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메모리 6억·SK하이닉스 7억…“‘반도체 특수’ 3년이면, 서울 집 한 채 뽑겠네”

시간 입력 2026-05-22 17:17:33 시간 수정 2026-05-22 23: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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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노사, 파격적 성과급 제도 마련
DS 부문 한해 영업익 10.5% 성과급 지급
메모리사업부 최대 수혜…1인당 6억원 이상
SK는 7억원대…K-반도체 억대 성과급 시대 도래
삼성은 변수 남아…DX 반대 기류 속 조합원 투표 통과해야

성과급 제도 개편을 놓고 첨예한 갈등을 빚어 온 삼성전자 노사가 사업 성과의 10.5%를 성과급 재원으로 활용하는 파격적 보상안에 합의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인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을 중심으로 올해 최대 6억원 넘는 성과급을 받을 전망이다.

앞서 노사 협상을 통해 억대의 성과급 보상 체계를 마련했던 SK하이닉스에 이어 삼성전자도 비슷한 수준의 성과 보상 체계로 전환하면서, K-반도체는 ‘억대 성과급 시대’를 열게 됐다. 

특히 ‘반도체 슈퍼 사이클’에 올라 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모두 향후 2~3년 이후까지 역대급의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삼성·SK의 성과급은 더 큰 폭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노사의 ‘2026년 임금 협상 잠정 합의안’에 따르면 삼성은 기존 OPI(초과이익성과급) 제도를 유지하되, DS 부문에 한해 특별 경영 성과급을 지급한다. 먼저 EVA(경제적 부가가치)의 20%를 재원으로 활용하는 OPI는 현행대로 지급한다. OPI는 사업 부문별 실적이 연초에 세운 목표를 넘었을 때, 초과 이익의 20% 한도 내에서 1년에 한번 연봉의 최대 50%까지 지급되는 성과급이다.

연봉 1억원인 직원이 연봉의 최대 50%인 상한을 충족할 경우, OPI로 5000만원까지 받을 수 있다. 이에 노조는 OPI 제도에 만족스럽지 않다는 불만을 줄곧 토로해 왔다. 삼성전자 노사는 이러한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OPI 제도를 손보는 대신 특별 경영 성과급을 새로 만들어 지급키로 했다.

(왼쪽부터) 여명구 삼성전자 DS피플팀장 부사장,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최승호 삼성그룹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이 20일 경기 수원시 경기고용노동청에서 열린 삼성전자 노사 협상에서 ‘2026년 임금 협상 잠정 합의안’에 서명한 후 손을 맞잡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왼쪽부터) 여명구 삼성전자 DS피플팀장 부사장,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최승호 삼성그룹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이 20일 경기 수원시 경기고용노동청에서 열린 삼성전자 노사 협상에서 ‘2026년 임금 협상 잠정 합의안’에 서명한 후 손을 맞잡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번에 신설된 특별 경영 성과급은 노사가 합의해 선정한 사업 성과의 10.5% 수준을 재원으로 삼는다. 지급 상한도 없다.

성과급 재원은 전체의 40%를 반도체 사업을 영위하는 DS 부문에, 나머지 60%를 사업부에 배분한다. 사업부 몫의 재원 중 공통 조직은 메모리사업부 지급률의 70% 수준을 받을 수 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성과급 재원 산정 기준이 되는 사업 성과를 무엇으로 삼을 것인지 여부다. 만약 노사가 합의한 사업 성과를 영업이익으로 본다면, 올해 삼성전자 영업익 전망치 348조원의 10.5%인 36조5400억원이 성과급 재원으로 활용되는 셈이다. 이를 지난해 말 기준 삼성전자 전체 직원 수 12만8881명에게 똑같이 나눠준다고 가정하면, 1인당 2억8352만원씩 받을 수 있다. 

다만 특별 경영 성과급은 반도체 사업에만 지급된다. 이에 DS 부문 직원들은 더 많은 성과급을 지급 받을 전망이다. 특히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실적을 견인하고 있는 메모리사업부가 최대 성과급을 수령할 것으로 보인다.

특별 경영 성과급 재원 36조5400억원 중 DS 부문 공통 재원 40%는 14조6160억원이다. 이를 지난해 말 DS 부문 직원 수 7만8064명으로 나누면, DS 부문 직원 1인당 1억8723만원을 지급 받는다.

(앞줄 왼쪽부터) 여명구 삼성전자 DS피플팀장 부사장, 최승호 삼성그룹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이 20일 경기 수원시 경기고용노동청에서 열린 삼성전자 노사 협상에서 ‘2026년 임금 협상 잠정 합의안’에 서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앞줄 왼쪽부터) 여명구 삼성전자 DS피플팀장 부사장, 최승호 삼성그룹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이 20일 경기 수원시 경기고용노동청에서 열린 삼성전자 노사 협상에서 ‘2026년 임금 협상 잠정 합의안’에 서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각 사업부별로 차등 지급되는 재원 60%는 21조9240억원이다. 올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LSI시스템 등 비메모리 사업은 적자 기조를 계속 이어 나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유일한 흑자 사업부인 메모리가 해당 재원을 독식할 공산이 크다.

메모리사업부와 공통 조직이 1:0.7 비율로 나눠 갖는다는 점을 고려해 단순 계산해보면 메모리사업부 재원은 12조8965억원임을 알 수 있다. 이에 약 2만8000명인 메모리사업부 직원이 각각 받게 되는 성과급은 4억6059만원에 이른다.

결국 메모리사업부 직원은 2026년도 특별 경영 성과급으로만 부문 성과급 1억8723만원에 사업부 성과급 4억6059만원까지 총 6억4782만원을 수령하게 되는 셈이다.

단 신규 성과급에는 조건이 따른다. 특별 경영 성과급은 회사가 정한 조건에 따라 세후 전액을 자사주로 지급된다. 지급된 주식의 3분의 1은 즉시 매각할 수 있고, 나머지 3분의 1은 1년 간, 또 나머지 3분의 1은 2년 간 매각이 제한된다.

아울러 특별 경영 성과급은 향후 10년 간 적용된다. 대신 올해부터 2028년까지 3년 간 해마다 DS 부문 영업익 200조원 달성, 2029~2035년엔 매년 DS 부문 영업익 100조원 달성이 필수다.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연합뉴스>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연합뉴스>

삼성 메모리가 6억원이 넘는 성과급을 받게 될 것으로 점쳐지면서, 이미 먼저 억대 성과급 시대에 진입한 SK하이닉스 못지않은 성과 보상 체계를 갖추게 됐다는 평가가 잇따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9월 ‘2025년 임금 교섭 잠정 합의안’을 노조 대의원 투표를 통해 최종 타결시켰다. 당시 SK는 ‘PS(초과이익분배금)’ 제도를 전격 개편했다. PS는 ‘PI(생산성격려금)’와 함께 SK하이닉스의 대표적인 성과급이다. 연간 실적에 따라 매년 1회 연봉의 최대 50%(기본급의 1000%)까지 지급한다. 만약 SK하이닉스 직원의 월 기본급이 300만원이라고 가정한다면, 기존 PS 기준으로 기본급의 1000%인 3000만원이 성과급으로 제공된다.

그러나 이번 합의로 기존의 상한선은 없어졌다. 또한 SK는 매년 영업익의 1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되, 개인별 성과급 산정 금액의 80%는 당해년도에 지급하고, 나머지 20%는 2년에 걸쳐 매년 10%씩 지급키로 했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 직원들은 2026년도 성과급으로 7억원 넘게 수령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올해 SK하이닉스 영업익 전망치가 254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한다. 이를 감안할 때 영업익의 10%인 약 25조4000억원이 성과급 재원으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 기준 전체 직원 수 3만4549명에게 똑같이 분배한다면 1인당 7억3519만원을 지급 받게 된다.

이처럼, SK하이닉스가 7억원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가 6억원대 성과급을 받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면서, K-반도체의 성과 보상이 글로벌 톱 수준에 다다른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K-반도체에 억대 성과급 시대가 열리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직원들은 몇 년 만 성과급을 모아도 상당한 목돈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실제, 직원 1인당 예상 성과급을 3년 간 동일하게 받는다고 단순 계산해보면, 삼성은 19억원 이상, SK는 22억원 이상을 수령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 아파트 한 채 정도는 무난히 살 수 있는 액수다.

삼성전자노조동행 관계자들이 22일 경기 수원시 삼성전자 수원캠퍼스 앞에서 ‘2026년 임금 협상 잠정 합의안’ 및 조합원 찬반 투표와 관련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노조동행 관계자들이 22일 경기 수원시 삼성전자 수원캠퍼스 앞에서 ‘2026년 임금 협상 잠정 합의안’ 및 조합원 찬반 투표와 관련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다만 삼성전자는 SK하이닉스와는 달리 변수가 하나 남았다. 삼성 반도체의 억대 성과급이 현실화하려면 잠정 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 투표를 통과해야 한다.

삼성전자 노조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잠정 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 투표를 시작했다. 투표는 오는 27일 오전 10시까지 이어진다.

투표에 의결권이 있는 조합원 과반수가 참여해, 절반 이상이 찬성하면 잠정 합의안은 최종 가결된다. 반대로 찬성표가 절반에 미치지 못하면 잠정 합의안은 부결되고, 노사는 다시 협상해야 한다.

업계에서는 잠정 합의안이 조합원 찬반 투표를 무난히 통과할 것으로 본다. 삼성그룹초기업노동조합(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조합원 수가 압도적으로 많기 때문이다. 21일 오후 2시 기준 초기업노조 조합원 수는 7만850명이다. 초기업노조 조합원이 모두 찬성표를 던지면 의결권 있는 조합원 과반수 약 5만명을 가뿐히 넘는다.

다만 이번 성과급 제도 개편의 수혜를 하나도 누리지 못하는 DX(디바이스경험) 부문 직원들을 중심으로 부결 운동이 시작되고 있어 마냥 안심할 수 없다는 분석도 있다. 실제 DX 부문은 특별 경영 성과급 대상에서 제외됐다. 기존 OPI만을 받을 수 있다. 만약 실적이 부진할 경우 OPI 수령도 보장할 수 없다. 이번 잠정 합의안에 따라 받게 된 것은 600만원 상당의 자사주뿐이다.

이호석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 수원지부장은 이날 삼성전자 수원캠퍼스 앞에서 삼성전자노조동행(동행노조)와 함께 기자 회견을 열고, “DX 부문 직원들은 21일부로 이번 잠정 합의안 투표에 대한 부결 운동을 정식으로 시작했다”며 “메모리사업부가 아닌 반도체 내 다른 사업부와도 연대를 해 부결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오창영 기자 / dong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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