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S24’ 초반 흥행에 ‘엑시노스’ 다시 부활…“퀄컴 스냅드래곤 따라 잡는다”

시간 입력 2024-02-02 17:14:24 시간 수정 2024-02-02 17: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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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S24 시리즈, 역대급 인기…사전 예약서 121만대 판매
인도·베트남 등 주요국서 히트…올해 3600만대 팔릴 듯
‘막강한 AI 구현’ 삼성 모바일 AP 엑시노스 관심↑
퀄컴 스냅드래곤, 여전히 우위…엑시노스 경쟁력 높여야

갤럭시S24 시리즈를 소개하고 있는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 사장.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의 첫 AI 스마트폰 ‘갤럭시S24’가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 본격적인 인기몰이에 나선 가운데 삼성의 자체 모바일 AP(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 칩인 ‘엑시노스 2400’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엑시노스가 갤럭시S24의 빠른 AI 기능을 무리없이 지원하면서, 글로벌 모바일 AP 시장에서 위상이 재 조명 받고 있는 것이다. 삼성은 그동안 자체 AP칩인 엑시노스에 많은 공을 들여 왔지만,  퀄컴의 스냅드래곤에 가려 글로벌 시장에서 내몰리는 분위기였다. 

2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갤S24 시리즈는 지난달 19일부터 25일까지 진행된 국내 사전 예약에서 총 121만대의 판매고를 올리는 기염을 토했다. 이는 역대 갤럭시S 시리즈 사전 예약 가운데 최다 판매 기록이다.

갤럭시S24는 갤S 시리즈 중 기존 최다 판매를 기록한 갤럭시S23의 사전 예약 판매량(약 109만대)보다 10만대 더 판매됐다. 다만 역대 최다 사전 예약 판매량은 경신하지 못했다. 갤럭시 스마트폰 중 역대 최다 사전 예약 판매량을 기록한 제품은 총 11일 간 138만대를 판매한 갤럭시 노트10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판매 기간을 감안해 하루 평균 판매 기록으로 비교할 경우 갤럭시S24 시리즈의 판매량은 17만3000여 대로, 갤럭시 노트10의 12만5000여 대를 크게 웃돈다”고 강조했다.

갤럭시S24의 흥행은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 주요 국가에서도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갤럭시S24 시리즈는 인도 시장에서 사전 예약 시작 3일 만에 25만대가 넘게 팔렸다. 지난해 갤S23가 3주 간 기록한 사전 예약 판매량을 단 3일 만에 갈아치운 것이다.

베트남에서도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베트남 매체 인사이드비나는 베트남 휴대폰 판매점 지동비엣의 풍 프엉 대표를 인용해 ”갤럭시S24 시리즈 사전 예약률이 전작인 갤S23 시리즈보다 3배가량 증가했다”며 “이 중 87%는 갤S24 울트라에 집중됐다”고 말했다.

1월 17일 프랑스 파리 웨스트필드 쇼핑몰에 마련된 갤럭시S24 시리즈 체험 공간에서 소비자들이 제품을 체험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갤럭시S24 판매량은 360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갤럭시S7’(4900만대) 이후 8년 만에 최대치다.

갤럭시S24의 초반 흥행돌풍이 이어지면서, 기기에 탑재된 삼성의 모바일 AP 엑시노스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AI 스마트폰 시대를 연 갤S24 시리즈의 막강한 AI 기능이 삼성전자의 자체 모바일 AP를 통해 구현되기 때문이다.

미국, 캐나다 등을 제외하고, 한국, 유럽 등 전 세계에 출시되는 갤럭시S24 일반 모델과 플러스 모델에는 삼성의 자체 모바일 칩인 엑시노스 2400이 장착됐다. 갤럭시S 시리즈에 엑시노스가 장착된 것은 지난 2022년 출시된 ‘갤럭시S22’ 시리즈 이후 약 2년 만이다.

앞서 지난해 초 출시된 삼성전자 ‘갤럭시S23’ 시리즈에는 퀄컴의 모바일 AP ‘스냅드래곤 8 2세대’만 내장됐다. 과거 엑시노스를 탑재한 갤S22가 발열, 성능 저하 논란 등으로 큰 홍역을 앓았기 때문이다. 당시 갤S22에는 GOS(게임최적화서비스) 기능이 도입됐다, GOS는 고사양 게임 등을 구동할 때 모바일 AP에서 상당한 열이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해 단말기 성능을 저하시키는 기능이다.

글로벌 폴더블폰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갤럭시Z5’ 시리즈에도 퀄컴의 스냅드래곤 8 2세대가 전량 적용됐다.

삼성전자 모바일 AP 엑시노스. <사진=삼성전자>

그러나 삼성전자는 AP칩 사업을 포기하지 않았다. 심기일전, 삼성은 지난해 10월 AI 성능을 기존의 17배나 향상시킨  엑시노스 2400을 공개했다.

엑시노스 2400은 미국 반도체 기업 AMD의 최신 GPU(그래픽처리장치) ‘엑스플립스 940’을 탑재했다. 전작인 엑시노스 2200 대비 CPU(중앙처리장치) 성능이 1.7배 개선됐다. 이와 관련, IT 매체 샘모바일은 “엑시노스 2400과 퀄컴의 스냅드래곤 8 3세대 간 성능 차이는 10% 이내에 불과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한층 업그레이드된 엑시노스의 성능은 강력한 AI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갤S24의 가장 독보적인 AI 기능은 통화 중 ‘실시간 통역’ 기능이다. 서로 다른 언어로 소통하는 사용자가 전화 통화를 할 때 실시간으로 양방향 통역해준다. 별도의 앱 없이 단말기에 기본 탑재된 ‘전화’ 앱을 통해 지원된다. 지원 언어는 한국어를 비롯해 중국어(간체),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 힌디어, 이탈리아어, 일본어, 폴란드어, 포르투갈어, 스페인어, 태국어, 베트남어 등 13개 언어다.

실시간 번역 기능도 갖췄다. 기본 ‘문자’ 앱을 포함해 국내외 주요 모바일 메신저 앱에서도 해당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지원 언어 수는 실시간 통역 기능과 동일한 13개 언어이다. 구글과 협업을 거쳐 탄생한 AI 기반 검색 기능 ‘서클 투 서치’도 눈길을 끈다.

카메라의 경우 AI 기능을 대거 적용해 줌부터 나이토그래피까지 한층 더 향상된 카메라 경험을 제공한다. 생성형 편집 등 AI를 활용한 편집 기능도 강화된 것이 특징이다.

엑시노스를 장착한 갤럭시S24는 AI 시대를 선도할 ‘손 안의 AI 머신’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샘모바일은 “삼성이 새로운 AI 기술을 통해 갤럭시 사용자 경험을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지 벌써부터 기대된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퀄컴 모바일 AP 스냅드래곤 8 3세대. <사진=퀄컴>

다만 아직 퀄컴 모바일 AP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점은 삼성이 앞으로 풀어 나가야 할 과제다. 최상위 모델인 갤럭시S24 울트라에는 엑시노스 2400이 아닌 스냅드래곤 8 3세대가 채택됐다. 스냅드래곤이 여전히 우위를 점하고 있는 셈이다.

시장에서도 삼성전자가 AI 기술 기반의 모바일 AP 경쟁력을 더 끌어올려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고도화된 엑시노스를 앞세워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모바일 업계의 한 한 관계자는 “첫 AI 폰을 내놓은 삼성은 엑시노스 2400을 통해 모바일 AP 시장 공략의 신호탄을 쐈다”며 “추후 성능을 대폭 강화한 엑시노스를 통해 스냅드래곤과의 격차를 줄이고,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도 공고히 다져 나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오창영 기자 / dong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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