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인가 PT 마쳤지만 발표 시점 ‘안갯속’
새 정부 정책 기조·조직개편 겹치며 불확실성 증폭

이재명 대통령이 15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이억원 금융위원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권 교체와 정책 우선순위 변화로 제4인터넷전문은행 인가 일정이 잇따라 늦어지고 있다. 금융당국이 예비인가 절차를 밟고 있으나, 정부조직 개편안 등 불확실성이 겹치면서 실제 발표 시점은 다시 미뤄질 가능성이 커졌다. 여기에 예비인가를 신청한 컨소시엄들이 이재명 정부가 제시한 ‘중금리 전문은행’ 취지에 부합하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외부평가위원회는 최근 제4인터넷은행 예비인가를 신청한 컨소시엄들을 대상으로 비공개 프레젠테이션(PT)을 진행했다.
당초 금융위는 상반기 중 예비인가를 내겠다는 목표를 세웠으나 일정이 차일피일 미뤄졌다. 이번 PT 개최로 절차가 마무리 단계에 들어선 만큼 이르면 이달 중 결과 발표가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변수는 여전히 적지 않다. 윤석열 정부에서 진행되던 인가 논의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금융정책 우선순위에서 밀린 것이다. 새 정부는 ‘서민·소상공인 금융 지원’을 핵심 기조로 내세우고 있는데, 신청 컨소시엄들의 사업계획이 이와 부합하는지에 대해 금융당국 안팎에서 회의적인 시각이 적지 않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이 대선 과정에서 강조한 ‘중금리 전문은행’ 모델을 구현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컨소시엄들이 제출한 계획은 기존 인터넷은행과 차별성이 뚜렷하지 않거나, 대출 구조상 취약계층 지원보다는 수익성 확보에 치우쳐 있다는 지적이 있다. 자본력·대주주 적격성 심사에서도 일부 컨소시엄은 안정성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이 대통령이 공약에서 전문은행 수혜 대상을 ‘취약계층’으로 명확히 명시한 만큼, 민간 주도 기술 혁신보다는 정책금융 확대에 중점을 둘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안정적인 수익 기반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상당한 규모의 포용금융을 집행하기 위해서는 기존 인터넷은행 3사의 초기 자본금보다 더 많은 자금을 조달해야 할 수도 있다.
정부조직 개편안에 금융위의 존치 여부가 포함되면서 인허가 권한의 향배도 불투명해졌다. 정부는 금융위의 금융정책 기능과 감독정책 기능을 각각 재정경제부와 금융감독위원회로 이관하는 조직개편을 추진 중이다.
금융당국 내부적으로도 신임 수장 체제에서 정책 방향을 재정립해야 하는 만큼, 예비인가 획득이 곧바로 본인가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이억원 신임 금융위원장은 조직 혼란 수습뿐 아니라 배드뱅크 설립, 가계부채 관리, 생산적 금융 확대 등 굵직한 과제를 떠안고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제4인터넷은행 탄생이 다시 장기 과제로 흘러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2017년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 2021년 토스뱅크 이후 추가 인가가 나오지 못하면서, 인터넷은행 시장은 사실상 3사 체제로 고착됐다. 신규 진입 지연이 장기화할 경우 혁신 경쟁이 약화하고, 금융소비자의 선택권이 제한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제4인터넷은행 인가가 차일피일 늦어지는 가운데 금융소비자와 업계의 불확실성은 확대일로다. 정부가 표방한 중금리 특화 은행의 취지를 살리면서도 시장 경쟁을 활성화할 수 있는 대안이 제시되지 않는다면, 정책의 신뢰도마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정부가 공약한 중금리 전문은행의 취지를 살리면서도 시장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라며 “인가 지연이 길어질수록 컨소시엄의 동력이 떨어지고 소비자 신뢰도에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기율 기자 / hkps09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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