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져야 할 때’…패션업계, 친환경 전환 가속화

시간 입력 2023-12-26 07:00:00 시간 수정 2023-12-22 16:33:01
  • 페이스북
  • 트위치
  • 카카오
  • 링크복사

유럽·미국, ‘지속가능 패션산업’ 입법 본격화
코오롱FnC, ESG 매장 ‘서큘러라이브러리’ LA 오픈
패스트패션 선두주자 유니클로도 ‘친환경’ 노력

미국 로스엔젤레스에 오픈한 ‘서큘러 라이브러리’ 외관 <사진제공=코오롱FnC >

국내외 패션 기업들이 업사이클링, 비건 제품을 확대하면서 친환경 사업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윤리적 소비를 하는 ‘가치소비’가 문화로 자리잡은데다 작년부터 글로벌 사회에서 패션업계에 지속가능성을 강제하는 법안들이 본격 입법화 되면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코오롱 FnC, LF, 신세계인터네셔날, 유니클로 등 여러 패션기업들이 친환경 소재를 확대하고 지속가능 사업을 가속화하고 있다.

코오롱스포츠, 헤드(HEAD)를 운영하는 코오롱인더스트리 FnC부문(코오롱 FnC)은 최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지속가능패션을 알리는 ‘서큘러라이브러리(CIRCULAR LIBRARY)’를 열었다. 미국 패션 시장에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매장으로 첫 발을 뗀 셈이다.

이곳에는 코오롱FnC가 2012년부터 운영해온 업사이클링 기반 패션 브랜드 ‘래코드(RE;CODE)’와 2014년부터 운영해온 지속가능 캐시미어 브랜드 ‘르캐시미어(LE CASHMERE)’가 입점했다. 지속가능패션 브랜드의 본고장으로 꼽히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첫 번째 ESG 패션 스토어를 운영하면서 글로벌 비즈니스 확장을 모색한다는 구상이다.

유동주 코오롱FnC ESG임팩트실 상무는 “친환경적이고 윤리적인 패션을 지향하는 브랜드가 모이는 에보키니 지역에 서큘러 라이브러리를 소개할 수 있어서 의미가 남다르다”며 “래코드와 르캐시미어 같이 한국의 지속가능 패션을 대표하는 브랜드들이 현지 라이프스타일에 자연스럽게 어울리도록 자원순환을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커뮤니티를 지속적으로 선보일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해부터 미국과 유럽연합(EU)에서는 패션업계에 지속가능성을 강제하는 입법에 적극 나서고 있다. 작년 초 뉴욕주 의회는 연간 1억 달러 이상 매출을 올리는 패션 사업체에 공급망 정보 공개를 의무하는 ‘패션 지속가능성 및 사회적 책임법(패션사회적책임법)’을 제정했다. 작년 말부터는 정보 공개 불이행 시 벌금을 부과하고, 구체적인 목표 설정과 달성을 파악하는 등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는 내용이 추가됐다.

유럽연합(EU)도 제품의 순환, 에너지 성능 및 환경적인 측면을 고려한 ‘지속가능한 제품 이니셔티브(SPI)’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유럽의 그린딜 정책 일환으로 작년 발표된 SPI는 내년부터 본격 발효되는데, 이에 프랑스는 올해부터 자국 내에서 판매되는 모든 의류에 환경 기여도를 나타내는 라벨을 부착시키도록 제정했다. 2026년까지 EU 그린딜 정책에 따라 유럽의 다른 국가들도 프랑스와 유사한 정책을 시행할 예정이다.

출시 20주년을 맞아 히트텍의 기술적 원리에 대해 설명하는 심효준 에프알엘코리아 품질관리팀 매니저 <사진제공=유니클로>

현재 국내에서도 영향력이 큰 자라, H&M, 나이키 등의 패션 브랜드들이 이미 유럽·미국에서 친환경 규제를 받고 있다. 특히 패스트 패션의 선두주자인 SPA 브랜드도 변화를 서두르고 있다. 패스트 패션은 최신 유행을 반영한 의류를 저가에 단기로 대량 판매하는 업종으로 유니클로, 자라, H&M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의류폐기물을 단시간에 증가시키는 환경 문제로 비판을 받아왔다.

글로벌 SPA 브랜드의 대표주자인 유니클로는 친환경 기업으로의 방향 전환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유니클로는 2030년까지 모든 제품에 대해 리사이클 섬유를 50% 사용하려는 계획을 밝혔다. 실제로 올 하반기 주력상품인 히트텍에 친환경 소재 사용을 확대했다.

지난달 열린 히트텍 출시 20주년 미디어 브리핑에서 심효준 에프알엘코리아 품질관리팀 매니저는 “2023년 FW 시즌부터 히트텍 상품에 리사이클 섬유를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있다”며 “2030년까지 히트텍뿐만 아니라 모든 제품에 대해 리사이클 섬유를 50% 사용하려고 계획을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패션 기업들도 친환경 시도에 나서고 있다. LF의 헤지스(HAZZYS)는 지난달 ‘리워크패션 컬렉션’을 출시했다. 리워크 패션(Rework Fashion)은 버려진 옷이나 판매 시기가 지난 재고 및 재판매를 할 수 없는 훼손 반품 제품들을 해체해 새로운 옷을 만드는 친환경 패션이다. 또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지난달 글로벌 친환경 브랜드 ‘판가이아’와 국내 독점 유통 계약을 체결했다.

향후 국내 패션업계의 변화는 가속화될 전망이다. 지난 19일 산업통상자원부는 글로벌 섬유패션 산업이 지속가능한 순환경제 구조로 전환하는데 우리 기업들의 대응 역량을 모으기 위한 ‘섬유산업의 지속가능 순환경제 포럼(Sustainable and Circularity in Textiles:SCT)’을 공식 발족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연지 기자 / kongzi@ceoscore.co.kr]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