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적수가 없다”…‘극강 연비’ 기아 스포티지 하이브리드

시간 입력 2023-11-26 07:00:01 시간 수정 2023-11-27 07: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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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렵한 외관·깔끔한 실내 디자인 눈에 띄어
기대 이상의 공간 활용성…부드러운 승차감
정숙성·핸들링 합격점…실연비 17.8km/L

기아 5세대 스포티지 주행 모습.<사진제공=기아>

‘최장수 국산 SUV’. 기아의 간판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스포티지에 붙은 수식어다. 1993년 ‘세계 최초의 도심형 SUV’라는 타이틀을 단 1세대 스포티지가 시장에 처음 등장한 이후 무려 30년 동안 명맥을 이어왔다. 무엇보다 30돌을 맞은 올해 글로벌 누적 판매량이 700만대를 넘어섰을 정도로 수출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기아가 스포티지에 각별한 애정을 쏟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기아가 현재 판매 중인 스포티지는 2021년 7월 출시한 5세대 스포티지를 기반으로 두 차례의 연식변경을 단행한 2024년형 스포티지다. 4세대 스포티지를 선보인 지 6년 만에 풀체인지(완전변경)를 거친 모델에 소비자 선호도가 높은 옵션을 기본화한 만큼 동급 최고 수준의 상품성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5세대 스포티지에 새롭게 추가된 하이브리드 모델은 우수한 연비를 앞세워 높은 수요를 유지하고 있다. 신형 스포티지가 국내 준중형 SUV 시장에서 절대강자의 명성을 계속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난 24일 신형 스포티지 하이브리드를 타고 서울 당산에서 출발해 충북 청주를 왕복하는 약 300km 구간을 달렸다. 시승 차량은 ‘더(The) 2024 스포티지’ 1.6 하이브리드의 30주년 에디션 트림으로, 프레스티지·노블레스·노블레스 그래비티·시그니처·시그니처 그래비티·30주년 에디션 등 6개 트림 중 시그니처 그래비티 트림을 기반으로 디자인 고급감을 강화한 스페셜 모델이다.

신형 스포티지 하이브리드의 첫인상은 날렵했다. 전면은 기아 특유의 호랑이 코를 닮은 대형 라디에이터 그릴과 부등호 모양의 주간주행등이 조화를 이뤄 웅장하고 미래지향적인 느낌을 물씬 풍긴다. 그릴 상단과 범퍼 하단을 크롬이 아닌 유광으로 처리한 점도 눈에 띈다. 측면은 루프 라인이 쿠페형 SUV처럼 뒤로 갈수록 내려간 반면 벨트 라인은 올라간 형태로, 꽤 역동적인 모습이다. 후면은 깔끔한 디자인의 리어램프를 잇는 굵직한 선이 가로로 쭉 뻗어 안정감을 더하며, 스키드 플레이트를 감싸는 부분을 유광으로 마감해 상당히 세련된 인상을 준다.

기아 5세대 스포티지 실내.<사진제공=기아>

실내는 운전자 중심 설계를 기반으로 하며,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디자인이 인상적이다. 대시보드가 낮고 시트 포지션이 높아 운전석에 앉았을 때 탁 트인 개방감을 준다. 12.3인치 계기판과 12.3인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화면을 연결한 파노라믹 커브드 디스플레이는 시인성과 터치감이 뛰어나다. 송풍구 아래에 있는 터치 방식의 전환 조작계는 직관적이고, 다이얼 타입의 전자식 변속기는 손에 착 감기는 맛이 있다. 스웨이드 재질과 퀼팅 패턴을 더한 시트를 비롯해 헤드레스트에 새겨진 ‘SPORTAGE 30’라는 자수는 촉감이 고급스럽다. 다만 센터 콘솔 하단에 별도의 수납공간이 없고, 헤드업 디스플레이 옵션을 선택할 수 없는 점은 아쉽다.

공간 활용성은 준중형 SUV라는 차급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실내 공간을 결정하는 휠베이스(축간거리)는 전작 대비 85mm 늘어난 2755mm로, 2열 시트에 앉았을 때 머리 공간과 다리 공간이 매우 여유롭다. 물론 한 체급 위 SUV 모델인 쏘렌토 정도의 공간감은 아니지만, 4인 가족이 탑승하거나 차박과 캠핑을 즐기기에 전혀 무리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2열 시트의 등받이 각도 조절 범위도 넓은 편이라 전반적인 거주성도 충분하다. 트렁크 적재 용량은 기본 637L며, 2열 시트를 모두 접으면 최대 1923L까지 늘어난다. 2열 시트는 버튼 조작을 통해 손쉽게 접을 수 있다.

기아 5세대 스포티지 주행 모습.<사진제공=기아>

신형 스포티지 하이브리드는 최고출력 180마력, 최대토크 27kgf·m의 스마트스트림 1.6 가솔린 터보 하이브리드 엔진과 구동 모터가 조합돼 시스템 최고출력 230마력, 최대토크 35.7kgf·m의 힘을 발휘한다. 가속페달을 밟으면 경쾌한 움직임을 보여주며, 전체적인 승차감은 부드러운 편에 속한다. 6단 자동변속기는 저단에서 간혹 발생하는 변속 충격을 제외하면 체결감이 매끄러워 편안한 주행이 가능하다. 정숙성 역시 수준급이다. 기아는 실내 정숙성을 강화하기 위해 시그니처 트림부터 이중 접합 차음 글라스를 2열까지 확대 적용했다고 한다. 드라이브 모드는 에코·스포츠·스마트 등 세 가지로, 주행 모드에 따른 차이는 크지 않다.

민첩한 핸들링과 안정적 움직임은 신형 스포티지 하이브리드의 또 다른 매력 포인트다. 핸들의 조향감은 다소 가벼운 편이며, 급코너 구간에서 핸들을 잡아 돌릴 때 쏠림 현상이 거의 없다. 국도의 수많은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도 차체가 튀지 않고 지그시 누르며 넘어가는 느낌이 들어 주행 시 피로감이 덜하다. 이는 기아의 E-라이드와 E-핸들링 기술이 탑재된 덕분이다. E-라이드는 과속방지턱 등 요철 통과 시 차량이 운동 방향과 반대 방향의 관성력을 발생하도록 모터를 제어해 쏠림을 완화해주는 기술이다. E-핸들링 기술은 모터의 가·감속으로 전·후륜의 하중을 조절해 조향 시작 시 주행 민첩성을, 조향 복원 시 주행 안정성을 높여준다.

하이브리드차의 미덕인 연비 또한 우수했다. 신형 스포티지 1.6 하이브리드 모델의 시승을 마친 후 최종 연비는 17.8km/L가 나왔다. 해당 모델의 공인 복합 연비가 16.7km/L인 점을 고려하면 이를 뛰어넘는 연비를 기록했다. ‘더 2024 스포티지’ 1.6 하이브리드 모델의 트림별 판매 가격은 프레스티지 3213만원, 노블레스 3381만원, 노블레스 그래비티 3480만원, 시그니처 3707만원, 시그니처 그래비티 3806만원, 30주년 에디션 3831만원이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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