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7학년도 6월 모평 반도체 계약학과 합격선 288점↑
한의예과 지원 가능 점수와 동일…약학과는 2점 앞서
반도체 계약학과, 대학 입시서 의학계열과 어깨 나란히
‘억대 성과급 보상’에 반도체 업계 대한 인식 크게 변화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반도체 생산라인. <사진=삼성전자>
글로벌 AI(인공지능) 열풍으로 K-반도체가 역대급 호황을 누리고 있는 가운데, 관련 업계의 수익이 대표적 고소득 분야인 의료계를 훌쩍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높은 보수를 받을 수 있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에 취업하려는 청년들이 크게 늘고 있다.
이같은 추세는 ‘최상위권=의학계열’이라는 대학 입시의 판도마저 뒤흔들고 있다. 대학 졸업과 동시에 삼성·SK에 곧장 취업할 수 있는 반도체 계약학과의 인기가 가파르게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입시 업계에선 반도체 계약학과의 합격선이 한의예과 수준과 맞먹고, 약학과를 웃돌 것이라는 전망마저 내놓고 있다.
메가스터디교육이 분석한 2027학년도 6월 모의평가(모평) 가채점 결과에 따르면 반도체 계약학과 지원 가능 점수는 국어·수학·탐구 합계 288점 이상으로 집계됐다. 이는 한의예과 지원 가능 점수인 288점과 동일한 수치다.
특히 약학과의 경우 반도체 계약학과에 못 미칠 것이란 분석이다. 약학과 지원 가능 점수는 286점으로, 반도체 계약학과보다 2점 낮았다. 이에 2027학년도 대입에서 반도체 계약학과의 합격선은 한의예과와 비슷하고, 약학과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그동안 의학계열이 독식했던 최상위권에 반도체 계약학과가 새로 진입한 것이다.
연세대, 고려대, 서강대, 한양대 등 반도체 계약학과는 통상 의예·치의예·한의예·약학과 등 보다 합격선이 낮았다. 그러나 최근 ‘반도체 슈퍼 사이클’의 최대 수혜주로 부상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직원들에게 억대 성과급을 지급키로 하면서, 대학 졸업과 함께 ‘삼성맨’·‘SK맨’이 될 수 있는 반도체 계약학과의 선호도가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

SK하이닉스 청주캠퍼스. <사진=SK하이닉스>
대대적인 성과 보상의 시작을 알린 곳은 SK하이닉스다. SK는 호실적에 발맞춰 천문학적인 규모의 성과급을 책정했다.
앞서 지난해 9월 SK하이닉스 노사는 임금 교섭 타결에 성공했다. 이에 따라 새로운 성과급 제도를 시행하게 됐다. 매년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되, 개인별 성과급 산정 금액의 80%는 당해 연도에 지급하고, 나머지 20%는 2년에 걸쳐 매년 10%씩 지급하는 것이 골자다.
새로 마련된 성과급 기준에 따르면, SK하이닉스 직원들은 1인당 7억원 이상의 성과급을 받게 된다. 시장에서는 올해 SK하이닉스 영업익이 258조585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이를 감안할 때 영업익의 10%인 약 25조8585억원이 성과급으로 지원될 전망이다.
SK하이닉스의 지난해 사업보고서 기준 총 직원 수는 3만4549명이다. 이를 토대로 약 25조8585억원의 재원을 직원들에게 나눠준다고 단순 계산할 경우, 1인당 약 7억4846만원의 성과급이 기대된다. 당해 연도 지급 비율인 80%로 계산해도 6억원에 육박한다.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연합뉴스>
성과급 제도 개편을 두고 수개월 간 첨예하게 대립했던 삼성전자도 노조와 극적으로 갈등을 해소하며 억대 성과급 시대를 열었다.
지난달 삼성전자 노사는 임금 협약을 체결하고, 기존 OPI(초과이익성과급) 제도를 유지하되, 반도체 사업을 영위하는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에 한해 특별 경영 성과급을 지급키로 했다.
특별 경영 성과급은 노사가 합의해 선정한 사업 성과의 10.5% 수준을 재원으로 한다. 지급 상한도 없다. 성과급 재원은 전체의 40%를 반도체 사업을 영위하는 DS 부문에, 나머지 60%를 사업부에 배분한다. 사업부 몫의 재원 중 공통 조직은 메모리사업부 지급률의 70% 수준을 받을 수 있다.
주목할 점은 성과급 재원 산정 기준이 되는 사업 성과를 무엇으로 삼을 것인지 여부다. 만약 노사가 합의한 사업 성과를 영업익으로 본다면, 올해 삼성전자 영업익 전망치 356조3998억원의 10.5%인 약 37조4220억원이 성과급 재원으로 활용되는 셈이다.
지난해 사업보고서 기준 삼성전자 DS 부문 직원 수는 7만8064명이다. 이를 토대로 약 37조4220억원의 재원을 부문·사업부 구분 없이 직원들에게 나눠준다고 단순 계산하면, 1인당 약 4억7938만원 수준의 성과급이 지급된다.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 <사진=SK하이닉스>
이처럼 삼성·SK 직원들이 많게는 7억원 이상의 성과급을 받는다는 소식에 “일만 많고, 처우가 좋지 않다” 는 부정적인 인식은 빠르게 불식되고 있다. 이는 우수 학생들의 진로 선택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결국 최상위권 수험생들이 반도체 계약학과로 눈을 돌리면서, 반도체 계약학과는 대학 입시에서 의학계열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아울러 반도체 계약학과의 부상에 그간 우수 인재 확보에 어려움이 컸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또한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모습이다.
입시 업계 관계자는 “삼성·SK를 중심으로 반도체 계약학과가 매년 늘어나는 추세고, 대학도 지속해서 신설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다”며 “반도체 계약학과를 통해 우수 인재가 산업 현장으로 유입되는 흐름은 국가 차원에서도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오창영 기자 / dong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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