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률형 아이템 분쟁 전담 창구…신고 접수·관계기관 연계 지원
꾸준히 이어진 확률 고지 논란 속 제재 수위 실효성 논쟁 재점화
넥슨 ‘메이플 키우기’ 전액 환불 선례 이후 달라진 시장 기대치

게임물관리위원회가 확률형 아이템 관련 이용자 분쟁을 전담하는 ‘확률형 아이템 피해구제센터’를 이달 말 출범할 예정이다. 최근 일부 게임을 둘러싼 확률형 아이템 고지·운영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제도권 차원의 대응 체계가 본격 가동을 앞두게 됐다.
센터는 확률형 아이템 표시의무 위반 행위로 인한 피해 신고를 접수하고, 기초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 이용자가 선택할 수 있는 행정·법적 절차를 안내하는 역할을 맡는다. 필요 시 공정거래위원회 등 관계 기관과의 연계도 지원한다. 다만 과징금 부과나 강제 환불 명령 권한은 없어, 직접 제재보다는 사건을 적절한 절차로 연결하는 기능에 무게가 실린다.

게임물관리위원회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지난달 확률형아이템 피해구제 협력 강화를 위한 MOU를 체결했다. <출처=게임위>
지난 5일 제정된 운영규정에 따르면, 센터는 신고 사건을 △구제권고 결정 △자체 종결 △구제 불필요 △집단분쟁 이관 등의 방식으로 정리할 수 있다. 피해 사실이 확인됐음에도 사업자의 보상 조치가 없거나, 기보상 수준이 피해 범위에 비해 현저히 낮다고 판단될 경우 ‘구제권고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했다. 다만 이는 강제력이 있는 행정 처분이 아닌 권고 성격이라는 점에서, 실제 보상 수준을 얼마나 끌어올릴 수 있을지는 향후 운영 과정에서 가늠될 전망이다.
또한 센터는 피해구제 방안을 마련할 때 사업자의 ‘보상 노력 정도’를 고려하도록 명시했다. 자발적 환불이나 선제적 보상 조치가 판단 요소로 반영될 수 있다는 의미로, 기업의 대응 수위가 분쟁 처리 과정에서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집단분쟁으로 확대될 수 있는 제도적 통로도 마련됐다. 동일하거나 유사한 유형의 피해 신고인이 50명 이상일 경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콘텐츠산업 진흥법’에 따른 집단분쟁조정을 신청하도록 요청할 수 있다. 확률형 아이템 관련 사안이 개별 민원을 넘어 집단 분쟁으로 비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처리 기한 역시 명문화됐다. 센터는 신고 접수 후 30일 이내에 사건을 처리해야 하며, 필요 시 60일 범위 내에서 연장이 가능하다. 절차와 기간을 구체화함으로써 분쟁 처리의 예측 가능성을 높였다는 평가다.

실제 업계에서는 최근까지도 111퍼센트의 ‘운빨존많겜’, 그라비티의 ‘라그나로크’ IP 기반 게임, 쿡앱스의 ‘냥냥시노비’ 등 일부 캐주얼 게임을 중심으로 확률형 아이템의 표기 방식과 실제 적용 확률을 둘러싼 문제 제기가 이어졌다. 한국게임이용자협회는 관련 사안을 공정거래위원회와 게임물관리위원회에 신고했으며, 최근까지도 유사한 문제 제기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지난해에도 확률형 아이템을 둘러싼 제재가 이어졌다. 그라비티의 ‘라그나로크 온라인’과 위메이드의 ‘나이트 크로우’는 아이템 획득 확률을 실제보다 부풀려 고지한 사실이 적발돼 각각 25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받았다. 6월에는 크래프톤의 ‘PUBG: 배틀그라운드’와 컴투스의 ‘스타시드: 아스니아 트리거’ 역시 동일한 수준의 처분을 받았다. 또한 웹젠의 ‘뮤 아크엔젤’은 확률형 아이템 획득 구조를 은폐·누락해 시정명령과 함께 1억58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매출 규모와 비교할 때 제재 수위의 실효성을 둘러싼 논란은 이어졌다.

넥슨은 모바일 게임 ‘메이플 키우기’의 확률 오류 논란으로 전액 환불을 결정한 바 있다. <출처=메이플 키우기 홈페이지>
이같은 흐름 속에서 넥슨의 ‘메이플 키우기’ 전액 환불 결정이 큰 관심사가 되고 있다. 넥슨은 유료 아이템 계산식 오류를 사전 인지하고도 이를 고지하지 않은 사실을 인정하며, 출시 이후 일정 기간 발생한 결제 금액을 전액 환불하기로 했다. 업계에서는 환불 규모가 최대 2000억원대에 이를 수 있다는 관측이다.
그간 확률형 아이템 논란이 발생할 경우 과징금 납부나 확률 수정, 일부 환불·보상 지급 선에서 사태가 정리되는 경우가 많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전액 환불은 이례적인 조치로 보인다. 제도권 제재 수위와 기업의 자율적 책임 수준 사이의 간극도 다시 부각됐다.
결국 이달 말 출범 예정인 피해구제센터가 실제 분쟁을 어떤 절차와 판단 기준으로 정리해 나갈지에 따라, 확률형 아이템을 둘러싼 책임의 범위 또한 보다 구체화될 전망이다. 행정적 판단 체계와 시장에서 형성된 기대 수준이 어떤 지점에서 균형을 찾을지 주목된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예림 기자 / leeyerim@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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