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특수 기대했지만”…삼성·LG TV, 원가 상승·中 추격 ‘이중고’

시간 입력 2026-02-24 17:27:23 시간 수정 2026-02-24 17:2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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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분기 삼성·LG TV 사업 동반 적자…수요 위축·경쟁 심화 여파
올해 월드컵 등 대형 스포츠 이벤트 특수 기대감에도 시장 불확실성 잔존
메모리 값 상승으로 원가 부담 가중…TCL, 12월 삼성전자 출하량 추월

삼성전자 모델이 자연어 처리 기반의 향상된 빅스비가 적용된 '클릭 투 서치'를 통해 삼성 AI TV와 대화하듯이 다양한 정보를 얻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지난해 TV 사업에서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든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올해도 원가 상승, 경쟁 심화라는 이중고에 직면할 전망이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 급등으로 원가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 제조사가 빠르게 출하량을 늘리면서 국내 기업의 입지가 축소되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VD(영상디스플레이)·DA(생활가전)사업부는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 6000억원을 기록했다. 3분기 1000억원 적자에 이어 5000억원 가량 적자폭이 확대되며 분기 기준 최대치를 기록했다.

LG전자의 TV사업을 담당하는 MS(미디어엔터테인먼트솔루션)사업본부 역시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 2615억원을 기록했다. 2분기부터 3개 분기 연속 적자를 지속하면서 연간 적자 규모는 7509억원에 달했다.

양사 TV 사업의 수익성이 악화된 배경으로 수요 침체와 중국 업체들의 추격이 꼽히고 있다. 글로벌 경기 둔화로 TV 수요 회복이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TCL과 하이센스 등 중국 제조사와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마케팅 비용이 증가한 것이다. 4분기 삼성전자의 광고·마케팅 비용을 포함한 판매관리비는 24조200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2조9000억원 증가했다.

TV 시장의 침체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업계는 올해 예정된 대형 스포츠 이벤트들이 반등의 전환점이 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통상 글로벌 스포츠 이벤트가 열리는 해에는 경기 시청 수요 확대와 함께 TV 교체 수요가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지난 6일 개막한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 올림픽과 14일 열린 미국 슈퍼볼을 시작으로, 6월에는 2026 북중미 월드컵, 9월에는 2026 아이치·나고야 하계 아시안 게임 등 굵직한 국제 스포츠 이벤트가 예정돼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난달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올해 TV 연간 시장은 스포츠 이벤트인 동계올림픽 및 월드컵의 영향으로 상반기 중심 소폭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며 당사가 주력하고 있는 QLED, OLED 및 75인치 이상 대형 TV 시장이 지속 성장함과 동시에 프리미엄 전략 제품 비중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와 TCL TV 월간 점유율 추이. <자료=카운터포인트리서치>

다만 최근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으로 TV 제조비용이 증가하면서, 스포츠 특수 효과가 기대에 못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원가 부담이 가중될 경우 제품 가격을 인상하거나 생산량을 조정할 수밖에 없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인공지능(AI) 호황으로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면서 4K TV에 주로 쓰이는 4GB DDR4 메모리 계약 가격은 지난 1년 사이 4배 이상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분기 역시 전 분기 대비 가격이 6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격 상승에 따라 메모리가 TV 부품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 또한 3% 수준에서 6~7% 수준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트렌드포스는 “상반기 슈퍼볼, 월드컵, 중국 춘절, 618 쇼핑 페스티벌 등 프로모션 행사가 시장 수요에 일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이러한 추세로 1분기 TV 출하량이 전년 동기 대비 2% 증가한 4651만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하반기 성수기 수요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중국 업체들과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는 점 역시 주요 리스크로 지목된다. TCL, 하이센스 등 중국 업체들은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에서 빠르게 출하량을 늘려나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TCL은 글로벌 TV 시장에서 출하량 점유율 16%를 기록하며 삼성전자(13%)를 3%p 차이로 제치고 월간 기준 1위에 올랐다. 이어 하이센스가 점유율 12%로 3위를 기록했으며, LG전자는 8%로 4위에 그쳤다.

시장에서는 TCL이 소니와의 합작법인을 본격 가동할 경우 프리미엄 시장에서도 입지를 빠르게 넓히며, 삼성전자를 위협하는 핵심 경쟁사로 부상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TCL은 지난달 소니와 홈 엔터테인먼트 사업 협업을 위한 양해 각서를 체결하고, 공동으로 TV 합작 법인을 설립키로 결정했다. TCL이 51%의 지분을 가져가는 구조로, 신설 법인은 기존 소니 TV 브랜드인 ‘소니’나 ‘브리비아’를 사용한다. 공식 운영은 2027년 4월 시작할 예정이다.

밥 오브라이언 카운터포인트 리서치 디렉터는 “TCL은 수개월 동안 꾸준히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 왔으며, 연말 출하 급증세에 힘입어 선두에 올랐다”며 “TCL이 소니와 제휴를 통해 프리미엄 시장 입지를 점진적으로 강화한다면, 향후 삼성전자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은서 기자 / keseo@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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