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으로 진화하는 이통3사㊤] SKT, 종합 ICT 기업으로 새판짜기 ‘가속화’

시간 입력 2021-08-31 07:00:01 시간 수정 2021-10-27 08:3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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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인적분할 앞두고 체질 개선 속도…뉴 ICT 사업, 전체 매출 30%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에 이어 새 구독서비스 ‘T우주’ 출시
박정호 대표 취임 후인 2017년부터 약 4년간 뉴 ICT 사업 확장

SK텔레콤(대표 박정호)이 탈(脫)통신 사업 강화를 통해 종합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으로 도약을 꾀하고 있다. 특히 오는 11월 인적분할 앞두고 신사업을 연이어 공개하며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통신에 국한된 이미지에서 벗어나 통신과 서비스, 콘텐츠, 보안 등을 아우르는 종합 솔루션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박정호 SKT 대표. <사진제공=SK텔레콤>
박정호 SKT 대표. <사진제공=SK텔레콤>

31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최근 새로운 구독 사업 브랜드와 메타버스 서비스를 선보이며 영토 확장에 나서고 있다.

SK텔레콤이 새롭게 선보인 구독 브랜드는 ‘T우주’다. T우주는 글로벌 기업부터 스타트업, 소상공인까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해당 구독 서비스의 핵심은 세계 최대 온라인 쇼핑몰인 아마존이 국내 온라인 플랫폼 11번가에 입점했다는 점이다. SK텔레콤은 11번가에 입점하는 ‘아마존 글로벌스토어’를 통해 아마존에서 판매 중인 상품을 11번가 쇼핑환경 그대로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밖에 스타벅스, 파리바게뜨, 배달의민족 등 요식업과 구글 원, 웨이브 등 디지털 서비스는 물론, 모빌리티 서비스, 화장품, 교육에 이르기까지 소비 생활 전반의 파트너를 확보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추가로 100여개 사업자와 협의 중이며 지속적으로 제휴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이 구독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이유는 가파른 시장 성장세 때문이다. 글로벌 구독시장은 오는 2025년 3000조원, 국내 시장은 10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회사는 국내에서 가장 많은 구독 상품 라인업을 갖춰 2025년까지 구독 가입자 3600만, 거래액 8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지난달에는 메타버스 플랫폼인 ‘이프랜드’를 오픈 플랫폼으로 전환해 새롭게 출시했다. 이프랜드는 지난달 14일 출시된 SK텔레콤의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가상공간에서 아바타를 통해 커뮤니케이션하는 데 중점을 둔 서비스다.

SK텔레콤은 연내 이프랜드 내에서 다양한 아이템을 구매하고 판매할 수 있는 마켓 시스템을 선보일 예정이다. 또 다양한 해외 앱마켓 출시를 통해 글로벌 고객 대상 서비스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iOS 버전 출시로 전국민 대상 서비스를 시작한 이프랜드는 향후 오큘러스퀘스트 OS 버전도 선보이며, 모바일을 넘어 VR(가상현실) 디바이스까지 메타버스 생태계도 확장한다.

SK텔레콤이 신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유는 통신 사업이 정체기를 겪고 있어서다. SK텔레콤은 올해 2분기 이동통신서비스 매출액이 2조560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2조4900억원) 대비 700억원 증가에 그쳤다. 가입자 1인당 매출액을 의미하는 ARPU는 3만원대 초반으로 정체를 이어가고 있다.

반면, 미디어·보안·커머스 등 뉴 ICT 사업의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10.1% 증가한 1조5779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꾸준히 31~32%대 수준을 유지하며, 전체 매출의 1/3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SK텔레콤의 이러한 행보는 박정호 대표가 취임한 2017년부터 이어지고 있다. 박 대표는 취임 이후 “시장에서 통신 회사가 아닌 ICT 복합 기업으로 재평가 받을 것”이라고 강조하며 경영 전략에 맞춰 4년간 다양한 뉴 ICT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오고 있다.

대표적으로 △‘ADT캡스’ 인수(2018) 및 SK인포섹과 합병(2021) △11번가 독립 법인 출범(2018) 및 아마존과 전략적 제휴(2020)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합병(2019) 및 웨이브 출범(2020) △우티 설립(2021) △SK텔레콤 CS T1 설립(2020) 등이 있다.

올해는 뉴 ICT 사업의 첫 결실을 원스토어가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면서 스타트를 끊을 것으로 전망된다. 원스토어는 2018년 앱마켓 수수료를 30%에서 20%로 낮추며, 12분기 연속 거래액 성장을 이뤘다. 올해 연간 매출은 2000억원 초반대를 예상하고 있으며, 오는 2025년에는 매출 7000억원을 초과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SK텔레콤은 원스토어를 시작으로 ADT캡스·SK브로드밴드·11번가 등 주력 자회사의 상장도 준비 중이다.

결국 SK텔레콤의 신사업 강화는 오는 11월 새롭게 출범하는 ‘SK스퀘어’에 힘을 싣기 위한 행보이기도 하다. 앞서 SK텔레콤은 지난 4월 주력인 통신 사업을 담당하는 존속법인 ‘SK텔레콤’과 반도체·정보통신기술(ICT) 등 비(非)통신 분야 투자 사업을 담당하는 신설법인으로 회사를 인적분할하겠다고 발표했다.

SK스퀘어는 오는 10월 12일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인적분할이 최종 확정되고 오는 11월 1일 공식 출범한다. 박 대표가 SK스퀘어 CEO직도 맡을 예정이다. SK스퀘어는 반도체 분야에서 공격적인 투자와 인수합병(M&A), SK하이닉스와의 사업 시너지, 정부와 민간이 공동 추진하는 ‘K반도체 벨트’ 조성 사업 참여 등을 통해 통신 외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 계획이다. 2025년까지 순자산가치(NAV)를 현재의 3배 규모인 75조원으로 성장시키는 게 목표다.

원스토어(앱마켓), 이커머스(11번가), 티맵모빌리티(모빌리티), ADT캡스(융합보안) 등 SK텔레콤 자회사와의 사업 시너지를 강화하고, 양자암호·디지털 헬스케어 등 신기술에도 선제적으로 투자할 예정이다.

박 대표는 “새롭게 출범하는 SK스퀘어는 글로벌 ICT 투자전문기업으로 도약해 반도체 등 미래 핵심산업을 진흥하고 생태계 활성화를 선도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대한민국 경제와 산업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주선 기자 / js753@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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