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발 공급난에 윤활기유 수출 호조…정유업계, 고수익 장기화 기대감↑

시간 입력 2026-10-21 17:16:05 시간 수정 2026-10-21 17: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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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윤활기유 수출액 6억6287만달러…4개월 연속 증가세
고급 그룹Ⅲ 중심 공급난 심화…국내 정유사 수익성 개선 기대
중동 공급 정상화 변수…조달처 다변화로 수요 유지 전망

SK이노베이션 울산컴플렉스. <사진제공=SK이노베이션>

중동 전쟁 여파로 윤활기유 공급 차질이 장기화하면서 국내 정유업계의 수익성 개선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윤활기유 수출 금액이 4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중동 지역의 공급이 정상화되더라도 글로벌 고객사들의 조달처 다변화에 따라 한국산 윤활기유 수요가 유지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1일 대한석유협회에 따르면, 올해 8월 국내 윤활기유 수출 금액은 6억6287만달러로 전년 동월(2억6371만달러) 대비 151.4% 급증했다. 전월인 7월(5억9630만달러)과 비교해도 11.2% 증가한 수준으로, 지난 5월부터 4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반면 수출 물량은 218만2000배럴로 전년 동월(206만3000배럴) 대비 5.7%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전월인 7월(209만6000배럴)과 비교하면 4.1% 늘었다. 수출 물량 대비 금액이 큰 폭으로 오르면서 배럴당 평균 수출단가도 지난해 8월 약 128달러에서 올해 8월 약 304달러로 137.7% 상승했다.

누적 수출 실적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1~8월 윤활기유 수출 금액은 33억709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77.7%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수출 물량은 1665만8000배럴로 9.7% 늘었다.

윤활기유 수출 금액이 급증한 배경으로는 중동 전쟁이 꼽힌다. 지난 3월 중동 전쟁으로 카타르의 펄 GTL 생산시설이 피해를 입으면서 고급 그룹Ⅲ 윤활기유를 중심으로 공급난이 본격화됐다. 여기에 하반기 유럽 지역의 정기보수까지 겹치면서 글로벌 수급 불균형이 심화됐고, 윤활기유 가격과 원유 가격 간 스프레드(가격 차이)도 확대됐다. DB증권에 따르면, 윤활기유 수출가격에서 두바이유 가격을 뺀 스프레드는 2분기 139달러에서 3분기 229달러로 상승했다.

에쓰오일 울산 공장 전경. <사진제공=에쓰오일>

이에 따라 그룹Ⅲ 윤활기유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는 국내 정유사들도 수익성 개선 효과를 누릴 전망이다. 앞서 2분기 SK이노베이션에서 윤활유 사업을 맡고 있는 SK엔무브는 영업이익 전년 동기 대비 414.4% 증가한 691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SK엔무브는 글로벌 그룹3 윤활기유 시장에서 약 4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그룹Ⅰ·Ⅱ·Ⅲ 윤활기유를 동시 생산 중인 에쓰오일도 윤활부문을 중심으로 실적 호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에쓰오일의 2분기 윤활부문 영업이익은 4774억원으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전사 영업이익 9650억원의 약 절반을 윤활부문에서 거둔 셈이다.

다만 최근 글로벌 윤활기유 시장에서는 공급 부족이 점차 완화될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아시아산 윤활기유의 미국·유럽 수출이 확대되는 가운데, 중국의 생산량도 증가하면서 일부 제품을 중심으로 공급 여건이 개선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에너지 시장조사업체 오일켐에 따르면, 중국의 9월 윤활기유 생산량은 약 57만톤으로 전월(52만톤) 대비 5만톤가량 증가했다.

중동 생산시설 복구도 향후 시장 흐름을 좌우할 변수로 꼽힌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셸은 지난 8일 카타르 펄 GTL 생산시설의 일부 가동을 재개했다고 밝혔다. 피해를 입은 생산설비의 복구는 내년 1분기에 완료될 전망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중동 지역의 공급이 정상화되더라도 국내 정유사들의 윤활기유 수익성이 과거 평균 수준으로 빠르게 돌아가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글로벌 고객사들이 공급망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조달처를 다변화하고 있는 가운데, 품질 승인을 마친 윤활기유에 대한 거래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특히 그룹Ⅲ 윤활기유는 엄격한 품질 규격과 높은 기술력이 요구돼 생산업체가 제한적이다. 이에 따라 중동 공급 차질을 계기로 한국산 제품을 채택한 고객사들이 기존 거래를 유지할 경우, 국내 정유사들이 확보한 신규 수요가 중장기적인 수익 기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온다.

이동욱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중동 생산과 물류가 정상화되면 현재의 초과 스프레드는 축소될 것”이라면서도 “고객의 조달 다변화와 승인된 기유에 대한 반복 수요가 유지된다면 이익이 과거 평균으로 즉시 회귀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은서 기자 / keseo@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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