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스토리] 차석용 LG생건 부회장, '신화' 창조는 어디까지?

시간 입력 2015-12-01 08:48:05 시간 수정 2015-12-01 14:4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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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 재임 10년간, 주가 3만 원에서 100만 원으로↑


차석용 부회장이 LG생활건강으로 오기 전 이 회사 주가는 2만~3만 원대를 맴돌았다. 주가가 오르나 싶으면 주저앉기 일쑤였다. 하지만 그가 대표로 취임한 2005년부터 사정은 크게 달라졌다. 주가가 꾸준히 오른 것이다. 상승 폭도 시장에서 눈에 띨 정도였다. 물론 재임 10년간 주가가 오르지 않는 것이 이상할 수 있다. 그러나 3만 원에서 100만 원으로 뛰는 일은 흔치 않다.

1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에 따르면 매출 500대 기업에 포함된 상장사 263곳의 CEO 중 1년 이상 재임한 188명의 재임 기간 회사 시가총액(시총) 증가율을 조사한 결과 차 부회장이 가장 높았다. LG생활건강 시총은 차 부회장 취임한 2005년 1월 말 4654억 원에서 지난 20일 15조2902억 원으로 10년간 32배나 급증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 상승률(113.3%)보다 31배나 높았다.

이 같은 주가 급등은 회사 성장이 바탕이 됐다. 지난해 LG생활건강의 매출은 4조6770억 원으로 10년 전보다 320%(3조5642억 원), 영업이익은 5110억 원으로 617%(4397억 원) 각각 크게 늘어났다. 올 1~3분기 매출(3조9998억 원)과 영업이익(5367억 원)도 작년 동기보다 각각 14%(4986억 원), 34%(1367억 원) 늘어 증가세가 이어졌다. 매출은 2005년 3분기 이후 41분기 연속으로, 영업이익은 2005년 2분기 이후 42분기 연속으로 증가하는 놀라운 성과였다.

LG생활건강의 이러한 실적 개선은 차 부회장이 활발하게 추진한 기업 인수·합병(M&A)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차 부회장은 대표로 취임한 뒤 15건의 크고 작은 M&A를 통해 회사를 키웠다. M&A의 가장 큰 특징은 화장품과 생활용품으로 양분돼 있던 기존 사업 부문에 음료 부문을 추가한 것이다. 코카콜라음료(2007년)와 해태음료(2011년) 등 5곳(영진약품 드링크부도 포함) 인수로 음료 부문은 LG생활건강의 한 성장 축이 됐다. 여름에 약한 화장품 사업을 여름이 성수기인 음료가 보완해줄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차 부회장은 항상 M&A 방향에 대해 "먼저 큰 그림을 그리고 퍼즐을 맞추듯 필요한 분야의 회사를 인수한다"고 강조해왔었다.

화장품 업체의 인수도 부족한 사업 부분을 채워넣는 식으로 활발히 추진했다. 대표적인 사례는 화장품 브랜드숍 '더페이스샵'(2010년)과 '바이올렛드림(구 보브)'(2012년) 인수를 들 수 있다. 브랜드숍을 중심으로 저가 화장품 시장이 크게 성장할 당시 LG생활건강은 저가 상품군이 상대적으로 약했다. 하지만 두 회사를 인수하면서 저가 화장품군을 확보했다. LG생활건강에 따르면 저가 화장품 매출은 매년 두 자릿수로 늘어 2013년부터 중가 화장품을 제치고 '매출 2위'(2014년 기준·2013년 1위) 부문으로 자리잡았다. 이 외 캐나다 바디용품업체 후르츠앤드패션, 코스메슈티컬 화장품업체 CNP(차앤박화장품) 등을 인수한 것도 해외시장 거점을 확보하고 시너지 창출을 꾀하기 위해서였다.

LG생활건강 본사 전경(사진=LG생활건강)과 차석용 부회장(사진=연합뉴스)
LG생활건강 본사 전경(사진=LG생활건강)과 차석용 부회장(사진=연합뉴스)
이처럼 10년간 회사를 탄탄히 이끌어온 차 부회장에 대한 그룹 차원의 신뢰는 두텁다. 지난달 말 실시된 임원 인사에서 차 부회장은 자리를 지켰다. 지금과 같은 상황이라면 한 회사에서만 '13년 장수 CEO'가 될 수 있는 것이다. CEO는 수명이 짧다는 점을 감안할 때 재계 전체에서도 손에 꼽히는 경우다.

하지만 전문 경영인인 차 부회장이 언제까지 LG생활건강에 머물지는 알 수 없다. 우려되는 상황은 그가 없는 LG생활건강이다. 지금처럼 'LG생활건강 성공=차석용의 힘'으로 인식되는 분위기에서는 향후 차 부회장의 부재는 리스크로 다가올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앞서 2013~2014년 차 부회장의 LG생활건강 보유 주식 매도로 주가가 출렁였던 것만 봐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당시 차 부회장은 코카콜라음료, 더페이스샵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난 상황에서 보유 주식을 매각했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그의 퇴임설이 나돌았고 LG생활건강 주가는 바로 동요했다.

일단 차 부회장은 이번 인사로 임기를 더 늘리게 됐다. 이미 신화가 된 그의 기록 갱신에 많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CEO스코어데일리/ 박미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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