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최태원·구광모, 베트남서 투자 보따리 푼다

시간 입력 2023-06-23 07:00:01 시간 수정 2023-06-22 17:5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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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베트남 국빈 방문…재계 총수들 경제 사절단 동행
한·베트남 공급망 협력 강화…미래 기술 협력 방안 모색
삼성·SK·LG, ‘한, 핵심 파트너’ 베트남서 사업 확대
“베트남 경제 정책, 한국에 기회”…재계, 투자 계획 내놓나

지난 21일 프랑스 파리 이시레몰리노의 한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30 부산세계박람회 공식 리셉션에서 부상으로 목발을 짚고 참석한 최태원 SK그룹 회장(오른쪽)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함께 목발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현 정부 들어 최대 규모인 205명의 경제 사절단을 이끌고 베트남을 국빈 방문했다. 사절단은 중국과 미국에 이어 우리나라의 3대 교역국인 베트남과 공급망을 강화하고, 정보통신기술(ICT) 등 차세대 기술 협력, 에너지·친환경 프로젝트 참여 등을 확대하기 위한 방안을 함께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해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재계 총수들은 베트남을 전략적 요충지로 꼽고, 대규모 투자 보따리를 풀 전망이다.

23일 재계에 따르면 윤 대통령과 함께 이재용 회장과 최태원 회장, 구광모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정기선 HD현대 사장, 구자은 LS그룹 회장 등 국내 재계 총수들이 베트남 사절단으로 총출동했다.

이들 주요 그룹 총수 뿐만 아니라, 대기업 24곳, 중견기업 28곳, 중소기업 138곳, 경제단체 6곳, 협회·조합 6곳, 공기업 3곳 등 총 205곳에 달하는 기업인들이 총출동했다. 업종도 반도체부터 방산, 조선, 건설, 화장품, 식품, 소프트웨어 개발, 의료기기 등 다양하다.

윤 대통령이 베트남 국빈 방문에 맞춰 대규모 사절단을 꾸린 것은 베트남이 우리나라의 중요한 경제협력 파트너로 급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베트남은 지난해 중국, 미국에 이어 우리나라 3대 교역국으로 성장했다. 지난해 한·베트남 간 교역 규모는 877억 달러(약 113조 5277억원)에 달했다. 같은해 우리나라의 대베트남 무역수지 흑자도 343억달러(약 44조 40141억원)나 됐다.

우리나라와 베트남은 2009년 맺은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지난해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기로 합의했다. 이같은 양국 간 경제 협력 강화 분위기에 힘입어 올해 한·베트남 간 교역 규모는 1000억달러(약 129조4000억원)를 돌파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사진=삼성전자>

베트남 수출 시장이 빠르게 확대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국내 기업들은 신사업 기회를 발굴하기 위해 베트남에 대한 투자를 적극 늘리고 있다.

베트남과 가장 활발하게 협력하는 기업은 삼성이다. 삼성은 지난 1989년 베트남 하노이에 삼성물산 무역사무소를 설치하면서 베트남에 처음 진출했다. 현재 삼성전자는 박닌, 타이응우옌에서 스마트폰 물량 절반 이상을 생산하고 있다. 호찌민에서는 TV, 가전 등을 양산 중이다.

또한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삼성SDI 등 주요 전자 계열사도 디스플레이, 배터리, 카메라 모듈 등 주요 제품들을 베트남에서 생산하고 있다.

삼성의 주요 생산 시설이 몰려 있는 베트남에 대한 이재용 회장의 관심도 높다. 이 회장은 2012년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과 베트남을 방문한 이후 지속적으로 베트남에 들러 현지 사업을 살피고 있다. 특히 이 회장은 총 2억2000만달러(약 2830억원)가 투입된 베트남 삼성 연구개발(R&D)센터를 각별히 챙기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 회장은 앞서 지난해 12월 열린 R&D센터 개소식에서 “베트남의 산업 경쟁력 강화는 물론 양국 간 우호 협력 증진에도 기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재계는 이 회장이 베트남 현지 정·재계 인사들을 두루 만나 협력 관계를 도모할 것 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창출하기 위한 투자 계획이 나올 전망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SK>

최태원 회장도 베트남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SK그룹은 베트남 등 동남아 지역에서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포부를 내비친 바 있다. 이와 관련, SK㈜ 등은 앞서 2018년에 총 5억 달러(약 6460억원)를 출자해 SK동남아투자법인을 설립한 바 있다.

현재 SK그룹은 현지 법인을 통한 사업확장과 유망 산업에 대한 전략적 투자 등 ‘투트랙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베트남 최대 식음료·유통기업 마산그룹의 유통 전문 자회사 빈커머스 지분 16.3%를 매입했고, 마산그룹의 유통 지주사 크라운엑스에도 투자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베트남 사업 확장을 위한 투자에 나설지도 관심사다. LG그룹은 지난 1995년 LG전자가 베트남에 첫 진출한 이후 현재 베트남에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LG화학 등의 생산법인을 포함해 총 12개 법인을 운영 중이다.

이들 법인의 지난해 생산 규모는 120억 달러(약 15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베트남 국내총생산(GDP)의 약 3%에 달하는 규모다. 특히 하이퐁 클러스터는 전자 계열 3개사의 핵심 생산 거점으로, 지난해 기준 글로벌 세트·부품 생산액의 15%를 차지했다.

또한 LG전자는 올 3월 하노이에 베트남 R&D 법인을 설립했다. 중부 지역인 다낭에도 전장 R&D 센터 분소를 두고 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 <사진=LG>

재계 관계자는 “최근 베트남 정부가 경제 성장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이는 우리 정부와 기업들에게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우리나라의 3대 교역국으로 부상한 베트남에는 이미 많은 기업이 진출해 있다”며 “이번 방문을 계기로 한·베트남의 경제 협력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윤 대통령은 프랑스 파리 방문 일정을 마친 뒤 이날 오전 대통령 전용기인 공군 1호기를 타고, 하노이 노이바이 국제공항을 통해 베트남에 입국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베트남 동포를 초청해 동포 간담회를 갖고, 한국어 교육기관을 방문한다. 

[CEO스코어데일리 / 오창영 기자 / dong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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