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빌리티 혁신’ 외친 현대차·기아, ‘수소·SW·PBV’ 사업 키운다

시간 입력 2024-01-10 07:00:00 시간 수정 2024-01-09 16:5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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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WO 그룹 수소 밸류체인 사업 브랜드로 확장
소프트웨어 중심 대전환 위한 ‘SDx’ 전략 공개
단계별 PBV 로드맵 추진…중형 PBV PV5 출시
PBV 전기차 전용공장 ‘이보 플랜트’ 구축 속도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왼쪽부터), 송창현 사장, 장재훈 사장, 팻 윌슨 조지아주 경제개발부 장관, 김창환 전무 등 발표자들이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CES 2024’ 현대차 미디어 데이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제공=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기아가 지속 가능한 미래를 책임질 핵심 사업으로 수소·소프트웨어(SW)와 목적 기반 모빌리티(PBV)를 낙점했다. 그룹 차원의 전사적인 체질 개선을 추진해 미래 모빌리티 혁신을 주도하는 기업으로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한 전략이다.

◇현대차 미래 비전, 수소·소프트웨어 방점

현대차는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CES 2024’ 미디어 데이에서 ‘수소와 소프트웨어로의 대전환 : 이즈 에브리 웨이(Ease every way)’를 주제로 한 미래 비전을 발표했다.

우선 현대차는 기존 연료 전지 브랜드인 HTWO를 그룹의 수소 밸류체인 사업 브랜드로 확장한다. 각 계열사의 역량을 모아 수소 생산, 저장, 운송, 활용 등 모든 단계에서 단위 솔루션을 결합해 맞춤형 패키지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수소 생산 분야에서는 궁극의 친환경 수소인 그린 수소 생산을 위해 메가와트(MW)급 PEM(고분자전해질막) 수전해 양산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폐기물을 활용해 수소를 생산하는 자원순환형 수소 생산 기술 고도화도 병행한다.

수소 저장, 운송 분야 기술 개발에도 속도를 낸다. 수소는 액체·기체·고체 방식으로 저장할 수 있어 천연가스처럼 육상, 해상 등 다양한 방식으로 운송이 가능하다. 현대차는 서울 광진구에서 운영 중인 이동형 수소 충전소를 제주도 등으로 확장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수소 활용 분야에서는 고객의 용도와 규모에 맞춘 수소 모빌리티 솔루션 패키지의 공급을 추진한다. 내년에는 넥쏘 후속 모델을 출시해 승용 수소전기차 시장 주도권 굳히기에 나선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과학과 휴머니티는 동전의 양면과 같다”며 “현대차의 모든 기술적 진보는 인류 삶을 더 풍요롭게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청정 수소가 모두를 위해 모든 것에 에너지로 쓰이며, 어디에서나 활용 가능하도록 수소 사회 실현을 앞당기겠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의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개념도.<사진제공=현대자동차그룹>

특히 현대차는 소프트웨어 중심의 대전환을 위한 그룹 중장기 전략 ‘SDx(Software-defined everything)’를 공개했다. SDx는 소프트웨어 중심의 차량 개발 체계로 전환하는 SDV(Software-defined vehicle)에서 출발한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분리해 각각 개별적인 개발·업데이트가 가능한 소프트웨어 중심의 아키텍처 구축이 핵심이다. 소프트웨어로 정의된 차량과 플릿(fleet)으로 이동 데이터를 축적하고, 인공지능(AI)과 접목해 다양한 이동 솔루션으로 확장한 후 미래 모빌리티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사용자 편의를 높이기 위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도 강화한다. 차량용 앱 마켓을 구축해 외부 개발자가 직접 참여해 킬러 앱을 개발할 수 있도록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SDK)를 공유한다. 자체 개발한 대형 언어 모델(LLM) 기반 음성 어시스턴트와 AI 내비게이션을 적용해 사용자 경험(UX)을 구현할 계획이다. SDx 전략의 최종 지향점인 클라우드 트랜스포테이션(Cloud Transportation)에서는 사람과 디바이스, 도시 인프라가 연결된 미래 모빌리티 생태계가 구축된다.

송창현 현대차 SDV 본부장(사장)은 “SDx의 핵심은 사용자 중심으로 구현되는 것”이라며 “세상의 모든 이동을 지식과 혁신의 원천으로 삼아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최적화된 모빌리티 디바이스와 솔루션을 만들어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피에르 마르탱 보 기아 PBV비즈니스사업부 상무(왼쪽부터), 송호성 기아 사장, 카림 하비브 기아 글로벌디자인 담당 부사장이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CES 2024’ 기아 미디어 컨퍼런스 후 PBV 콘셉트카 PV5 앞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제공=기아>

◇기아, 맞춤형 PBV 제작 모빌리티 솔루션 제시

기아는 이날 ‘준비된 기아가 보여줄, 모두를 위한 모빌리티(All Set for Every Inspiration)’를 주제로 ‘지속 가능한 PBV 모빌리티 솔루션의 미래 전략’을 발표했다. 기아의 CES 참가는 2019년 이후 5년 만이다.

송호성 기아 사장은 “새로운 도약을 위한 핵심 전략으로 PBV를 설정하고, 지속 가능한 모빌리티 플랫폼으로의 본격 전환을 준비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기아는 PBV의 개념을 ‘Platform Beyond Vehicle(차량 그 이상의 플랫폼)’로 재정의하고, 단계별 PBV 로드맵을 공개했다. 내년 첫 중형 PBV인 PV5를 출시하고 PBV 사업을 본격 전개한다. 사용 목적에 따라 라이프 모듈을 교체할 수 있는 컨버전 기능을 탑재하고, SDV와 외부 데이터 간 연결성을 강화해 여러 대의 차량을 동시 운영한다. 이어 대형 PBV인 PV7과 소형 PBV인 PV1을 추가하고 물류 회사, 모빌리티 기업, 개인 사용자로 영역을 확대해 맞춤 제작 방식의 ‘비스포크 모빌리티 솔루션’ 형태로 발전시킨다.

기아는 단계별 PBV 로드맵 추진을 통해 자율주행, 미래 항공 모빌리티(AAM), 로보틱스 등 신기술과 현대차그룹의 SDV 전략을 연계한 PBV 생태계를 조성할 방침이다. 향후에는 모셔널과 함께 개발한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이 가능한 PBV 로보택시 모델도 선보인다.

송 사장은 “PBV는 머지않아 모빌리티의 세계를 혁신적으로 변화시킬 것”이라며 “기아는 일하고 이동하는 방식, 나아가 삶의 방식을 변화시키기 위해 존재하는 모든 영감을 받아들이고 실행시킬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PV1(왼쪽부터), PV5 베이직, PV5 딜리버리 하이루프, PV7 등 기아 PBV 라인업.<사진제공=기아>

고객별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PBV 전용 비즈니스 시스템’도 신규 도입한다. 이를 위해 기아는 오토랜드 화성에 연간 15만대 수준의 생산능력을 갖춘 PBV 전기차 전용공장 ‘이보 플랜트(EVO Plant)’를 구축하고 있다. 디지털 기술과 로봇이 적용되고, 시스템과 셀 생산방식이 접목된 생산체계를 갖춰 PBV 본격 양산을 위한 스마트 팩토리의 역할을 하게 된다.

PBV 솔루션 제공을 위한 소프트웨어도 개발한다. 소프트웨어는 크게 IVI(차량용 인포테인먼트), FMS(차량 관제 시스템), Charging(충전) 등 세 가지 영역으로 나뉜다.

피에르 마르탱 보 기아 PBV비즈니스 사업부 상무는 “기아 PBV의 소프트웨어는 이동 편의성을 증가시키는 것은 물론 고객 비즈니스 차별화까지 도모한다”며 “소프트웨어와 다양한 비즈니스 경험을 축적하며 차량 간 연결성을 강화하고, 나아가 사회 인프라를 통합시킬 플랫폼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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