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 쇼크’ 1년만에 극복, 축하연 된 삼성전자 주총…“메모리·파운드리, ‘쌍끌이’ 시동”

시간 입력 2026-03-18 17:45:13 시간 수정 2026-03-18 17:4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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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18일 수원컨벤션센터서 ‘제57기 정기 주총’ 개최
전영현 “지난해 경쟁력 부족 반성…약속드린 회복 이뤄내”
주주, 박수로 화답…“지난해 최대 매출·시총 1000조 시대”
DS 부문 “AI 반도체 시장 주도권 확보 위해 경쟁력 강화”
DX 부문 “모든 제품·서비스 AI 기반 혁신…AI 전환 선도”

지난해 주주 총회(주총)에서 눈앞에 닥친 복합 위기를 타개하고, 차세대 반도체 경쟁력을 제고해 초일류 기업으로 재도약하겠다고 공언했던 삼성전자가 1년 만에 약속을 지켰다. HBM(고대역폭메모리) 등 메모리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역량을 강화하며 삼성 반도체의 입지가 공고해졌고, 이에 따라 주가도 20만원을 웃돌면서, 주주들도 주총장에서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삼성은 여기서 안주하지 않고, AI(인공지능) 반도체 시장의 주도권을 거머쥐기 위한 첨단 기술 경쟁력 확보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최고의 AI 제품과 서비스로 AI 전환기를 선도하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한다는 포부도 내비쳤다.

삼성전자는 18일 경기 수원시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주주, 기관 투자자, 경영진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제57기 정기 주총’을 개최했다. 이날 처음으로 주총 의장을 맡은 전영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은 주주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전 부회장은 “지난해 경쟁력 부족에 대해 반성하고, 회복을 약속드린 바 있다”며 “그 약속을 지켰다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내년에는 더욱 차별화된 기술을 발전시켜 지속적인 경쟁 우위를 지켜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특히 메모리 경쟁력과 관련해 지난해와 같은 반성과 우려가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경영진 모두가 협심, 단결해 좋은 성과로 주주들에게 보답하겠다”고 강조했다.

전 부회장의 발언이 끝나자 주주들은 일제히 박수로 화답했다.

전영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이 18일 경기 수원시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7기 정기 주주 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지난해 경영 성과도 공유했다. 전 부회장은 “지난해 어려운 대내외적 환경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는 333.6조원이라는 사상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며 “주가도 큰 폭으로 상승해 한국 기업 최초로 시가 총액(시총) 1000조원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삼성은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AI 수요 대응을 위해 시설 투자와 미래 기술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비 투자도 지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은 사업 부문별로 올해 사업 전략도 소개했다.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장인 전 부회장은 “삼성전자 DS 부문은 로직부터 메모리, 파운드리, 패키징까지 ‘원스톱 솔루션’이 가능한 세계 유일의 IDM(종합 반도체 기업)이다”며 “AI 반도체 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기술 경쟁력을 갖춰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메모리 사업의 경우 수익성 극대화를 위해 6세대 HBM인 ‘HBM4’ 등 고부가 제품 중심으로 시장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또 전 제품의 성능과 품질 우위를 확보하고, 제품 경쟁력을 보다 강화할 계획이다.

파운드리 사업은 GAA(게이트올어라운드) 공정 리더십을 바탕으로 사업 성장을 추진해 나간다. 차세대 공정 경쟁력과 양산성 확보를 기반으로 2나노 시대 기술 주도권을 확보하고, 데이터센터, 로보틱스 등 다양한 AI 수요를 기반으로 선단 공정 사업을 집중적으로 강화할 예정이다.

18일 경기 수원시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삼성전자 ‘제57기 정기 주주 총회’. <사진=삼성전자>

다만 주주들은 여전히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파운드리 사업이 언제쯤 실적을 개선할 수 있을지 의구심을 피력했다. 이와 관련, 한진만 파운드리사업부장 사장은 “파운드리 사업은 최소 3년 이상의 긴 호흡이 필요한 사업이기 때문에 주주분들께서 1~2년 정도 더 참아주시면 좋은 결과를 말씀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시스템LSI 사업은 내실 강화와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방점을 찍었다. 먼저 SoC(시스템온칩)은 기술 경쟁력 확보 및 설계·공정 최적화 활동 등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미지센서는 고화소 경쟁력 등을 바탕으로 고객사와의 협력을 확대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박용인 시스템LSI사업부장 사장은 “AI 시대의 인프라 구축이 완료되면 온디바이스(On device) AI 시대가 펼쳐질 것이다”며 “시스템LSI사업부는 온디바이스 AI의 두뇌에 해당하는 SoC, 모뎀 통신 기술, 카메라 센서, 디스플레이 드라이버 기술 등 핵심 기술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현재의 메모리 시장 초호황에 대한 경영진들의 전망과 삼성전자의 대비책을 묻는 주주의 질문에 전 부회장은 “DS 부문은 중장기적인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고 사업 성장을 꾸준하게 이어가기 위해 주요 고객사들과 다년 공급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며 “다년 공급 계약으로 바뀌면 고객사와 삼성전자 모두 예측 가능한 사업 안정성과 가시성을 확보할 것이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주주들이 18일 경기 수원시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7기 정기 주주 총회’에 마련된 AI 반도체존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DX(디바이스경험) 부문장인 노태문 사장은 DX 부문의 올해 사업 전략으로 AI를 낙점했다. 그는 “모든 제품과 서비스를 AI 기반으로 혁신하고, 동시에 신성장동력을 육성해 미래를 위한 준비를 철저히 하겠다”며 “AI 시대 핵심 분야의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고, 모든 업무와 프로세스에 AX(AI 전환) 혁신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고객에게 최고의 AI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AI 전환기를 선도하겠다”며 “올해는 삼성전자의 ‘AI 전환 선도 기업’ 도약의 원년이 될 것이다”고 자신했다.

구체적으로 모바일 사업은 강력한 하드웨어 경쟁력과 차별화된 ‘갤럭시 AI’를 기반으로 ‘에이전틱(Agentic) AI 스마트폰’ 시대를 선도한다. 축적된 기술력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차세대 폼팩터 혁신, 세계 최초 프라이버시 디스플레이 적용 등 경쟁사를 압도하는 제품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노 사장은 “디바이스의 근간인 OS(운영체제) 레벨까지 AI를 연결하고, 빅스비 등을 통해 직관적인 AI 경험을 제공할 것이다”며 “스마트폰, 무선 이어폰, 워치, PC 등 갤럭시 AI 기기 출하 목표를 지난해 4억대에서 올해 8억대로 확대해 AI 대중화를 선도해 나가겠다”고 부연했다.

부진에 빠진 TV 사업도 AI로 위기를 극복한다. 삼성은 신규 TV 라인업 전체를 AI TV로 구축해 한층 진화된 엔터테인먼트 경험과 가치를 제공할 예정이다.

가전 사업은 AI를 활용한 맞춤형 서비스로 고객의 더 나은 일상을 구현하는 ‘홈 컴패니언’으로 발돋움한다는 목표를 내비쳤다.

미래 먹거리도 발굴·육성한다. 기술 혁신과 성장을 주도할 로봇 사업은 전사적 역량을 결집해 로봇 AI, 핸드 기술과 같은 핵심 경쟁력을 글로벌 최고 수준으로 확보해 나간다.

메드텍 사업은 AI 기술과 데이터 기반의 정밀 의료 분야에 투자를 강화하고, 개인 맞춤형 진단·분석은 물론 삼성 헬스 플랫폼의 건강관리 서비스까지 연계해 미래 맞춤형 헬스케어 시대를 선도키로 했다.

노 사장은 “올해 어려운 경영 여건에도 AI, 6G(6세대 이동통신), 로보틱스 등 혁신 기술 분야에 전사적인 역량을 집중하겠다”며 “차세대 기술 투자를 중단 없이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노태문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이 18일 경기 수원시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7기 정기 주주 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이날 주주들은 올해 실적 달성 목표와 주가 상승에 따른 주주 가치 제고 계획과 관련해 질문을 쏟아냈다.

전 부회장은 이에 대해 “올해 AI 수요 증가에 따른 메모리 공급 부족 지속 등 우호적 경영 환경이 기대되나, 글로벌 거시 환경 불확실성과 완제품 원가 부담 등 리스크도 상존한다”며 “단기적 실적 전망보다는 기술 경쟁력 강화와 사업 포트폴리오 강점을 바탕으로 리스크를 철저히 관리해 견조한 실적을 달성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주주 가치 제고 계획에 대해선 “지난해 기준 연간 9조8000억원의 정규 배당과 함께 1조3000억원의 추가 배당을 지급할 예정이다”고 전했다.

이어 “2024년부터 올해까지 3개년 주주 환원 정책에 따라 경영 실적이 좋아지면 배당 또한 자연스럽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며 “다음 제5기 주주 환원 정책에 대해서는 이사회와 경영진이 심도 있는 논의를 하고 있고, 내년 초까지 기업 가치 제고에 대해 신규 주주 환원 정책을 포함해 발표하겠다”고 덧붙였다.

18일 경기 수원시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삼성전자 ‘제57기 정기 주주 총회’. <사진=삼성전자>

이날 주총에서는 안건 심의와 표결 등도 진행됐다. 안건으로는 △정관 일부 변경 △재무제표 승인 △사내이사 김용관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허은녕 선임 △이사 보수 한도 승인 △자기주식 보유·처분 계획 승인 등이 상정됐다.

주총 안건은 모두 원안대로 가결됐다. 이에 따라 사내이사는 송재혁 이사에서 김용관 이사로 교체돼 3명을 유지하고, 사외이사는 유명희 이사가 사임하면서 1명 감소한 5명으로 구성됐다.

이사 보수 한도도 450억원(일반 보수 260억원·장기 성과 보수 190억원)으로 늘었다. 지난해 승인된 보수 한도는 360억원이었다. 이 중 실제 집행된 이사 보수 총액은 287억원이었다.

이와 관련해 전 부회장은 “임원의 책임 경영 강화와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해 2024년 OPI(초과이익성과급), 지난해 LTI(장기성과인센티브)에 주식 지급분을 올해로 미루면서 한도 증가가 불가피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오창영 기자 / dong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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