객의 일상과 산업 현장에 가장 빠르고 완성도 높게 구현할 수 있는 LG의 제조·인프라 역량이 결합한다면 시너지는 실로 엄청날 것이다”며 “수십년 간 제조 혁신을 이끌어 온 노하우와 전 세계 고객 접점에서 축적한 방대한 라이프 데이터 자산을 보유한 LG와 AI 컴퓨팅 및 플랫폼 분야를 선도하는 엔비디아의 협력은 산업과 일상을 아우르는 글로벌 AI 혁신을 가속화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오창영 기자 / dong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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