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X 은행지수, 비상계엄 사태 이후 13.43%↓
외인, 원·달러 환율 급등에 은행주 매도세 거세져

기업가치 제고(밸류업)에 따라 지난 한 해 동안 수혜를 입었던 은행주들이 비상계엄 사태 이후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 급등에 따라 외국인 투자자가 빠지고, 재무건전성 지표에도 영향을 받으며 투자 심리를 잃은 것으로 분석된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0개 은행 종목(KB·신한·하나·우리·BNK·JB·DGB·카카오뱅크·기업·제주)이 묶인 KRX 은행지수는 지난 7일 839.10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는 전월 같은날(881.90)보다는 5.92% 감소한 수준이다.
특히 비상계엄 사태가 발생한 지난 12월 3일보다는 10% 넘게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2월 3일 KRX 은행지수는 969.23을 기록하며 높은 수준을 지켰다. 하지만 비상계엄 사태 이후 하락세를 지속하더니, 이달 7일에는 3개월여 만에 13.43% 쪼그라든 것으로 확인됐다.
은행주들은 비상계엄 사태 이후 투자 심리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국내 정치가 불안과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며 외국인 투자자마저 이탈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3일부터 이달 7일까지 약 3개월여 동안 외인들은 국내 증시에서 KB금융을 5조1043억원어치 매도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종목의 매도 규모 중 3번째에 달하는 수준이다.
신한지주와 하나금융지주의 외인 매도세도 거세졌다. 석 달간 외인 투자자의 신한지주 매도 규모는 2조5701억원, 하나금융지주의 매도 규모는 2조498억원에 달한다. 이는 전체 종목의 매도 규모 가운데 각각 13번째, 18번째를 기록했다.
외인 투자자가 빠지면서 개별 종목의 주가 역시 일제히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다. KB금융의 주가는 지난 7일 7만85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는 12월 3일(10만1200원)보다 22.43% 급락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신한지주 4만5000원(20.21% 하락) △하나금융지주 5만8000원(12.12% 하락) △우리금융지주 1만5970원(7.15% 감소) 등 금융지주의 주가는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지난해 초 기업가치 제고(밸류업)에 힘써온 은행주는 지난해 하반기 국내 주식시장의 침체에도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하지만 지난 연말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이후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지고,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지속성에 대한 의문이 커지며 최대 수혜를 받았던 은행주의 투심에도 흠집을 냈다.
불확실한 국내 정국에 원·달러 환율이 요동치며 금융지주의 재무건전성 지표가 떨어진 점도 투심에 영향을 미쳤다. 실제로 4대 금융지주의 지난해 4분기 말 기준 보통주자본(CET1)비율 평균은 12.94%로, 직전 분기보다 0.09%포인트 떨어졌다.
지주별로 살펴보면 KB금융의 CET1비율은은 지난해 4분기 말 기준 13.51%로 직전 분기보다 0.34%포인트 하락했다. 같은 기간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의 CET1비율은 13.03%, 13.13%로 각각 0.10%포인트, 0.04%포인트 내렸다.
CET1비율은 금융사의 보통주자본을 RWA로 나눈 수치로 인수합병(M&A)은 물론, 손실흡수와 주주환원 등 여러 부문에 중요한 기준점으로 활용된다.
특히 이 비율의 경우 환율이 상승하면 외화표시자산의 위험가중자산(RWA)가 증가해 비율을 떨어트릴 수 있다. 금융권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10원 오르면 보통주 자본비율이 약 2bp(0.02%p) 하락한다고 보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본격화되며 강달러 현상 역시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며, 금융지주의 CET1비율이 한동안 요동 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상황이 이런 만큼 주가의 빠른 회복은 어려울 전망이다. 김지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12월 중 국내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대두됐으며, 투자심리 악화로 인해 국내 주식시장이 하락하면서 은행주 주가도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면서 “2025년 들어서는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이 은행의 기업가치제고 계획, 즉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지속 가능성에 대해 우려감이 대두되면서 주가가 부진한 모습을 보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025년 상반기까지는 국내외 정치적 이슈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장기적인 관점에서 은행주에 저축하듯 매수하는 전략이 유효할 것”이라고 했다.
또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정치적 이벤트를 앞둔 규제 강화 가능성과 경기둔화 우려 속에서의 연이은 기업 워크아웃 신청 소식 등 최근 은행주를 둘러싼 투자환경이 녹록지 않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최 연구원은 “펀더멘털에 대한 믿음은 여전하지만 투자심리가 빠르게 회복되기에는 다소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중장기 관점의 저가 매수 전략은 유효하지만 단기 트레이딩 관점의 접근은 지양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원 기자 / easy910@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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