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S 부문, 올 상반기 글로벌 전략 회의 18일 개최
AI 메모리 패권 확보·독보적 입지 구축 방안 논의
‘적자’ 파운드리, 선단 공정 기술 경쟁력 제고 시급
HBM4 선두 굳히기… HBM4E·HBM5 등 차세대HBM 역량 강화
파운드리, 대규모 투자 결실 기대…초미세 공정 안정화·파트너십 확대

‘반도체 슈퍼 사이클’의 최대 수혜주로 부상한 삼성전자가 ‘세계 유일의 IDM(종합 반도체 기업)’이라는 타이틀을 현실화 하기 위해 머리띠를 동여맸다. 삼성 반도체는 ‘HBM(고대역폭메모리) 쇼크’를 극복한데 이어 차세대 AI(인공지능) 메모리 부문에서 단연 선두주자로 나서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여기에 선단 공정 기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역량을 서둘러 제고해야 하는 숙제도 떠안고 있다.
전 세계를 휩쓴 AI 열풍에 첨단 AI 칩 수요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삼성전자는 ‘글로벌 전략 회의’에서 미래 성장동력을 키울 수 있는 필승 전략을 현실화 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은 18일 주요 경영진과 해외 법인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상반기 글로벌 전략 회의를 개최했다.
삼성은 통상 매년 6월과 12월, 두 차례 글로벌 전략 회의를 열고 있다. 회의에 참석한 주요 경영진 및 해외 법인장들은 사업 부문·지역별로 현안을 공유하고, 영업 전략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눈다. 특히 매년 6월 열리는 회의는 하반기 시장 상황에 대비해 연간 실적 목표와 경영 계획을 총체적으로 점검하는 자리여서 더 주목을 받는다.

삼성전자 ‘HBM4E’ 12단 제품. <사진=삼성전자>
이날 글로벌 전략 회의는 전영현 삼성전자 DS 부문장 부회장이 직접 주재했다. 이 자리에서 DS 부문은 AI 인프라 구축 확대에 따른 첨단 AI 칩 수요를 점검하고, 이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을 중점 논의할 것으로 파악됐다.
전 세계 반도체 시장은 AI 칩 수요가 가파르게 치솟을 전망이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 규모는 2024년 818억달러에서 2029년 3902억달러로 연평균 33%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핵심 AI 메모리로 자리매김한 HBM이 반도체 시장의 성장을 주도할 것이라는 게 지배적인 시각이다. 이에 반도체 업계에선 HBM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과제로 부상했다.
이에 맞춰, 삼성전자는 차세대 HBM 역량을 확보하는 데 사력을 다해 왔다. 그 결과, 삼성전자는 올 2월 세계 최초로 6세대 HBM ‘HBM4’를 양산 출하하고, 차세대 HBM 시장에서 사실상 주도권을 잡는데 성공했다.
삼성전자는 HBM4 개발 착수 때부터 국제반도체표준협의기구(JEDEC) 표준을 능가하는 성능을 목표로 설정했다. 이에 따라 최선단 공정 1c(10나노급 6세대) D램을 선제적으로 도입했다. 또 HBM 적층 구조 하단에서 전력·신호를 제어하는 기반 칩인 베이스 다이의 특성을 고려해 성능과 전력 효율 측면에서 유리한 파운드리 4나노 공정을 적용했다.
이러한 독보적인 성능은 삼성전자를 단숨에 글로벌 HBM 시장 내 선두 주자로 발돋움시키는 디딤돌이 됐다.
삼성 HBM4는 이미 AI 반도체 공룡 엔비디아로부터 러브콜을 받은 상태다. 최근 방한한 젠슨 황 엔비디아 CEO(최고경영자)는 8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엔비디아 ‘코리아 AI 에코시스템’ 행사에 앞서 전 부회장과 전격 회동했다. 회동 후 취재진과 만난 전 부회장은 “황 CEO와 오랫동안 같이 협력해 왔는데, 오늘 가장 좋은 얘기를 나눈 것 같다”며 “단기적으로 올해부터 (엔비디아에) HBM4 등을 충분히 공급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 부회장의 발언을 살펴볼 때, DS 부문은 이번 글로벌 회의에서 엔비디아 등 주요 고객사에 HBM4를 제때 납품하기 위한 전략을 적극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왼쪽)와 전영현 삼성전자 DS 부문장 부회장이 6월 8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만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차세대 HBM 출시 계획도 중점 논의될 전망이다. 지난달 29일 삼성전자는 업계 최고 성능의 7세대 HBM인 ‘HBM4E’ 12단 제품 샘플을 글로벌 고객사에 세계 최초로 출하했다.
삼성 HBM4E는 6세대 HBM4에서 검증된 1c D램과 4나노 파운드리 공정을 동시에 적용했다. 설계 및 공정 최적화를 통해 독보적인 성능도 구현했다. 핀당 동작 속도는 14Gbps에서 최대 16Gbps까지 지원한다. 이는 이전 세대 HBM4 대비 20% 이상 향상된 수치다. 또 단일 스택 기준 초당 3.6TB의 대역폭을 제공해 LLM(거대언어모델) 및 차세대 AI 시스템의 연산 속도를 극대화해준다. 여기에 전작 대비 에너지 효율은 16%, 열 저항 특성은 14% 이상 개선된 것도 장점이다.
용량도 대폭 확대됐다. HBM4E 12단 제품은 48GB의 고용량을 구현해 전작 대비 용량을 30% 이상 늘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번 HBM4E 샘플 공급은 단순한 제품 라인업 확대를 넘어, 향후 수년 간 폭발적으로 성장할 글로벌 AI 인프라 시장에서 삼성의 독보적인 공급 역량과 기술적 우위를 확고히 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비단 HBM4E 뿐만이 아니다. 삼성은 지난 2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컴퓨텍스 2026’에 마련된 삼성디스플레이 전시 부스에서 8세대 HBM ‘HBM5’ 목업(실물 모형)을 처음 공개했다. 삼성전자는 HBM5에 핵심 열관리 기술 ‘HPB(Heat Path Block)’를 본격 적용해 성능과 안정성을 더욱 고도화 하기로 했다.
아울러 삼성 HBM5에 1c D램과 최선단 2나노 파운드리 공정을 선제적으로 적용한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이렇듯 삼성 메모리는 7세대 HBM4E, 8세대 HBM5 등 차세대 HBM 개발에 더 속도를 올려 주요 고객사 수요에 발빠르게 대응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반도체 생산라인. <사진=삼성전자>
또한 이번 회의에서는 ‘만년 2등’이라는 오명을 쓴 파운드리의 재도약을 위한 방책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 1분기 삼성전자의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6.5%를 기록했다. 이는 세계 1위 대만 TSMC에 턱없이 못 미치는 수치다. 올 1분기 TSMC의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72.3%에 달한다. 삼성전자와 TSMC 간 점유율 격차는 무려 65.8%p로 벌어졌다.
삼성전자는 대규모 투자를 단행해 GAA(게이트올어라운드) 공정 기반 파운드리 리더십을 더욱 강화한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삼성은 지난 3월 ‘2026년 삼성전자 기업 가치 제고 계획’을 통해 올해 110조원 이상의 투자를 집행한다고 밝혔다. 삼성의 연간 투자 규모가 100조원을 상회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해당 재원은 반도체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DS 부문에 집중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삼성 파운드리의 선단 공정 기술을 고도화하고, 수율을 끌어 올리는 마중물이 될 전망이다.
파운드리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에 나선 DS 부문은 올 하반기 2나노 2세대 공정을 서둘러 안정화 하고,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에서의 입지를 제고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중인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 파운드리와 엔비디아 간 파트너십을 강화하기 위한 대책이 나올지도 관심사다. 전 부회장은 지난 8일 황 CEO와 회동한 후 “4나노와 8나노에서 필요한 자율주행 칩과 엔비디아의 액셀러레이터 칩인 ‘그록(Groq)’ 칩에서 협력하고 있다”며 “그 다음 세대의 협력도 같이 논의하고 있다”고 답했다.
최근 황 CEO는 차세대 AI 반도체 ‘베라 루빈’에 들어갈 ‘그록3’ LPU(언어처리장치)를 삼성에서 제조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런 와중에 전 부회장이 이를 공식적으로 재확인한 것이다.
이에 DS 부문은 메모리 뿐만 아니라 파운드리에 이르기까지 엔비디아와의 협력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도 집중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CEO스코어데일리 / 오창영 기자 / dong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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