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 HD현대로보틱스 상장 ‘딜레마’…“또 껍데기만 남기냐” 반발 커진다

시간 입력 2026-02-02 07:00:00 시간 수정 2026-01-30 16: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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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로보틱스 연내 상장 추진…중복상장 논란 재점화
HD현대에 남는 비상장 핵심 사업은 오일뱅크 뿐
물적분할-상장 반복 통해 몸집 불려…“성장 프리미엄 빠져나가” 지적
회사 측 “매출 비중 미미…외부자금 유치, 사업확장 목적”

HD현대그룹의 산업용 로봇 자회사 HD현대로보틱스의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중복상장 논란이 재연될 지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룹  지주사인 HD현대가 상장 돼 있는 상황에서, 산하 알짜 기업인 HD현대로보틱스가 상장될 경우, 지주사는 사실상 ‘껍데기’만 남은 회사로 전락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최근 LS그룹 계열사인 에식스솔루션즈가 중복상장 논란속에 이를 철회하는 등 파장이 커지고 있어, HD현대로보틱스의 상장 추진 과정에서도 논란이 재연될 가능성도 커 보인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HD현대로보틱스는 UBS·한국투자증권·KB증권을 공동 대표 주관사로 선정하고 IPO 절차에 돌입할 예정이다. IPO 추진 계획이 예정대로 무리없이 진행될 경우, HD현대로보틱스는 연내 상장이 가능할 전망이다.

HD현대로보틱스는 산업용 및 LCD용 로봇 제조를 주력 사업으로 영위하고 있으며, 국내 제조 로봇 시장에서 40년 넘게 매출 1위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AI(인공지능) 기반의 휴머노이드 로봇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HD현대로보틱스가 상장될 경우, 지주사인 HD현대를 정점으로 HD한국조선해양, HD현대일렉트릭, HD현대마린솔루션 등 주요 계열사들이 대거 상장기업 대열에 올라서게 된다. 

건설기계 부문 중간지주사인 HD현대사이트솔루션은 상장 계획을 철회했지만, 그룹내 핵심 사업인 HD건설기계(통합 법인)가 이미 상장돼 있다. 지주사인 HD현대 자회사의 성장성을 보고 투자한 주요 투자자 입장에서는, 핵심 사업을 담당하는 자회사가 HD현대오일뱅크 정도만 남게 되는 셈이다.

HD현대그룹은 그동안 알짜 사업을 물적분할한 뒤 별도 상장하는 방식을 반복하면서, 몸집을 불려왔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 출발점은 2019년 6월 현대중공업 물적분할이다. 당시 상장사였던 현대중공업은 조선·해양·엔진 사업부를 떼어내 현대중공업(주)을 신설했고, 존속 법인은 한국조선해양(현 HD한국조선해양)으로 전환됐다. 이어 2021년 9월 신설 현대중공업이 유가증권시장에 재상장되면서, 모회사(HD한국조선해양)와 자회사(HD현대중공업)가 동시에 상장된 이중상장 구조가 완성된 것이다.

선박 애프터서비스(AS) 회사인 HD현대마린솔루션은 이보다 더 앞서 지난 2016년 11월 현대중공업에서 물적분할 돼 출범했고, 이후 2024년 5월 코스피에 상장됐다. 주무부처인 금융위원회는 2022년 주주 보호를 위해 물적분할 후 자회사 상장에 대한 ‘5년 규정’을 마련했지만, HD현대마린솔루션은 분할 후 7년이 지난 시점이어서 강화된 심사 적용을 받지 않았다.

이번에 상장이 추진되고 있는 HD현대로보틱스 역시 지난 2020년 HD현대에서 물적분할된 회사다.

개별 자회사들은 이같은 과정을 거쳐, 각각의 성장 스토리와 멀티플을 가져가지만, 지주사인 HD현대에는 지분 가치만 남고 기업의 핵심인 ‘성장 프리미엄’은 고스란히 빠져나가는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HD현대의 ‘물적분할-상장’ 전략이 더 혼란스럽게 보이는 이유는 한편으로는 상장사 수를 줄이고 구조를 단순화하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자회사의 이중상장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HD현대는 지난해 HD한국조선해양 산하 상장사였던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를 합병했고, 건설기계 부문에서도 HD현대건설기계와 HD현대인프라코어를 통합했다. 또한 중간지주사 HD현대사이트솔루션의 상장 계획을 철회하면서 상장 자회사 수를 줄이고 이중상장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지배구조를 손질했다.

이와 관련, HD현대그룹 관계자는 “HD현대로보틱스는 HD현대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0.3% 수준에 그친다”며 “HD현대로보틱스 상장은 외부 자금 유치를 통해 사업을 키우기 위한 목적이며, 지난해 추진한 사업 개편과는 독립적으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소연 기자 / soyeon0601@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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