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분기 영업익 50조 시대’ 열었다…“이제 겨우 시작” 반도체 호황에 올해 실적 ‘고공행진’

시간 입력 2026-04-07 17:30:00 시간 수정 2026-04-07 17: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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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1분기 매출액 133조원…전년比 68.06% 증가
영업익은 57.2조원…지난해 연간 영업익 넘어서
삼성 반도체, 전체 실적 견인…50조원 내외 전망
HBM 수요 확대·메모리 가격 상승 등 겹호재 덕
삼성, HBM4·HBM4E 등 차세대 HBM 역량 강화
‘반도체 슈퍼 사이클’ 힘입어 실적 흥행 돌풍 지속

지난달 ‘월 수출 800억달러 시대’를 여는 데 혁혁한 공을 세운 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 60조원에 육박하는 영업이익을 거두며, 한국 기업 역사상 유례 없는 대기록을 썼다. ‘반도체 슈퍼 사이클’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첨단 AI(인공지능) 칩 경쟁력을 빠르게 회복하면서 역대급 실적을 달성할 수 있었다.

삼성전자는 이같은 기세를 몰아 올해 실적 흥행 돌풍을 이어 나간다는 구상이다. 특히 6세대 HBM(고대역폭메모리)인 ‘HBM4’, 7세대 HBM인 ‘HBM4E’ 등 차세대 AI 메모리 리더십을 적극 제고해 실적 개선을 더욱 가속화할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연결 재무제표 기준 올 1분기 매출액이 133조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7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79조1405억원 대비 68.06% 증가한 수치다.

영업익은 더욱 큰 폭으로 확대됐다. 올 1분기 영업익은 57조2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6조6853억원 대비 무려 755.6% 폭증했다.

이에 삼성은 지난해 4분기에 세운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1개 분기 만에 다시 경신했다. 직전 분기인 지난해 4분기 매출은 93조8374억원, 영업익은 20조737억원 등이었다.

이뿐만 아니다. 올 1분기 실적은 새 기록을 여럿 달성했다. 분기 매출이 100조원선을 웃돈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분기 영업익이 50조원을 돌파한 것도 마찬가지다.

아울러 60조원에 이르는 이번 분기 영업익은 삼성전자가 지난 한해 동안 벌어들인 영업익을 크게 상회했다. 올 1분기 영업익은 지난해 전체 영업익 43조6011억원보다 14조원가량 크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반도체 생산라인. <사진=삼성전자>

이날 삼성전자는 사업 부문별 세부 실적을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업계에서는 반도체 사업을 영위하는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의 선전이 전체 실적을 밀어올린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 업계는 DS 부문의 올 1분기 영업익 전망치가 50조원 내외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대로라면 삼성전자의 1분기 전체 영업익 57조2000억원 중 87.4%를 DS 부문에서 벌어들였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삼성 반도체가 초대박 실적을 기록한 것은 주요 빅테크의 데이터센터 증설 추세에 따른 AI 메모리 수요 확대 덕분이다. 이로 인한 메모리 가격 상승도 실적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실제 주요 빅테크는 고도의 AI 서비스를 구현하기 위해 데이터센터 증설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이에 AI 서버에 탑재되는 고성능·고용량 메모리 수요 또한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최근에는 엣지 AI와 피지컬 AI 등 신규 수요까지 창출되면서 HBM 등 AI 메모리 수요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메모리 가격도 급격히 치솟고 있다. 주요 메모리 제조 업체들은 늘어나는 HBM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고성능 D램 생산을 대폭 늘리는 한편 기존 범용 D램 생산을 빠르게 줄여 왔다. 이러한 구조적 요인으로 인해 범용 D램이 상대적으로 부족해지면서 메모리 가격은 이상 급등하고 있다.

일반 서버 시장의 교체 주기가 도래한 것도 핵심 요인으로 지목된다. 2017~2018년 대규모로 구축됐던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메모리 교체 수요가 늘면서 범용 D램 주문은 날로 폭주하고 있다. D램 수요가 급증하면서 메모리 가격은 큰 폭으로 오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범용 D램 ‘DDR4’ 8Gb의 평균 고정 거래 가격은 13.00달러였다. 1년 전인 지난해 3월 1.35달러 대비 무려 10배 가까이 폭등한 것이다.

한국은행도 반도체 가격이 크게 올랐다고 분석했다. 한국은행이 집계한 ‘2026년 2월 생산자 물가 지수’에 따르면 올 2월 D램 가격은 지난해 같은달 대비 209.6%나 증가했다. 직전월인 1월과 비교해서도 7.8% 인상됐다.

이렇듯 AI 메모리 수요 증대, 메모리 가격 급등 등 호재가 맞물리면서 삼성전자는 역대급 영업 흑자를 기록한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연합뉴스>

이와 함께, HBM 역량을 빠르게 제고하며 AI 메모리 패권 확보에 성공한 것도 실적 개선에 주효했다.

한때 ‘메모리 최강자’로 군림했던 삼성전자는 HBM 주도권 다툼에서 SK하이닉스, 마이크론테크놀로지(마이크론)에 밀리며 자존심에 흠집이 난 바 있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 HBM 경쟁력 강화에 사활을 건 삼성은 지난해 엔비디아 공급망 진입에 성공하며 명예 회복에 나섰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난해 3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HBM 수요가 공급보다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고, 모든 고객사들을 대상으로 5세대 HBM ‘HBM3E’ 양산 판매를 확대해나가고 있다”며 엔비디아에 대한 HBM 공급을 공식화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삼성은 지난해 하반기 AI 메모리 공급을 대폭 늘린 것으로 파악됐다. 삼성전자는 2025년 사업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4분기 AI 인프라를 확보하려는 데이터센터 업체들이 투자를 확대함에 따라 서버용 제품 수요가 지속 증가했다”며 “이는 전 세계 메모리 공급량을 크게 상회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제한된 공급 가용량 내에서 HBM 판매를 확대했다”고 덧붙였다.

삼성 반도체의 선전은 향후 실적 개선 기대감을 더욱 키우고 있다. 특히 차세대 HBM 역량을 제고하며 AI 메모리 패권 확보에 성공한 삼성전자가 올해 내내 실적 대박을 이어 나갈 것이란 분석이다.

실제로 삼성은 차세대 HBM 주도권 다툼에서 가장 앞서 나가고 있다. 앞서 올 2월 12일 삼성전자는 업계 최고 성능의 6세대 HBM4를 세계 최초로 양산 출하했다.

삼성 반도체는 HBM4 개발 착수 때부터 국제반도체표준협의기구(JEDEC) 표준을 능가하는 성능을 목표로 설정했다. 이에 따라 최선단 공정 1c(10나노급 6세대) D램을 선제적으로 도입했다. 또 HBM 적층 구조 하단에서 전력·신호를 제어하는 기반 칩인 베이스 다이의 특성을 고려해 성능과 전력 효율 측면에서 유리한 파운드리 4나노 공정을 적용했다.

그 결과, 삼성 HBM4는 JEDEC 업계 표준인 8Gbps를 약 46% 상회하는 11.7Gbps의 동작 속도를 확보하며, HBM4 성능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 이는 이전 세대인 HBM3E의 최대 속도 9.6Gbps 대비 약 1.22배 향상된 수치다. 여기에 최대 13Gbps까지 구현할 수 있어 AI 모델 규모가 커질수록 심화하는 데이터 병목을 효과적으로 해소했다.

삼성전자 HBM4E 실물 제품. <사진=삼성전자>

이뿐만 아니다. 7세대 HBM4E 분야도 빠르게 선점해 나가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16일부터 19일까지 나흘 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서 열린 ‘GTC 2026’에 참가했다.

이번 GTC에서 삼성은 별도의 전시 공간인 ‘HBM4 Hero Wall’을 마련하고, HBM4E 실물 제품과 코어 다이 웨이퍼를 최초로 공개했다. 지난 2월 업계 최고 성능의 HBM4를 세계 최초로 양산 출하한지 불과 한달 만에 차세대 HBM의 실물 제품을 전 세계에 선보인 것이다.

올 하반기 샘플 출하 예정인 삼성 HBM4E는 핀당 16Gbps의 전송 속도와 초당 4.0TB의 대역폭을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최신 제품인 HBM4의 핀당 13Gbps의 전송 속도와 초당 3.3TB의 대역폭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첨단 HBM4E는 메모리와 파운드리, 로직 설계 역량, 그리고 첨단 패키징 기술 등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 내 모든 역량이 결집된 제품이다”고 설명했다.

머지않아 HBM4 시장이 본격적으로 개화한다면, HBM4, HBM4E 등 차세대 HBM 경쟁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삼성이 최대 수혜주가 될 공산이 크다. 이에 삼성전자의 실적은 나날이 고공행진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올 1분기 실적은 예상을 뛰어 넘는 역대 최고치이나, 이제 겨우 시작이다”며 “반도체 슈퍼 사이클이 아직 정점에 다다르지 않은 만큼 삼성의 실적은 폭발적으로 개선될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오는 30일 올 1분기 사업 부문별 세부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CEO스코어데일리 / 오창영 기자 / dong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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