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포스, 내년 HBM 가격 전망치 상향 조정
“내년 HBM ASP, 올해 대비 121% 급등할 것”
HBM 공급 제약 장기화 여파 가격 상승 불가피
HBM4 비중 증가·HBM4E 생산량 증대 등도 영향
‘HBM 투톱’ 삼성·SK, HBM 가격 상승 최대 수혜

AI(인공지능) 핵심 메모리로 자리매김한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가 빠르게 확대되면서, HBM 메모리 가격이 연일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HBM 칩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역전 현상이 지속되면서, 내년 HBM 평균판매가격(ASP)이 올해보다 두 배 이상 오를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특히, 내년엔 6세대 HBM인 ‘HBM4’ 비중이 확대되고, 하반기엔 7세대 HBM인 ‘HBM4E’ 양산도 본격화할 전망이어서, ‘HBM 투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역대급 실적이 장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내년도 HBM 가격 전망치를 대폭 상향 조정했다고 30일 밝혔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내년 HBM의 제품별 판매 비중을 반영한 ASP는 올해 대비 121% 급등할 것으로 추정된다. 트렌드포스는 “지속적인 공급 제약, HBM4 판매 비중 확대, 내년 하반기 HBM4E의 점진적인 생산량 증대 등을 반영해 내년도 HBM 가격 전망치를 올렸다”고 설명했다.
트렌드포스는 “AI 인프라 수요 확대 추세 속에서 HBM과 범용 D램이 첨단 공정·웨이퍼 생산 능력을 두고 경쟁하고 있다”며 “이런 와중에 차세대 AI 메모리 수율을 끌어올리고, 생산량을 확대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또한 “이러한 이유로 내년까지 메모리 공급은 부족할 것”이라며 “HBM 가격 상승 또한 불가피하다”고 부연했다.

이처럼, 내년에도 HBM 가격 상승이 지속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 HBM 시장을 사실상 양분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고공행진이 장기간 지속될 것이란 분석도 이어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매출액 기준 SK하이닉스의 올 2분기 글로벌 HBM 시장 점유율은 무려 50%를 기록했고, 삼성전자는 33%로, 2위에 랭크됐다. SK·삼성의 HBM 시장 점유율 합산은 83%로, 사실상 전 세계 HBM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는 상황이다.
아울러 글로벌 HBM 시장에서 차세대 AI 메모리 칩인 HBM4의 비중이 빠른 속도로 확대되는 것도, 삼성·SK로서는 고무적인 일이다. 양사 모두 주력 HBM뿐만 아니라 차세대 HBM인 HBM4 분야에서도 주도권을 행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지난 2월 세계 최초로 6세대 HBM4를 양산 출하하며 글로벌 HBM 시장의 선두 주자로 우뚝 섰다.
삼성 반도체는 HBM4 개발 착수 때부터 국제반도체표준협의기구(JEDEC) 표준을 능가하는 성능을 목표로 설정했다. 이에 따라 최선단 공정 1c(10나노급 6세대) D램을 선제적으로 도입했다. 또한 HBM 적층 구조 하단에서 전력·신호를 제어하는 기반 칩인 베이스 다이의 특성을 고려해 성능과 전력 효율 측면에서 유리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4나노 공정을 적용했다.
HBM4 분야에서의 독보적인 기술력은 삼성전자를 단숨에 HBM 톱티어로 발돋움시켰다.
삼성의 HBM4는 이미 AI 반도체 공룡 엔비디아로부터 러브콜을 받은 상태다. 지난 6월 방한했던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엔비디아 ‘코리아 AI 에코시스템’ 행사에 앞서 전영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 부회장과 전격 회동했다.
회동 후 취재진과 만난 전 부회장은 “황 CEO와 오랫동안 같이 협력해 왔는데, 오늘 가장 좋은 얘기를 나눈 것 같다”며 “단기적으로 올해부터 (엔비디아에) 6세대 HBM4 등을 충분히 공급해야 한다”고 밝혔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왼쪽)와 전영현 삼성전자 DS 부문장 부회장이 6월 8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만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SK하이닉스는 고객 요구에 최적화된 메모리 솔루션을 적기에 제공하는 데 방점을 찍었다. 이에 따라, 올 3월 세계 최초로 주요 고객사에 HBM4 12단 샘플 공급을 완료했다.
최근엔 성능을 대폭 끌어올린 HBM4를 고객사에 공급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SK의 HBM4는 고객사가 요구하는 동작 속도를 구현하면서도 업계 최고 수준의 전력 효율과 원가 경쟁력을 달성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2분기 HBM4 양산 출하를 시작한 SK하이닉스는 하반기에 생산량을 본격 확대키로 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주요 고객사에 올 2분기 양산 공급을 시작했고, 지금은 안정적으로 생산 능력을 확대하고 있다”며 “(HBM4) 양산 수율과 품질은 이미 성숙 단계에 진입한 5세대 HBM3E와 근접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삼성·SK는 HBM 가격 오름세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고가의 HBM4를 앞세워 역대급의 수익성을 창출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삼성전자 HBM4E 12단. <사진=삼성전자>
차세대 HBM 양산이 본격화하는 것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내년도 실적 개선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현재 삼성·SK는 7세대 HBM4E 경쟁력 강화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지난 5월 삼성전자는 업계 최고 성능의 7세대 HBM ‘HBM4E’ 12단 제품 샘플을 글로벌 고객사에 세계 최초로 출하했다.
삼성의 HBM4E는 6세대 HBM4에서 검증된 1c D램과 4나노 파운드리 공정을 동시에 적용했다.
설계 및 공정 최적화를 통해 독보적인 성능도 구현했다. 핀당 동작 속도는 14Gbps에서 최대 16Gbps까지 지원한다. 이는 이전 세대 HBM4 대비 20% 이상 향상된 수치다. 용량도 대폭 확대됐다. HBM4E 12단 제품은 48GB의 고용량을 구현해 전작 대비 용량을 30% 이상 늘렸다. 삼성전자는 향후 고객사의 다양한 서비스 환경에 맞춰 32GB(8단), 64GB(16단)까지 라인업을 확대할 방침이다.
삼성은 HBM4E 샘플 공급을 시작으로 향후 고객사 일정에 맞춰 차질 없이 양산 공급한다는 구상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HBM4E 샘플 공급은 단순한 제품 라인업 확대를 넘어, 향후 수년 간 폭발적으로 성장할 글로벌 AI 인프라 시장에서 삼성의 독보적인 공급 역량과 기술적 우위를 확고히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SK하이닉스 HBM4E 12단. <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도 올 상반기 차세대 AI용 HBM4E 12단 샘플을 주요 고객사들에 공급했다.
이번 신제품은 HBM4 대비 성능과 전력 효율이 대폭 개선된 것이 특징이다. 핀당 최대 16Gbps의 데이터 처리 속도를 구현함은 물론, 에너지 효율도 20% 이상 향상됐다. 이에 AI 학습과 추론에 필수적인 데이터 처리 성능이 크게 강화됐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그동안 축적해 온 HBM 선행 개발 역량과 생산 노하우를 바탕으로 HBM4E 12단 샘플을 고객사에 선보일 수 있었다”며 “핵심 고객사들과 긴밀히 협업해 적기 양산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강조했다.
시장에서는 삼성·SK가 내년 하반기께 이들 차세대 HBM을 본격 생산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HBM 매출을 끌어올리는 기폭제가 될 전망이다.
[CEO스코어데일리 / 오창영 기자 / dong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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