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성과급 갈등’ 두 번째 파업 맞나…‘반도체 슈퍼사이클’ 속 생산차질 우려

시간 입력 2026-03-18 17:17:10 시간 수정 2026-03-18 17: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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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원 찬반 투표서 찬성 93.1%…노조, 합법적 쟁의권 확보
공동투쟁본부 “다음달 23일 집회·5월 총파업 통해 사측 압박”
파업 현실화 땐 삼성 반도체 등 모든 공장 생산 차질 불가피

2024년 7월 경기 용인시 삼성전자 기흥캠퍼스 세미콘 스포렉스에서 열린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총파업 승리 궐기대회. <사진=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반도체 슈퍼 사이클’에 올라타며 호재를 맞고 있는 삼성전자가 ‘파업 리스크’에 직면했다. 노조가 조합원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아 쟁의권을 확보하며 5월 총파업 돌입을 선언했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무력 충돌로 글로벌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예기치 못한 파업 리스크까지 불거지면서, 삼성이 반도체 호황의 수혜를 제대로 누리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삼성그룹초기업노동조합(초기업노조),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 삼성전자노조동행(동행노조) 등 삼성전자 내 3개 노조로 구성된 공동투쟁본부는 쟁의 행위 결의를 위한 조합원 찬반 투표 결과, 93.1%의 찬성률로 쟁의권을 확보했다고 18일 밝혔다.

지난 9일부터 진행된 찬반 투표에는 공동투쟁본부의 재적 조합원 8만9874명 중 6만6019명이 참여해 투표율 73.5%를 기록했다. 이 중 6만1456명이 찬성해 최종 가결됐다. 반대는 4563명에 그쳤다.

노조는 찬반 투표에서 압도적인 찬성표를 받은 만큼 조합원들의 엄중한 명령으로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공동투쟁본부는 “삼성전자 직원 절대 다수는 현 사측 제시안이 ‘인재 제일’ 경영 원칙에 부합하지 않음을 분명히 했다”며 “노조 요구를 관철시키기 위해 경영진을 향한 행동에 나서라는 강력한 경고”라고 압박했다. 공동투쟁본부는 이어 “공동투쟁본부는 조합원들이 부여한 쟁의권과 압도적인 찬성 지지를 동력 삼아 다음달 23일 집회, 오는 5월 총파업을 통해 사측을 단계적으로 압박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노조가 합법적인 쟁의권을 거머쥐면서 삼성전자는 2024년 7월 당시 25일 간 총파업에 이어 약 2년 만에 두 번째 파업에 맞닥뜨리게 될 전망이다.

공동투쟁본부 4.23 총집회 안내문. <사진=삼성그룹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홈페이지 캡처>

공동투쟁본부의 계획대로 다음달 총집회, 올 5월 총파업이 진행될 경우, 삼성전자는 막대한 생산 차질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

사실상 삼성전자 내 단일 과반 노조에 오른 초기업노조의 조합원 수는 이날 오후 4시 기준 6만9095명이다. 이날 오전 8시 기준 전삼노 조합원 수는 2만848명이다. 여기에 동행노조 조합원 수까지 합산하면 공동투쟁본부 조합원 수는 9만여 명에 달한다.

지난해 반기보고서 기준 삼성전자 총 직원 수가 12만8925명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약 70%의 삼성전자 직원들이 공동투쟁본부에 몸담고 있는 셈이다. 이들이 파업에 나서게 되면 삼성전자 공장은 제대로 가동되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특히 조합원 상당수는 반도체 생산라인에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가 투쟁에 본격적으로 나선다면 HBM(고대역폭메모리) 등 AI 메모리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공장 운영에 적신호가 켜질 우려도 크다. 이는 첨단 반도체 경쟁력 강화에 드라이브를 건 삼성전자에 찬물을 끼얹는 결과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중동 전쟁 확산으로 글로벌 불확실성이 급격히 확산되는 상황에서, 파업 리스크로 인한 생산 차질까지 빚게 될 경우, 삼성전자의 위상은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노조가 총파업에 돌입할 경우 삼성전자 영업이익 손실액이 최대 9조원에 이를 것이란 분석을 내놓는다. 최근 최승호 공동투쟁본부 위원장은 18일 간 파업을 벌일 경우 손실이 최소 5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연합뉴스>

공동투쟁본부는 “지난해 12월부터 3개월여 간 사측과 여러 차례 교섭하고 중노위 조정까지 갔는데도, 사측은 노조가 요구한 성과급 제도의 투명화 및 상한 폐지를 수용하지 않았다”며 “이는 성과급 제도 개선에 대한 사측의 의지가 부재한 탓이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의 핵심 요구안은 성과급 제도 투명화, 성과급 상한 폐지, 임금 인상률 7% 등임에 변함이 없다”며 “삼성전자의 인재 제일 경영 원칙 실현, 반도체 인재 경쟁력 향상을 위해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2026년 임금 교섭을 원만하게 마무리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오창영 기자 / dong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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