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마벨, 차세대 AI 인프라 고도화 ‘속도전’…‘HBM 투톱’ 삼성·SK, 수혜주 부상

시간 입력 2026-11-03 17:02:41 시간 수정 2026-11-03 17:0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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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벨, 루멘텀과 M&A 계약 체결…기업 가치 1150억달러
양사 “글로벌 AI 인프라 시장 판도 바꿀 기회 될 것”
데이터센터 내 AI 칩 간 데이터 전송·처리 요구 높아져
기존 구리선 기반 연결, 속도·전력 효율 측면 한계 봉착
차세대 AI 인프라, ‘광연결’로의 근본적 구조 전환 가속
AI 인프라 확장 추세에 AI 메모리 HBM 수요 덩달아 급증

미국 마벨테크놀로지 산타클라라사옥. <사진=마벨테크놀로지>

미국 반도체 업체 마벨테크놀로지(마벨)가 광학 부품 업체 루멘텀홀딩스(루멘텀)를 1150억달러(약 154조원)에 인수한다. 마벨은 이번 인수를 계기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첨단 AI 반도체를 빠르게 연결하는 ‘광통신’ 기술을 확보해 글로벌 AI 인프라 시장 내 입지를 한층 공고히 한다는 구상이다.

마벨로부터 전해진 낭보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다시 수혜주로 부상하고 있다. AI 인프라가 고도화될수록 더 많은 고성능 AI 메모리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로이터통신과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2일(현지시간) 마벨은 루멘텀과 인수합병(M&A)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M&A에서 책정된 루멘텀의 기업 가치는 1150억달러에 이른다.

양사는 전액 주식 교환 방식으로 계약을 맺었다. 마벨이 루멘텀 주식 전량을 사들이는 방식이다. 이에 루멘텀 주주는 보유 주식 1주당 마벨 주식 4.5주를 받는다. 아울러 합병회사 지분은 마벨 주주가 67%, 루멘텀 주주가 33%를 갖게 된다. M&A 완료 시점은 2028년 상반기로 예상된다.

다만 마벨이 루멘텀을 인수한다는 발표 직후 양사 주가는 동반 급락했다. 이날 뉴욕 증시에서 마벨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2.7% 하락한 171.4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같은 기간 루멘텀 주가도 18.6% 급락한 684.3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주식 가치가 희석될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최근 AI 인프라 투자 확대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이 불거진 데 따른 여파로 풀이된다.

미국 루멘텀홀딩스 산호세사옥. <사진=루멘텀홀딩스>

이같은 주가 폭락에도 불구하고 양사는 이번 M&A가 “글로벌 AI 인프라 시장의 판도를 바꿀 기회가 될 것이다”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마이클 헐스턴 루멘텀 최고경영자(CEO)는 “AI 인프라 구축 과정에서 급증하는 연결 수요를 해결할 엄청난 기회다”고 강조했다.

헐스턴 CEO는 “급증하는 AI 데이터 트래픽에는 신속한 하드웨어 혁신이 필수적이다”며 “이번 M&A를 통해 차세대 AI 인프라 솔루션을 대규모로 제공할 수 있는 역량이 강화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마벨이 루멘텀을 전격 인수하고 나선 것은 AI 데이터센터 내 첨단 반도체 칩 간 데이터 전송 기술을 강화하기 위함이다.

실제로 데이터센터에 탑재되는 AI 반도체 수가 큰 폭으로 늘면서 칩 간 데이터를 빠르게 주고받는 광통신 기술의 중요성이 하루가 다르게 커지고 있다. 기존 구리선 기반 연결의 경우, 속도와 전력 효율 측면에서 한계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이에 레이저와 광학 부품을 활용한 광연결이 차세대 AI 인프라로 부상하고 있다. 광연결은 빛을 이용해 기존 구리선 기반 연결보다 훨씬 빠르게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어, 대규모 AI 모델의 학습과 구동에 필요한 데이터 처리 효율을 대폭 높여준다.

마벨은 차세대 AI 인프라의 핵심으로 광통신 기술에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마벨은 주문형반도체(ASIC)와 데이터센터용 반도체·네트워크 연결 기술 등을 설계하고 있다. 이번에 인수한 루멘텀은 데이터센터 서버에 들어가는 레이저와 광연결 장비, 광학 부품 등을 생산한다.

즉, 마벨은 루멘텀의 광통신 기술을 활용해 AI 데이터센터의 첨단 반도체 칩 연결 수요에 적극 대응한다는 목표인 것이다.

사실상 광연결 기반의 ASIC 및 데이터센터용 반도체·네트워크 연결 기술을 내재화한 마벨은 글로벌 AI 인프라 시장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갖추게 됐다.

마벨이 광통신 기술로 차세대 AI 인프라 고도화의 스타트를 끊은 가운데, HBM 등 AI 메모리 업체들이 최대 수혜를 누리게 될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AI 인프라가 확장될수록 HBM 수요 또한 크게 증가하기 때문이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삼성·SK는 글로벌 HBM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한 상태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매출액 기준 SK하이닉스의 올 2분기 글로벌 HBM 시장 점유율은 무려 50%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33%로, 2위에 랭크됐다. SK·삼성의 시장 점유율 합산은 83%로, 전 세계 HBM 5개 중 4개가 ‘메이드 인 코리아’인 셈이다.

글로벌 HBM 시장에서 차세대 AI 메모리인 6세대 ‘HBM4’ 비중이 빠른 속도로 확대되는 것도 삼성·SK에게 고무적인 일이다. 마벨이 앞당길 광연결 기반 AI 인프라 시대에는 우수한 성능의 첨단 메모리 칩이 요구된다. 양사는 주력인 5세대 ‘HBM3E’ 뿐만 아니라 차세대 HBM인 HBM4 분야에서도 주도권을 행사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월 세계 최초로 6세대 HBM4를 양산 출하하며 글로벌 HBM 시장의 선두 주자로 우뚝 섰다. 삼성 반도체는 HBM4 개발 착수 때부터 국제반도체표준협의기구(JEDEC) 표준을 능가하는 성능을 목표로 설정했다. 이에 따라 최선단 공정 1c(10나노급 6세대) D램을 선제적으로 도입했다.

HBM4 분야에서의 독보적인 기술력은 삼성전자를 단숨에 HBM 톱티어로 발돋움시켰다. 이에 올 3분기 삼성전자의 HBM4 매출은 직전 분기인 2분기 대비 3배 이상 증가했다. 전체 HBM 매출에서 HBM4가 차지하는 비중도 60% 수준까지 확대됐다.

삼성전자 HBM4. <사진=삼성전자>

SK하이닉스도 지난 3월 세계 최초로 주요 고객사에 HBM4 12단 샘플 공급을 완료했다. SK의 HBM4는 고객사가 요구하는 동작 속도를 구현하면서도 업계 최고 수준의 전력 효율과 원가 경쟁력을 달성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SK는 급증하는 AI 메모리 수요에 대응해 연말까지 청주 M15X 생산 능력을 최대로 끌어올려 HBM4 생산을 늘린다는 구상이다.

결과적으로, 마벨이 광연결 기반 차세대 AI 인프라를 본격적으로 고도화함에 따라 전 세계 HBM 시장을 독과점하고 있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제2의 특수를 누릴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역시 마벨의 루멘텀 인수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는 이날 황 CEO가 양사 CEO들과의 전화 통화에서 M&A 계획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엔비디아는 AI 인프라 확장 과정에서 광통신 기술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을 인식한 상태다. 엔비디아는 올해 초 마벨과 루멘텀에 각각 20억달러를 투자한 바 있다. AI 데이터센터 규모가 커지면서 첨단 반도체 칩 간 연결 속도가 전체 시스템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CEO스코어데일리 / 오창영 기자 / dong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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