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저축銀 공세에 설 땅 좁아진 지방은행…'디지털'에 사활

시간 입력 2021-06-22 07:00:09 시간 수정 2021-06-21 18: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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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체 디지털 경쟁력 강화…상품 출시·인재 확보

지방 경제 침체와 인터넷 전문은행, 저축은행의 가파른 성장세로 지방은행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지방은행들도 디지털 경쟁력 강화를 통해 거점 지역을 뛰어넘는 영업망 확보에 나서고 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부산·경남·대구·광주·전북은행 등 5대 지방은행의 순이익은 총 333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2915억원) 대비 14.2% 증가했다.

5대 지방은행 모두 순이익이 1년 전에 비해 증가했지만 최근 인터넷 전문은행, 저축은행의 성장에는 못 미치는 수준이다. 카카오뱅크는 올해 1분기 467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해 작년 동기(185억원)보다 152.4% 늘었다. 이는 전북은행(412억원)의 순이익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광주은행(519억원)과의 차이도 52억원에 불과하다.

같은 기간 저축은행업계 1위인 SBI저축은행의 순이익도 865억원으로 27.0% 증가했다. 지방은행 중 두 번째로 규모가 큰 대구은행의 순이익이 915억원으로 50억원 차이다. 지난해 1분기만 해도 SBI저축은행의 순이익은 681억원으로 대구은행이 100억원 이상 앞섰다.

인터넷 전문은행과 저축은행의 성장으로 설 자리가 더 좁아지면서 지방은행들은 디지털을 통해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지방 경제 침체까지 겹치면서 거점 지역 위주의 영업망에서 수도권 등으로 영업권 확대에 나선 것이다.

광주은행은 지난 1월 디지털금융센터를 신설했고 최근 금융자산 1조원을 달성했다. 디지털금융센터는 여·수신 종합상담과 디지털 영업 역량을 보유한 전문직원들을 배치해 비대면 종합상담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지난 4월에는 광주은행과 모바일 금융 플랫폼 토스 운영업체인 비바리퍼블리카가 인적 교류 프로그램도 진행했다. 디지털 혁신 금융을 위해 핀테크 기업의 디지털 마인드를 직원들이 직접 체감해보는 경험을 제공한다는 취지다.

대구은행은 모바일앱 ‘IM뱅크’를 업그레이드하고 비대면 상품 영업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IM뱅크 리뉴얼 이후 비대면 금융상품의 판매율은 40% 이상 증가했다. 지난 17일부터는 비대면 주택담보대출도 실시하고 있다.

또 디지털 인재 확보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대구은행은 오는 25일까지 신용리스크 관리, UX·UI 기획 경력직을 공개 채용한다. 경남은행은 본부 부서·기획실무자, 영업점 직원 등 임직원을 대상으로 디지털 혁신리더 양성과정을 진행하고 있다.

지방은행들은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사업에도 주목하고 있다. 대구은행과 전북은행이 예비허가 신청서를 냈고 광주은행은 본허가를 신청했다. BNK금융 계열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은 마이데이터 서비스 사업의 우선 협상 대상자로 쿠콘을 지정했고 고객 맞춤형 금융서비스 제공을 준비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방은행은 지역 경제도 좋지 않고 핀테크, 인터넷은행 등 경쟁자가 많아지면서 수익성이 나빠지고 있다”며 “비대면 고객을 늘리고 영역을 확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유진 기자 / yujin@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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