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점찍은 AI, 마침내 빛 봤다…LG, 초거대 AI ‘엑사원 2.0’ 공개

시간 입력 2023-07-19 17:21:44 시간 수정 2023-07-19 17: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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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AI연구원, 마곡서 ‘AI 토크 콘서트 2023’ 개최
국내 유일 이중 언어·양방향 멀티모달 모델 상용화
추론 처리 시간 대폭 단축해 비용 절감 효과 달성
배경훈 “타 생성형 AI와 차별화된 고객 가치 창출”

구광모 LG그룹 회장. <사진=LG>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취임한 지 5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2018년 회장직에 오른 이후 지난 5년 간 ‘선택’과 ‘집중’을 통해 위기 사업을 과감히 정리해 온 구 회장은 인공지능(AI), 배터리 등 신사업에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하면서 LG의 양적, 질적 성장을 이끌고 있다. 이같은 성과를 발판 삼아 구 회장은 신사업을 기반으로 한 미래 경영에 더욱 속도를 올리고 있다.

구 회장이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신사업 중 단연 주목받는 분야는 AI다. LG는 AI 기술이 다양한 산업 분야의 난제를 푸는 해결사 역할을 해낼 것으로 보고, AI 사업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향후 5년 간 AI·데이터 등 미래 기술 연구개발(R&D)에 3조6000억원의 자금을 투입하겠다는 대규모 투자 계획도 내놨다.

이같은 구 회장의 차세대 AI 개발 노력은 마침내 빛을 발하는 모습이다. LG AI연구원이 2021년 12월 초거대 AI을 선보인 지 1년 7개월여 만에 한층 진화한 ‘엑사원(EXAONE) 2.0’을 세상에 전격 공개한 것이다. LG는 챗GPT를 뛰어넘는 전문가용 대화형 AI를 비롯해 화학·바이오 분야 등에서 신소재·신물질·신약 개발 AI, 인간의 창의적 발상을 돕는 AI 등 ‘상위 1% 전문가 AI’의 등장으로 새로운 고객 가치를 창출하겠다고 자신했다.

◇초거대 멀티모달 AI ‘엑사원 2.0’…텍스트·이미지·음성 등 다양한 입력 방식 통해 인간과 동일하게 학습

LG AI연구원은 19일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LG AI 토크 콘서트 2023’을 열고, 초거대 멀티모달 AI 엑사원 2.0을 소개했다.

초거대 AI는 대용량 연산이 가능한 컴퓨팅 인프라를 기반으로 대규모 데이터를 스스로 학습해 인간처럼 사고, 학습, 판단할 수 있는 AI다.

여기서 한 단계 더 진보한 초거대 멀티모달 AI는 인간이 사물을 받아들이는 방식과 동일하게 학습하는 AI를 뜻한다. 텍스트 외에도 이미지와 음성 등 다양한 입력 방식을 통해 데이터를 받아들이고, 이를 기반으로 사고하고 추론할 수 있는 AI인 셈이다.

19일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LG AI 토크 콘서트 2023’에서 초거대 멀티모달 AI ‘엑사원 2.0’을 소개하고 있는 배경훈 LG AI연구원장. <사진=오창영 기자>

이번에 공개된 엑사원 2.0의 성능은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뤘다. LG AI연구원은 엑사원 2.0이 파트너십을 통해 확보한 특허, 논문 등 약 4500만건의 전문 문헌과 3억5000만장의 이미지를 학습했다고 밝혔다. 이는 기존 모델 대비 4배 이상 늘어난 수준이다.

LG AI연구원 관계자는 “엑사원 2.0의 학습 데이터 규모는 오픈 AI가 처음 학습한 양보다 3배가량 많다”며 “특히 전문 데이터 비율은 전체의 50~90% 수준으로, 경쟁사에 비해 월등히 높다”고 강조했다.

또 한국어, 영어 모두 지원한다. LG AI연구원은 현존하는 전문 지식 데이터의 상당수가 영어로 돼 있는 점을 고려해 엑사원 2.0을 한국어와 영어를 동시에 이해하고 답변할 수 있는 이중 언어 모델로 개발했다.

초거대 AI의 단점으로 꼽히는 높은 비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규모 언어 모델(LLM)과 멀티모달 모델의 경량화, 최적화 신기술에도 상당한 리소스를 투입했다.

이를 통해 엑사원 2.0의 언어 모델은 기존 모델과 동일한 성능을 유지하면서도 추론 처리 시간을 25% 단축시켰다. 메모리 사용량은 70% 줄였다. 이에 비용을 약 78% 절감하게 됐다.

언어와 이미지 간의 양방향 생성이 가능한 멀티모달 모델의 경우 이미지 생성 품질을 높이기 위해 기존 모델 대비 메모리 사용량을 2배 늘리는 대신 추론 처리 시간을 83% 줄였다. 이에 약 66%의 비용 절감 효과를 달성했다.

19일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LG AI 토크 콘서트 2023’에서 초거대 멀티모달 AI ‘엑사원 2.0’을 소개하고 있는 배경훈 LG AI연구원장. <사진=오창영 기자>

◇엑사원 3대 플랫폼 ‘유니버스·디스커버리·아틀리에’…상위 1% 전문가 AI 도약 목표

LG AI연구원은 이날 엑사원 3대 플랫폼 △유니버스(Universe) △디스커버리(Discovery) △아틀리에(Atelier) 등을 차례로 공개했다.

엑사원 유니버스는 전문가용 대화형 AI 플랫폼이다.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믿을 수 있는 정보를 탐색하고, 인사이트를 찾을 수 있도록 전문성과 신뢰성을 대폭 끌어올린 것이 특징이다.

다른 대화형 AI와 달리 사전 학습한 데이터는 물론 각 도메인별 최신 전문 데이터까지 포함해 근거를 찾아내고, 답변을 추론·생성한다. 또 질문에 대한 답변과 함께 화면 좌측과 우측에 각 질문과의 연관성이 가장 높은 전문 문헌들과 AI가 답변하는 과정에서 활용한 단락을 표시해준다.

LG AI연구원은 이달 31일부터 LG 그룹 내 AI 연구자, 협력 중인 대학을 대상으로 클로즈드 베타(비공개 테스트)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올해 9월에는 LG에서 AI를 연구하거나 공부하는 임직원 대상으로 정식 서비스를 진행키로 했다.

또 화학, 바이오, 제약, 의료, 금융, 특허 등 엑사원 유니버스의 각 전문 도메인별 특화 서비스도 준비 중이다.

19일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LG AI 토크 콘서트 2023’에서 초거대 멀티모달 AI ‘엑사원 2.0’을 소개하고 있는 배경훈 LG AI연구원장. <사진=오창영 기자>

화학 및 바이오 분야의 발전을 앞당길 엑사원 디스커버리도 소개됐다.

엑사원 디스커버리는 멀티모달 AI 기술을 활용해 전문 문헌의 텍스트뿐만 아니라 분자 구조, 수식, 차트, 테이블, 이미지 등까지 읽고 학습할 수 있다. 또 이를 데이터베이스화하는 심층 문서 이해(DDU) 기술도 갖췄다.

이날 한세희 LG AI연구원 머터리얼즈인텔리전스랩장은 엑사원 디스커버리를 통해 친환경 배터리 개발에 활용할 수 있는 첨가제 소재를 개발하는 과정을 직접 시연했다. 한 랩장은 AI와 대화하며 △전문 문헌 검토 △분자 정보 추출 △소재 구조 설계(UMD) △소재 합성 예측(NCS) 등 후보 소재를 찾아내 합성 결과를 예측하는 모습을 가감 없이 선뵀다.

한 랩장은 “엑사원 디스커버리를 통해 1만회가 넘었던 합성 시행착오를 수십회로 줄일 수 있게 됐다”며 “R&D 소요 시간은 40개월에서 5개월로 단축시킬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에 엑사원 디스커버리는 세상에 없던 새로운 신소재·신물질·신약 등을 탐색·발굴하는 조력자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LG AI연구원은 올 4분기에 LG그룹 내 화학 및 바이오 분야 연구진들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19일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LG AI 토크 콘서트 2023’. <사진=오창영 기자>

엑사원 아틀리에는 인간에게 창의적 영감과 아이디어를 제공하기 위해 개발됐다. 저작권이 확보된 이미지와 텍스트가 짝을 이룬 페어 데이터 3억5000만장을 학습한 엑사원 2.0을 기반으로 이미지 생성과 이미지 이해에 특화된 기능을 제공한다.

다양한 파트너사와의 협업도 추진 중이다. LG AI연구원은 인간과 AI가 상호작용을 통해 디자인을 완성해가는 ‘디자인 싱킹 프로세스’를 엑사원 아틀리에에 접목시키기 위해 미국 파슨스 디자인 스쿨과 공동 R&D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달엔 셔터스톡과 함께 상용화한 ‘캡셔닝 AI’ 기능을 엑사원 아틀리에에 탑재하기도 했다.

LG AI연구원은 올 3분기에 그룹 내외부 전문 디자이너를 대상으로 엑사원 아틀리에 서비스를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은 “LG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이중 언어 모델과 양방향 멀티모달 모델을 모두 상용화한 기업으로, 세상의 지식을 이해하고 발견하는 상위 1%의 전문가 AI를 개발하고 있다”며 “국내외 파트너사와의 협력을 통해 실질적인 성공 사례를 만들어가며 ’다른 생성형 AI와는 차별화된 고객 가치’를 창출하는 글로벌 AI 컴퍼니로 발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19일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LG AI 토크 콘서트 2023’. <사진=오창영 기자>

◇엑사원 전문성·신뢰성, 글로벌 최고 수준…산업 현장 적용 성공 사례 만들 것

이날 LG AI 토크 콘서트 이후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배 원장은 엑사원 2.0의 경우 AI의 고질적인 문제로 지목되는 환각 문제를 크게 줄였다고 자신했다. 환각(hallucination)은 AI가 허구를 진실인 양 답하는 것을 뜻한다.

배 원장은 “환각은 생성형 AI에서 발생하는 어쩔 수 없는 현상이고, 이를 완전히 해결할 수 없다”며 “다만 엑사원 2.0은 구조적으로 질문한 내용과 가장 유사한 문서들을 찾고, 이들과 비교한 내용을 바탕으로 답변을 생성하기 때문에 환각 문제를 크게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 빅테크와 국내 IT 기업들이 잇따라 생성형 AI 개발에 뛰어드는 와중에 엑사원만의 차별화된 경쟁력이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전문성과 신뢰성만큼은 글로벌 최고 수준이다”며 “향후 압도적인 전문성과 신뢰성을 갖춘 모델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배 원장은 “전 세계적으로 생성형 AI의 사업화 성공을 대대적으로 소개한 사례는 아직도 없는 것 같다”며 “엑사원 2.0을 실제 산업 현장에 의미 있게 적용해 성공 사례로 만드는 것이 매우 중요하고, 이를 위해 열심히 달려 나가겠다”고 밝혔다.

[CEO스코어데일리 / 오창영 기자 / dong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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