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활건강(대표 차석용)이 지난 10년간 코카콜라음료를 통해 3600억 원이 넘는 돈을 손에 쥔 것으로 나타났다. 두 차례 유상감자로 현금을 받는가 하면, 매년 업무지원 명목으로 100~200억 원대 가외수입을 올렸다. 사정은 또 다른 주주인 코카콜라 해외본사도 비슷했다. 유상감자, 원액 값으로 코카콜라음료로부터 1조 원이 넘는 돈을 챙겼다.
코카콜라음료는 그 동안 비용 부담을 이유로 수차례 가격인상을 실시해온 회사다. 2009년, 2010년, 2012년, 2014년, 2016년까지 거의 매년 주요 제품의 가격을 인상했다. 특히 2014년에는 1월과 12월 두 차례에 걸쳐 가격인상 소식을 전했다.
하지만 앓는 소리가 무색하게 실적은 탄탄했다. 최근 10년간 코카콜라음료 영업이익률은 7~10%대를 오갔다.(2015년 매출 1조812억 원·영업이익 1008억 원) 이익이 차곡차곡 쌓이면서 이익잉여금도 4198억 원이나 됐다. 자본총액의 80%다. 가격인상으로 소비자 부담은 커졌지만, 두 주주는 배당 대신 다른 방법으로 회사의 성과를 공유해왔다.
◆ LG생건, 유상감자로 투자금 회수…업무 지원비는 가외수입
LG생활건강은 최근 자회사인 코카콜라음료에 대해 발행주식 수 1000만 주를 500만 주로 줄이는 유상감자를 단행했다. 유상감자는 기업의 규모에 비해 자본이 과다하다고 판단되거나, 기업에 누적된 잉여금이 많아 주주에 환원하기 위해 실시된다. 그러면 회사는 주식 수가 줄고 자본금이 감소한다. 주주 입장에서는 지분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이익을 거둔다는 이점이 있다. 이 같은 특성 덕분에 그간 재계에서는 대주주가 투자자금을 회수하기 위해 유상감자를 단행한 경우가 많았다.
이번에 코카콜라음료는 주식을 주당 1만6500원에 매입했다. 이를 통해 지분 90%를 보유한 LG생활건강은 743억 원의 현금을 확보했다. 나머지 82억 원(지분 10%)은 코카콜라 본사가 출자한 ER(European Refreshments)에 돌아간다. 두 주주는 유상감자가 마무리되는 4월 이 돈을 받는다.
코카콜라음료의 유상감자는 4년만에 재개된 것이다. 2013년 LG생활건강은 코카콜라음료의 발행 주식 수(2000만 주)를 절반으로 줄이는 유상감자를 단행했다. 주식 매입금액은 주당 1만6500원이다. LG생활건강(당시 지분율도 90%)은 1485억 원, ER은 165억 원을 각각 돌려받았다. 두 차례의 유상감자로 LG생활건강이 받은 돈은 총 2228억 원, ER은 247억 원이었다. 특히 LG생활건강은 유상감자로만 2007년 코카콜라음료를 인수하며 쓴 3521억 원의 63%를 회수하게 됐다.
이 외 LG생활건강은 코카콜라음료로부터 고정 수익도 올리고 있다. 바로 업무지원 용역비다. LG생활건강은 인수 당시 코카콜라 본사와 판매·인사·재무 등에 대한 자문 대가로 업무지원 용역계약을 체결했다. 이 덕에 LG생활건강은 매년 100~200억 원대의 가외수입을 올렸다. 업무지원 용역비는 2008년 136억 원, 2009년 140억 원, 2010년 153억 원, 2011년 159억 원, 2012년 191억 원, 2013년 236억 원, 2014년 208억 원, 2015년 175억 원 등으로 최근 8년간 1398억 원에 이른다.
코카콜라 리본 패키지(사진=코카콜라)
◆ 코카콜라 해외 본사, 원액 값 쏠쏠…8년간 1조 넘어
코카콜라 해외 본사도 매년 고정적인 수익을 챙기고 있다. 항목은 원액 구입비다. 코카콜라음료는 또 다른 한국법인인 코카콜라코리아와 2007년 계약을 맺고 매년 원액을 구입해오고 있다. 코카콜라 원액 제조법은 1886년 미국 애틀란타의 약사 팸 버턴이 개발한 뒤 지금까지 베일에 쌓여있다. 코카콜라 본사는 계약을 체결한 회사에게만 제조한 원액을 공급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원액 구입비는 코카콜라음료 순매출에 연동해 산출한다. 매출이 늘어날수록 해외 본사가 올리는 수익도 커지는 구조다.(매년 매출의 15~16%선) 코카콜라음료의 원액 구입비는 2008년 842억 원, 2009년 968억 원, 2010년 1203억 원, 2011년 1383억 원, 2012년 1563억 원, 2013년 1690억 원, 2014년 1702억 원, 2015년 1786억 원 등으로 매년 오르고 있다. 이 기간 원액 구입비는 총 1조1137억 원에 달한다.
비록 코카콜라음료가 매년 기준 실적을 충족하면 코카콜라코리아로부터 장려금을 받는다는 내용의 계약이 체결돼있기는 하다. 하지만 원액 구입비에 비하면 그 액수는 크지 않다. 2015년 장려금(25억 원)은 원액 구입비의 1.4%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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