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석주 대표 사의 표명…박현철 롯데지주 사장 내정
유동성 비상…주요 계열사로부터 1조4500만원 지원받아
“대형 사업장 착공 들어서면 우발채무도 상당수 해결”
롯데건설 수장이 바뀌었다. 롯데그룹은 정기 인사를 내달 중순으로 늦췄으나 건설 대표는 박현철 롯데지주 경영개선실장(사장)으로 먼저 내정했다. 롯데건설이 유동성 위기로 비상등이 들어온 만큼 대표 교체 카드로 경영 쇄신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분석된다.
롯데건설은 롯데그룹 계열사로부터 자금수혈을 받아 프로젝트파이낸싱(PF) 상환 여력은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면서도 뛰어난 리스크 관리 역량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받는 박 신임 대표 내정자가 현재의 위기설을 발 빠르게 잠재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6년간 롯데건설을 이끌던 하석주 대표이사가 사의를 표명하면서 박현철 롯데지주 경영개선실장이 롯대건설의 신임 대표로 내정됐다.
하 대표가 임기를 4개월여 앞두고 사퇴 의사를 밝힌 것은, 롯데건설의 부동산 PF로 인한 유동성 위기의 책임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최근 롯데그룹 계열사들은 자금 지원으로 ‘롯데건설 살리기’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롯데건설은 지난달 18일부터 그룹의 주요 계열사로부터 1조4500만원을 지원받았다.
롯데건설은 지난달 유상증자를 통해 롯데케미칼과 호텔롯데로부터 2000억원을 조달했다. 같은 달 롯데케미칼에서는 5000억원을 빌렸다. 이달엔 롯데정밀화학에서 3000억원, 롯데홈쇼핑에서 1000억원을 차입했다. 또 하나은행과 SC제일은행에서 3500억원을 빌리면서 롯데물산이 자금보충약정을 맺기도 했다.
이 같은 자금 수혈은 ‘레고랜드 사태’로 자금 경색의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PF 대출 만기 연장과 차환이 어려워지면서 단기 유동성 위기에 봉착했다.
다만 롯데건설은 둔춘주공 재건축 사업장 등에서 이미 차환이 이뤄지고 있고 상환해야 하는 우발채무 규모도 감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미착공 대형 사업장이 착공에 들어서면 PF 우발채무의 상당수가 해결될 것”이라며 “차입 등 마련한 자금으로 연내에 만기가 도래하는 PF 대출의 상환 여력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롯데그룹도 위기 확산 가능성을 일축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 21일 열린 유상증자 콘퍼런스콜에서 “롯데건설이 보유한 사업장이 우량하지만 최근 레고랜드 사태로 일시적 자금 경색을 겪고 있다”며 “롯데건설의 상당한 PF 금액이 올해 4분기를 포함해 내년까지 어느 정도 해소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롯데건설의 새 사령탑으로 선임된 박 신임 대표 내정자도 앞으로 롯데건설에 전환점을 가져다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박 신임 대표 내정자는 1985년 롯데건설에 입사했으며 롯데정책본부 조정실장, 롯데정책본부 운영팀장, 롯데물산 사업총괄본부장, 롯데물산 대표이사를 역임한 바 있다. 2019년 롯데지주 경영개선실장으로 보임해 그룹 전반의 경영환경 개선과 리스크 예방 등에 기여했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박 신임 대표 내정자는 건설업과 그룹의 전략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보유하고 있으며 롯데물산 재임 시절에는 롯데월드타워를 성공적으로 완공했다”며 “뛰어난 리스크 관리 및 사업구조 개편 역량으로 롯데건설의 새로운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성희헌 기자 / hhsung@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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