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인도네시아, 16세 미만 SNS 제한
美 법원, 메타·구글 ‘청소년 중독 책임’ 첫 인정
방미통위 “연령별 차등 규제·디지털 교육 병행 필요”
전면 금지 대신 ‘단계 관리’ 논의 가속
청소년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과몰입과 중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글로벌 규제가 빠르게 강화되고 있다. <출처=로이터 연합뉴스>
청소년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과몰입과 중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글로벌 규제가 확산되고 있다. 호주와 인도네시아를 중심으로 청소년 SNS 이용 제한 조치가 확대되면서, 국내에서도 SNS 규제 필요성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되는 분위기다.
4일 로이터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호주는 지난해 12월 세계 최초로 만 16세 미만 청소년의 SNS 이용을 금지하는 ‘온라인 안전법’ 개정안을 시행했다. 페이스북·인스타그램·스레드·유튜브 등 10개 주요 플랫폼이 규제 대상이며, 16세 미만 이용자의 계정 생성을 막기 위한 ‘합리적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최대 4950만 호주달러(약 484억원)의 벌금이 부과된다.
인도네시아 역시 아시아 최초로 지난달 28일부터 만 16세 미만 미성년자의 주요 SNS 계정 생성을 제한하는 제도를 단계적으로 시행했다. 인도네시아의 인구 2억8000만명 중 약 7000만명이 규제 대상이 될 전망이다. 프랑스·스페인·영국·캐나다·말레이시아 등도 호주 모델을 참고해 15~16세 이하 청소년의 SNS 이용 제한을 검토 중이다.
취임 100일 기자 간담회하는 김종철 방미통위원장. <출처=연합뉴스>
글로벌 규제 확산은 최근 미국 법원의 판결과 함께 더욱 확대될 조짐이다. 지난달 25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1심 법원 배심원단은 메타와 구글을 상대로 제기된 청소년 SNS 중독 소송에서, 인스타그램과 유튜브의 ‘설계·운영상의 과실’을 인정했다. 이에 따라 메타와 구글은 총 600만 달러(약 90억원)의 배상금을 지급해야 하며, 메타가 70%, 구글이 30%를 분담한다.
이번 판결은 통신품위법 230조가 규정하는 ‘콘텐츠 면책’ 범위를 넘어, SNS 플랫폼의 ‘알고리즘 및 인터페이스 설계’ 자체에 책임을 묻는 사례로 평가된다. 현재 미국 내 유사한 SNS 중독과 정신건강 관련 소송이 2000건 이상 계류 중이며, 호주와 인도네시아 등은 이 판결을 자국 규제 논의의 주요 근거로 활용하고 있다.
글로벌 SNS 규제 확산은 국내 플랫폼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네이버는 최근 호주 온라인 안전법 강화 기조에 맞춰 만 3~12세 대상 어린이 전용 SNS ‘밴드 키즈’의 호주 신규 가입을 차단하고, 앱마켓 내 밴드 키즈 노출 중단을 검토하고 있다. 또한 밴드 서비스 이용약관을 개정해, 법령이나 규제기관의 요구에 따라 계정을 정지·해지할 수 있는 조항을 추가할 계획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해 디지털 정보격차·웹 접근성·스마트폰 과의존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연령대별 과의존 위험군 비율. <출처=과기정통부>
국내에서는 아직 청소년의 SNS 이용을 전면 금지하는 법안은 없지만,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방미통위)를 중심으로 정책 조정이 진행 중이다. 김종철 방미통위 위원장은 최근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저연령 아동과 청소년을 동일하게 규제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라며 “연령별·단계별·차등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과거 게임 셧다운제 시행 당시의 문제를 언급하며, 청소년들이 우회 경로를 통해 규제를 회피했던 사례를 지적했다. 그는 “정밀한 규제 설계와 함께 미디어·디지털 역량 교육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도 청소년 SNS 과의존 위험성에 대해 공감대를 나타내면서, 플랫폼의 설계 책임과 통제 의무를 강화하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청소년의 인터넷·SNS 과의존 위험군 비율은 43.0%로, 2024년(42.6%) 대비 0.4%포인트 상승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만 3~9세 유아기의 과의존 위험군 비율도 26.0%로 전년 대비 0.1%포인트 증가했다.
인터넷 플랫폼 업계 한 관계자는 “각국의 규제 기준이 상이해 글로벌 운영 부담이 커질 것”이라며 “이미 선제적인 조치를 취하고 있고, 향후 국제적 흐름과 규제 흐름을 반영해 단계적인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진채연 기자 / cyeon101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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