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요금 정상화 절실”…김동철 한전 사장, 글로벌 종합 에너지기업 선언

시간 입력 2023-09-20 17:03:38 시간 수정 2023-09-20 17:0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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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전남 나주본사서 ‘제22대 사장 취임식’ 개최
요금 정상화 위해 재무 구조 개선…내부 혁신·개혁

김동철 한국전력 신임 사장. <사진=한국전력>

역대급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한국전력(한전)의 새 수장 자리에 김동철 신임 사장이 올랐다. 김 사장은 ‘제2의 창사’라는 각오로, 한전이 당면한 재무 위기를 극복하겠다고 강조했다.

한전은 20일 전남 나주본사에서 ‘제22대 사장 취임식’을 열었다.

김 사장은 이날 취임사를 통해 “사상 초유 재무 위기의 모든 원인을 외부 탓으로 돌려선 안 된다”며 “냉철한 자기 반성을 통해 ‘제2의 창사’라는 각오로 새로운 기회의 영역을 선점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최근 국제 유가 및 환율이 급등하고 있는 상황과 관련해 전기요금의 정상화가 상당히 시급하다고 역설했다.

2021년 이후 한전의 누적 적자는 47조원에 달하고, 부채 비율은 600%에 육박했다. 또 올해 6월 말 기준 총 부채는 무려 약 201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국가 연간 예산의 30%와 맞먹는 수치다.

회사채 발행도 한계에 이르렀다. 현재 한전은 79조원가량의 회사채를 발행한 상태다. 이에 추가적인 자금 조달도 쉽지 않을 것으로 우려된다. 올해 한전의 적자가 약 6조원에 이를 것으로 관측되는 만큼 내년에는 회사채 발행 자체가 불가능해질 수도 있다.

김 사장은 “부채가 늘어날수록 신용도 추가 하락과 자금 조달 금리 상승으로 한전의 부실 진행 속도는 걷잡을 수 없이 빨라질 것이다”며 “원가를 밑도는 전기요금은 에너지 과소비를 심화시키고, 에너지 수입 비용 증가로 이어져 국가 무역 적자를 더욱 악화시킬 것이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런 상황까지 오게 된 것은 한전이 선제적으로 위기에 대처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국제 연료 가격 폭등과 탈원전 등으로 상승한 원가를 전기요금에 제때 반영하지 못한 데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협력 업체 연쇄 도산과 전력 산업 생태계 붕괴마저 우려되는 절박한 상황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원가를 밑도는 전기요금의 정상화가 서둘러 추진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 사장은 전기요금 정상화의 국민 동의를 얻기 위해 “재무 구조 개선 계획을 더욱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특단의 추가 대책을 강구하겠다”며 “본사 조직 축소, 사업소 거점화 및 광역화, 능력과 성과 중심의 인사 혁신, 업무 효율 및 고객 서비스 제고, 안전 최우선 경영 등의 내부혁신과 개혁도 동시에 추진해 나가겠다”고 역설했다.

20일 전남 나주본사에서 열린 김동철 한국전력 신임 사장 취임식. <사진=한국전력> 

안정적인 전기 공급이라는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면서도 전기요금 이상의 수익원을 창출하겠다는 비전도 제시했다.

김 사장은 “한전은 더 이상 전기요금에만 의존하지 않고, 중장기적으로 총 수익의 30% 이상을 국내 전력 판매 이외의 분야에서 창출해 ‘글로벌 종합 에너지 기업’으로 도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에너지 신산업 및 신기술 생태계 주도 △해상 풍력 중심의 신재생에너지 사업 적극 추진 △제2 원전 수출 총력 등을 실천한다는 구상이다.

김 사장은 “에너지 신기술을 통해 전력 공급 비용은 줄이고 새로운 수익은 창출하면서, 에너지 신산업이 국가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도록 중추적 역할을 해야 한다”며 “한전이 신재생 사업을 직접 수행한다면 발전 원가는 대폭 낮아지고, 전기요금 인상 요인도 그만큼 흡수될 것이다”고 자신했다.

또 “무탄소 전원인 원전 사업에서 ‘팀 코리아’의 저력을 발휘해야 한다”며 “한전은 이미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건설 사업을 성공적으로 완수해 원전의 설계, 시공, 유지·보수에 이르는 전방위 역량을 세계에 입증했다”고도 했다.

끝으로 김 사장은 “한전의 모든 임직원이 간절한 마음으로 함께 나아간다면 이번 위기도 반드시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며 “혁신의 맨 앞에서 임직원과 고통을 함께 하겠다”고 의지를 내비쳤다.

[CEO스코어데일리 / 오창영 기자 / dong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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