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18일 서울 용산 승지원서 리사 수와 전격 회동
메모리·파운드리 등 AI 반도체 협력 확대 방안 논의
삼성, HBM4 우선 공급 업체 지정…AMD 공급망 진입
리사 수, 19일 노태문 사장과도 만나…AI 모바일 협업 강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오른쪽)이 18일 서울 용산구 승지원에서 리사 수 AMD CEO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AI 반도체 공룡 엔비디아의 대항마로 꼽히는 AMD의 리사 수 CEO(최고경영자)와 전격 회동했다. 이 회장과 수 CEO는 AI 반도체 협력 확대 방안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더해 삼성과 AMD가 모바일 분야에서도 협업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양사 관계가 한 차원 더 격상되는 것 아니냐는 평가다.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AI 반도체·모바일을 중심으로 명실상부 AMD의 핵심 파트너로 자리매김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삼성·AMD가 SK·엔비디아의 끈끈한 밀월 관계 못지않은 강력한 AI 동맹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19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회장은 하루 전인 18일 삼성그룹 영빈관인 승지원에서 수 CEO와 만났다.
승지원은 고(故) 이건희 회장이 1987년 고(故) 이병철 창업회장의 거처를 물려 받아 집무실 겸 영빈관으로 활용한 곳이다. 현재 이 회장은 국내외 주요 인사와 만날 때 이 곳을 사용 중이다.
전 세계 GPU(그래픽처리장치) 시장 2위 AMD를 이끄는 수 CEO는 2014년 CEO에 취임한 이후 12여 년 만에 처음으로 공식 방한했다. 그는 이 회장과의 회동을 위해 18일 오후 6시 10분께 승지원에 도착했다.
이 회장은 수 CEO보다 30분가량 먼저 도착해 마중 준비를 했다. 또 전영현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장 부회장, 한진만 파운드리사업부장 사장, 송재혁 CTO(최고기술책임자) 사장 등 반도체 사업 경영진들도 동석했다.
이날 회동에서 이 회장은 수 CEO와 만찬을 함께 했다. 이어 AI 반도체 협력 방안에 대해 깊은 대화를 나눴다. 업계에선 두 사람의 만남을 계기로 삼성과 AMD 간 협업 관계가 한층 두터워질 것으로 내다 봤다.

3월 18일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서 열린 삼성전자·AMD 간 차세대 AI 메모리 및 컴퓨팅 기술 분야 협력 확대 MOU 체결식. <사진=삼성전자>
실제로 삼성전자는 AMD와 손잡고 차세대 AI 메모리 솔루션 협력을 강화하고 나섰다. 이 회장과 수 CEO 간 회동에 앞서 삼성전자는 평택캠퍼스에서 AMD와 함께 차세대 AI 메모리 및 컴퓨팅 기술 분야 협력을 확대하는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해당 체결식에는 전 부회장, 수 CEO 등 양사 경영진들이 참석했다.
수 CEO는 이 자리에서 “차세대 AI 인프라 구현을 위해서는 업계 전반의 긴밀한 협력이 필수적이다”며 “삼성의 첨단 메모리 기술 리더십과 AMD의 인스팅트(Instinct) GPU, EPYC CPU(중앙처리장치), 랙 스케일 플랫폼 등을 결합하게 돼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MOU를 계기로 AMD의 AI 가속기용 6세대 ‘HBM4’ 우선 공급 업체로 지정되는 쾌거를 달성했다. 이에 AMD의 차세대 AI 반도체 ‘인스팅트 MI455X’에 업계 최고 성능의 삼성 HBM4가 들어가게 됐다.
삼성 HBM4는 1c(10나노급 6세대) D램, 4nm 베이스 다이 기술 등이 적용된 최첨단 HBM이다. 이에 따라 업계 최고 수준 성능, 신뢰성, 전력 효율성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해당 제품을 장착하게 된 AMD의 인스팅트 MI455X는 AI 모델의 학습과 추론을 수행하는 고성능 시스템에 최적의 솔루션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아울러 양사는 AI 데이터센터 랙 단위 플랫폼 헬리오스(Helios)와 6세대 EPYC 서버 CPU의 성능을 극대화하기 위해 고성능 DDR5 메모리 솔루션 분야에서도 협력키로 했다.
또 AI·데이터센터용 차세대 메모리 분야에서 더욱 긴밀하게 협력하고, 최적의 AI 인프라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이뿐만 아니다. 삼성은 AMD의 차세대 제품을 양산하기 위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사업 협력에도 속도를 낸다. 메모리, 파운드리. 패키징 등을 아우르는 삼성전자 턴키 솔루션의 강점을 앞세워 글로벌 빅테크와의 협력을 지속 확대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전 부회장은 “삼성과 AMD는 AI 컴퓨팅 발전이라는 공통된 목표를 공유하고 있다”며 “이번 협약으로 양사 협력 범위가 확대될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업계를 선도하는 HBM4 △차세대 메모리 아키텍처 △최첨단 파운드리·패키징 기술까지 삼성은 AMD의 AI 로드맵을 지원할 수 있는 독보적인 턴키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렇듯 삼성전자와 AMD가 메모리, 파운드리 등 반도체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키로 한 가운데, 양사의 수장들이 직접 만나 또한번 AI 칩 협업 방안을 강구하면서, 삼성·AMD의 관계가 더욱 긴밀해질 것이란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리사 수 AMD CEO가 19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을 방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삼성·AMD의 밀월은 반도체를 넘어 모바일로 확장되는 모양새다. 수 CEO는 이날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노태문 DX(디바이스경험) 부문장 사장과 만났다.
서초사옥을 찾은 수 CEO는 노 사장과 어떤 이야기를 나눌 것인지 묻는 취재진에게 “논의할 주제가 많다”고 답했다.
삼성과 AI PC, AI 스마트폰 협력을 확대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오늘 좋은 미팅을 할 예정이니 지켜봐 달라”고 했다.
이렇듯 수 CEO가 긍정적인 뉘앙스의 답변을 내놓으면서 양사 간에 PC, 태블릿, 스마트폰 등 AI 모바일 생태계 전반에 걸쳐 협업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했을 것이란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AI 반도체·모바일을 중심으로 AMD와의 협력을 확대하고 있는 만큼, 양사 관계도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이 AMD에게 있어 절대적으로 필요한 핵심 파트너로 부상했다는 진단이다.
실제로 삼성전자와 AMD는 다양한 반도체·모바일·컴퓨팅 기술 분야에서 20년 가까이 파트너십을 이어 오고 있다.
최근 들어선 AMD의 HBM 핵심 공급사로 부상했다. 삼성은 AMD의 최신 AI 칩 MI350X, MI355 등에 탑재되는 5세대 ‘HBM3E’를 납품해 왔다.
이런 와중에 AMD의 차세대 AI 가속기인 인스팅트 MI455X GPU에 들어가는 HBM4를 삼성전자가 우선 공급하게 되면서, AMD의 삼성에 대한 의존도는 폭발적으로 커지게 됐다.
여기에 첨단 AI 칩 양산을 위한 파운드리 협업, AI 모바일 협력 등 양사 간 논의가 급물살을 타면서 삼성전자는 AMD 공급망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하게 됐다.
일각에선 삼성·AMD가 SK·엔비디아에 맞먹는 강력한 AI 혈맹으로 도약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는다. 로직부터 메모리, 파운드리, 패키징까지 ‘원스톱 솔루션’이 가능한 세계 유일의 IDM(종합 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야말로 엔비디아를 따라 잡겠다는 AMD의 차세대 AI 반도체 비전을 실현해 줄 최적의 파트너이기 때문이다.
이에 삼성·AMD의 밀월이 한층 강화될 경우, SK·엔비디아가 주축이 된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은 거대한 지각 변동에 맞닥뜨릴 가능성이 농후하다.
[CEO스코어데일리 / 오창영 기자 / dong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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