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 3년 연속 적자 지속…가동률 하락 직격탄
고려아연, 핵심광물 확장 효과…영업익 70%↑
경영권 분쟁 장기화 속 ‘정상화’ 명분 약화

고려아연 온산제련소 전경. <사진=고려아연>
영풍이 최근 3년간 연속 적자를 기록하면서 실적 부진에 직면했다. 영풍은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와 손잡고 고려아연과 경영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곳으로, 실적 악화가 향후 경영권 분쟁의 변수가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에서는 고려아연을 둘러싼 경영권 분쟁이 장기화되면서, 그 피해가 고스란히 주주들에 전가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영풍은 지난해 연간 적자 규모가 늘어나면서 3년 연속 적자 늪에 빠지게 됐다. 영풍은 지난해 영업손실 259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24년 영업손실 1607억원 대비 61% 늘어난 규모다.
적자 확대의 주요 요인으로 조업정지가 꼽히고 있다. 영풍은 지난해 오염물질 배출로 조업정지를 당했다. 60일 처분에 따라 지난해 2월 26일부터 4월 24일까지 공장 가동을 멈췄다.
이는 영풍의 가동률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9월 영풍 석포제련소 평균 가동률은 40.66%로, 전년 같은 기간(53.54%)보다 12.88%P(포인트) 감소했다.
영풍이 적자기조를 이어가고 있는 반면에, 고려아연은 경영권 분쟁 속에서도 높은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고려아연은 지난해 영업이익 1조232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24년 영업이익 7235억원 대비 70% 증가한 수치다.
고려아연은 아연 등 기존 제련업에서 안티모니, 금, 은 등과 같이 핵심광물·귀금속 분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면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안티모니, 인듐, 비스무트 등 핵심광물은 반도체, 인공지능(AI), 방위 산업의 필수 소재로 국가 전략 광물로 평가받고 있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최근 고려아연의 실적은 선제적인 투자와 선구안이 있었기에 가능한 결과”라며 “몇 년 전에 남들보다 먼저 성장 잠재력이 높은 분야에 선제적으로 투자한 것이 큰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장형진 영풍그룹 고문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사진=각사>
경영권 분쟁이 장기화 하고 있는 가운데, 최대주주인 영풍이 MBK와 손을 잡게 된 명분도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2024년 영풍은 MBK와 협력하게 된 배경에 대해, 고려아연의 일방적인 ‘황산취급대행계약’ 갱신 거절 통보는 사실상 영풍의 영업을 막는 행위가 기폭제가 됐다고 설명했다. 아연을 제련하는 과정에서 황산은 필수적으로 생산되는 부산물인 만큼, 이를 제때 처리하지 못하면 아연 생산이 불가능해지는 지경에 이르게 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고려아연은 영풍이 지속적으로 최대주주의 지위를 이용해 위험물인 황산에 대한 책임을 자사에 전가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국내 여러 항구에 자체 탱크를 설치하거나 외부업체의 탱크를 임차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음에도, 고려아연으로 취급대행을 요청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법원은 지난해 8월 영풍이 제기한 황산 취급대행 관련 거래거절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고, 현재 본안 소송이 진행 중이다.
업계에서는 해당 갈등이 단순한 계약 분쟁을 넘어 사업 운영 역량과 리스크 관리 능력과 맞닿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제련업 특성상 부산물 처리와 환경 규제 대응은 핵심 경쟁 요소로 꼽힌다. 황산 처리 문제를 둘러싼 이견은 공급망 관리와 설비 투자 전략의 차이를 보여주는 사례라는 것이다.
특히 환경 규제 강화와 안전 기준 고도화 추세를 감안하면 부산물 처리 능력과 저장·물류 인프라는 향후 수익성과 직결될 수 있는 변수로 평가된다. 분쟁이 장기화될 경우, 투자 의사결정 지연과 설비 확충 차질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영풍이 손잡은 MBK의 사업 운영 역량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MBK는 투자 회수 논리로 운영되는 사모펀드로, 최근에는 홈플러스 사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사모펀드의 사업 자본 유동화 등의 긍정적인 역할은 있지만, 수익 극대화를 위한 투자 축소 등의 우려도 크다”며 “전략·핵심 광물에 투자하는 고려아연을 이같은 금융자본에 맡기는 것은 국가 산업 경쟁력을 떨어트릴 수 있다”고 밝혔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대한 기자 / dayhan@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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