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공채에 구직자 문전성시…역대급 실적·성과급 기대감에 지원자 급증
이재용, ‘인재 경영’ 중시 기조 지속…“시대가 변해도 최고 가치는 사람”
AI·반도체·바이오 등 미래 분야서 청년 일자리 창출 앞장·국가 경제 기여
4대 그룹 중 유일 공채 제도 운영…‘열린 채용’ 통해 관행적 차별도 철폐

성과급 논란으로 삼성전자와 노조가 대치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고집스러운 ‘인재 제일 경영’이 빛을 발하고 있다.
양질의 인력을 선제적으로 확보하며 삼성만의 독보적인 경쟁력을 제고한 덕분에, 주요 계열사의 경영 성적이 호실적을 기록하고 있다는 게 이재용식 인재 경영 철학에 대한 평가다. 실제, ‘반도체 슈퍼 사이클’의 최대 수혜주로 부상한 삼성전자의 경우, 반도체 우수 인재에 힘입어 올해 300조원을 웃도는 연간 영업이익을 거둘 전망이다.
최근 삼성전자 노사가 성과급 갈등으로 파업의 위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이 회장은 ‘기술 초격차’ 전략의 원동력이 될 청년 인재를 적극 육성·발굴한다는 구상이다.
삼성은 이달 25일부터 26일까지 이틀 간 입사 지원자를 대상으로 GSAT(삼성직무적성검사)를 실시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번에 GSAT를 실시한 삼성그룹 계열사는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삼성SDI △삼성SDS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에피스 △삼성물산 △삼성중공업 △삼성E&A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증권 △삼성자산운용 △제일기획 △삼성글로벌리서치 △에스원 △삼성웰스토리 등 18곳이다.
올 상반기 GSAT에는 그 어느 때보다도 많은 입사 지원자들이 대거 몰렸다는 후문이다. 반도체 호황에 따른 역대급 실적에 대한 기대감으로 , ‘억대의 성과급 시대’가 열리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취업 시장에 빠르게 확산했기 때문이다.
증권사 컨센서스에 따르면 올해 삼성전자 영업익 전망치는 305조8504억원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43조6100억원 대비 무려 7배가량 높은 수치다. 삼성의 연간 영업익이 300조원을 상회하는 것은 사상 처음이다.

삼성전자 감독관들이 4월 18일 경기 수원시 삼성전자 인재개발원에서 GSAT 응시자를 대상으로 예비 소집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이같은 낙관론은 임직원 성과급에 대한 기대치 또한 빠르게 끌어올리고 있다.
일례로 반도체 사업을 영위하는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의 2025년도 OPI(초과이익성과급) 지급률은 47%였다. OPI는 TAI(목표달성장려금)와 함께 삼성전자의 대표적인 성과급 제도 중 하나다. 매년 한 차례 지급되는 OPI는 소속 사업 부문의 실적이 연초에 세운 목표를 넘었을 경우, 초과 이익의 20% 한도 내에서 개인 연봉의 최대 50%까지 받을 수 있다.
삼성그룹초기업노동조합(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에 따르면 삼성전자 직원의 평균 연봉은 7700만원 수준이다. 실제 성과급 액수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만약 모든 조건을 충족했다고 가정했을 때, DS 부문 직원이 받은 OPI를 단순 계산해보면 약 3620만원 수준으로 파악된다.
시장의 예상대로 삼성전자의 올해 영업익이 지난해 대비 7배가량 확대되고, DS 부문 직원이 받게 될 2026년도 OPI 역시 동일한 비율로 늘어난다고 단순 계산할 경우, 성과급은 약 2억5340만원에 달한다.

삼성전자 감독관들이 4월 18일 경기 수원시 삼성전자 인재개발원에서 GSAT 응시자를 대상으로 예비 소집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지난해 9월 이 회장은 어려운 경영 환경에도 불구하고 향후 5년 동안 매년 1만2000명씩, 총 6만명의 우수 인재를 신규 채용하겠다고 공언했다.
특히 이 회장은 미래 세대 고용 확대를 실천하겠다는 뜻을 꾸준히 밝혀 왔다. 이 회장은 지난해 6월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과 5대 그룹 총수 및 경제 6단체장 간 경제인 간담회에서 “(이재명 정부가) 표방하는 실용적 시장주의라는 국정 철학은 삼성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모든 기업에 큰 힘이 될 것이다”며 “삼성은 예정된 국내 투자와 고용을 차질 없이 이행해 어려운 경제 상황을 헤쳐 나가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이어 “20년, 30년 후 새로운 미래 먹거리를 준비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삼성은 AI(인공지능)와 반도체, 바이오 투자를 늘리고 있고, 정통 산업에도 AI를 접목해 생산성을 높임과 동시에 고임금 일자리를 창출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앞서 올 2월 청와대에서 열린 청년 일자리 및 지방 투자 관련 기업인 간담회에서는 “실적이 많이 올라가고 있어서 올해 조금 더 채용할 수 있는 여력이 생겼다”면서 더 많은 신규 채용을 약속했다.
청년 일자리 창출에 적극 앞장서겠다는 이 회장의 포부는 삼성그룹 내에 깊이 뿌리 내린 ‘인재 제일 DNA’와 맥을 같이 한다.
삼성은 청년 세대에 공정한 기회와 미래에 대한 희망을 주기 위해 1957년 국내 최초로 공채 제도를 도입했다. 이후 현재까지 70년 간 공체 제도를 운영 중이다. 공채를 통해 신입사원을 뽑는 곳은 국내 4대 그룹 중 삼성이 유일하다. 매년 상·하반기에 정기적으로 진행되는 삼성 공채 제도는 취업 준비생들로부터 공명정대한 취업 기회로 큰 호평을 받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가운데)이 2024년 9월 프랑스 리옹 그루파마스타디움에서 열린 국제기능올림픽 폐회식에서 대한민국 국가대표 선수단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또한 우수 인력을 선점하기 위해 기술 인재 채용 제도도 병행하고 있다. 삼성은 글로벌 기술력 우위를 공고히 하고자 마이스터고 졸업생과 전국기능경기대회 입상자 등 기술 인재 채용에도 큰 공을 들이고 있다.
특히 2007년부터 전국기능경기대회 및 국제기능올림픽을 후원해 온 삼성은 전국기능경기대회 입상자 1600명을 특별 채용하는 등 기술 인력이 인정받는 사회적 풍토 조성에도 기여하고 있다.
국내 고용 시장에 ‘열린 채용’ 문화를 확산시킨 것도 삼성이다. 1993년 대졸 여성 신입사원 공채를 신설하며, 여성의 사회 진출을 도운 삼성은 1995년 지원 자격 요건에서 학력을 제외하는 등 관행적 차별을 철폐했다.
이처럼 다양한 채용제도, 열린 채용 등 ‘우수 인재 확보’를 기치로 삼은 삼성은 향후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주요 부품 사업, 미래 먹거리로 자리 잡은 바이오 산업, 핵심 기술로 급부상한 AI 분야 등을 중심으로 집중 채용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글로벌 AI 시대를 이끌어갈 전문 인력 발굴을 지속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며 “이를 기반으로 미래 성장 사업을 적극 육성하고, 국가 경제에도 기여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019년 8월 SSAFY 광주캠퍼스를 방문해 교육생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삼성은 비단 직접적인 고용에만 관심을 두지 않고, ‘청년 교육 사회공헌 사업’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삼성의 SSAFY(삼성청년SW·AI아카데미)는 미취업 청년들에게 양질의 소프트웨어 및 AI 전문 교육을 제공해 취업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2018년 12월부터 현재까지 1만여 명이 SSAFY를 수료했다. 이 중 8500여 명이 취업에 성공했다. 누적 취업률은 무려 85%에 이른다.
SSAFY는 지난해부터 전체 교육의 60%를 AI 관련 과정으로 확대한 AI 커리큘럼 중심의 ‘SSAFY 2.0’으로 업그레이드됐다. 또한 청년 교육 격차 해소를 위해 마이스터고 졸업생에게도 문호를 개방했다.
자립 준비 청년들의 주거 안정과 경제적 자립을 돕는 ‘희망 디딤돌 2.0’도 추진 중이다. 삼성은 자립 준비 청년들의 의견을 청취해 청년들이 원하는 분야의 기술·기능 역량을 쌓을 수 있도록 △전자/IT 제조 △선박 제조 △공조 냉동 △제과/제빵 △네일 아트 △애견 미용 △SW 개발 △광고/홍보 △중장비 운전 △반도체 배관 등 10개 직무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이에 2023년 출범 이후 175명의 수료생 중 90명의 자립 준비 청년이 취업에 성공했다.
2018년부터는 C랩 아웃사이드를 통해 우수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혁신을 이어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등 스타트업 생태계 조성에도 기여하고 있다. C랩 아웃사이드는 좋은 창업 아이디어를 갖고 있는데도 자금이나 사업 노하우가 부족한 삼성 외부의 유망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이 외에도 삼성은 2022년부터 청년 희망터(지역 청년 지원) 사업으로 지역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해 공익 활동을 전개하는 청년 활동가 단체를 지원하고 있다. 공모를 통해 선발된 청년 활동가 단체에는 연 최대 5000만원이 지급된다.
삼성의 이같은 인재 경영 노력은 대외적으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올 2월 청와대에서 열린 청년 일자리 및 지방 투자 관련 기업인 간담회에서 “지난해 삼성 등 우리 기업들이 무리하면서 청년 고용을 늘려줘 감사드린다”며 “올해도 청년의 역량 제고 및 취업 기회 확대를 위해 조금 더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2025년 1월 서울 강남구 SSAFY 서울캠퍼스에서 열린 ‘SSAFY 13기 입학식’. <사진=삼성전자>
이 회장의 인재 중시 경영은 앞으로 수년 간 더 지속적으로, 강도 높게 추진될 전망이다. 이 회장은 2022년 사내 게시판에 올린 ‘미래를 위한 도전’이라는 제목의 게시글을 통해 “어렵고 힘들 때일수록 앞서 준비하고 실력을 키워나가야 한다”며 “최고의 기술은 훌륭한 인재들이 만들어낸다”고 강조했다.
또한 지난 2023년 2월 최첨단 반도체 패키지 기술을 살피기 위해 방문한 삼성전자 천안·온양캠퍼스에선 “어려운 상황이지만 인재 양성과 미래 기술 투자에 조금도 흔들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오창영 기자 / dong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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