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百, 계열사 24개중 절반이 ‘상장사’…4대 유통그룹중 ‘최다’, 상장사 8곳 M&A 영향인 듯

시간 입력 2026-09-04 07:00:00 시간 수정 2026-09-04 15:3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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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백화점그룹, 24개 계열사 중 절반인 12곳 상장
4대 유통그룹중 규모·계열사 가장 적지만, 상장사는 최다
현대홈쇼핑 상장폐지 전까지 ‘4단계 상장 구조’ 존재 하기도
국내 중복상장, 해외보다 높아…‘코리아 디스카운트’ 요인 지적
“추가 상폐 아직 계획 없어”… 주주가치 제고 큰 과제

국내 4대 유통그룹중에 하나인 현대백화점이 24개 전체 계열사 가운데 절반인 12곳이 상장사인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신세계·CJ 등 경쟁사와 비교해, 계열사 수는 적지만 상장사는 오히려 가장 많아 큰 대조를 보였다. 

특히 현대백화점의 경우, 상장사가 또 다른 상장 계열사를 지배하는 중복상장 구조도 여러 갈래로 형성돼 있다. 실제 지난 7월 현대홈쇼핑이 상장폐지 되기 전까지, 현대지에프홀딩스에서 현대바이오랜드까지 상장사 4곳이 수직으로 연결되기도 했다. 그나마 현대홈쇼핑 상장폐지로 이같은 구조가 일부 개선되기는 했지만, 그룹 지주사를 핵심 고리로 상장 계열사들이 줄줄이 이어지고 있다.

◇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사 24곳중 상장사 12곳…4대 유통그룹 중 ‘최다’

4일 공정거래위원회와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현대백화점은 2026년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 기준 자산총액 순위 27위로 계열사 24곳을 두고 있다. 현재 이들 계열사중에 코스피 상장사 9곳, 코스닥 상장사 3곳 등 총 12곳이 기업공개(IPO) 된 상태다.

현대백화점 그룹내 상장사는 현대지에프홀딩스, 현대백화점, 현대그린푸드, 한섬, 현대퓨처넷, 현대바이오랜드, 현대리바트, 현대이지웰, 현대에버다임, 지누스, 대원강업, 삼원강재 등이다.

이는 경쟁관계에 있는 여타 유통그룹과 비교해 총 숫자에서나 비율에서 최대 규모다.

유통업계 라이벌인 롯데는 재계 6위로 현재 계열사가 98곳, 신세계는 재계 11위 계열사 65곳, CJ는 재계 15위에 계열사 67곳을 거느리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4대 유통그룹 가운데 재계 순위가 가장 낮고 계열사 수도 가장 적다.

그러나 이들 기업중 상장 계열사는 현대백화점이 12곳으로 가장 많고, 그 비중도 절반인 50%에 달해 압도적으로 높다. 이에 반해, 롯데는 계열사 98곳중 11곳(11.2%), 신세계는 65곳중 5곳(7.7%), CJ는 67곳중  9곳(13.4%)으로 상장 규모나 비중이 현저히 낮다.

특히 현대백화점 그룹의 상장사 수는 현대자동차(12곳), LG(12곳)와 같은 수준으로, 규모면에서 격차가 큰 삼성(18곳), SK(19곳) 등 재계 최상위 그룹과 비교해도 적지 않은 숫자다.

◇ 상장 지주사 아래 상장 자회사 줄줄이…올 7월까지 ‘4단계 상장’

현대백화점의 높은 상장사 비중은 최근 재계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중복상장 문제와 맞닿아 있다.

현대백화점 그룹 지주사인 현대지에프홀딩스부터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다. 또한 현대지에프홀딩스는 현대그린푸드와 현대리바트, 현대에버다임, 현대이지웰 등 다수의 상장사를 종속기업으로 두고 있다.

그룹내 핵심 기업인 현대백화점 역시 상장사인 지누스 지분 38.6%를 보유하고 있다. 또한 현대지에프홀딩스는 지분 39.4%를 보유한 상장사 대원강업 밑으로 또 다른 상장사 삼원강재가 있다.

특히 지난 7월 현대홈쇼핑이 상폐되기 전까지 지배구조는 한층 더 복잡했다. 

당시 그룹 내에는 현대지에프홀딩스(상장) → 현대홈쇼핑(상장) → 현대퓨처넷(상장) → 현대바이오랜드(상장)로, 상장사 4곳이 수직으로 이어지는 ‘4단계 상장구조’가 존재했다. 그나마 현대홈쇼핑 상장폐지로 이같은 구조가 일부 개선되기는 했지만, 그룹 지주사를 핵심 고리로 상장 계열사들이 줄줄이 이어지는 연결고리는 중복상장 논란 의혹이 짙어 보인다.

이에 대해, 현대백화점그룹 측은 현재 다수의 상장사가 존재하게 된 배경을 과거 인수·합병(M&A)에서 비롯됐다는 입장이다. 

실제 지누스와 현대이지웰 등 일부 상장사는 현대백화점 사업부문을 분리해 별도 상장한 것이 아니라, 이미 상장 돼 있던 외부 회사를 인수하면서 그룹에 편입된 사례다. 통상 기업의 핵심사업을 물적분할 후 ‘쪼개기 상장’한 것과는 형성 과정에 차이가 크다는 것이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그룹내 상장계열사 12곳 중 8곳은 과거 사업포트폴리오 다각화 측면에서 각 분야별 경쟁력을 갖춘 기업을 M&A하는 과정에서 편입된 것”이라며 “정부와 시장의 기조에 부합하는 중복상장 해소를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그 일환으로 최근 현대홈쇼핑과의 포괄적주식교환 추진을 완료했다”고 부연했다.

◇ M&A 편입 상장사도 완전자회사화 사례…국내 중복상장 규율도 강화

국내에서는 이미 상장된 기업을 M&A로 편입한 뒤 완전자회사화해 중복상장 소지를 해소한 사례가 있다.

SK네트웍스는 2019년 상장사였던 AJ렌터카를 인수해 SK렌터카로 편입했지만, 2023년 ‘중복 상장 문제 해소’와 기업가치 제고 등을 이유로 완전자회사화를 결정했다. 이에 따라, SK렌터카는 2024년 상장폐지 됐다.

KB금융도 2015년 당시 상장사였던 LIG손해보험을 인수해 KB손해보험으로 계열 편입한 뒤, 2017년 포괄적 주식교환을 통해 완전자회사로 전환했다. 결국 KB손해보험은 같은 해 상장폐지 됐다.

현대백화점그룹의 높은 상장사 비중은 국내 자본시장의 중복상장 수준이 여타 국가에 비해 높다는 점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2025년 말 기준 전체 증시 시가총액에서 상장사 간 지분보유 시가총액이 차지하는 비율은 한국이 11.2%로 나타났다. 이는 일본 4.0%, 대만 2.7%, 중국 2.4%, 미국 0.05%와 비교해 큰 격차를 보인다.

금융위는 국내 중복상장이 주주의 권익침해 우려에도 불구하고 해외에 비해 관행적으로 추진돼 온 측면이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모·자 회사가 동시에 상장할 경우, 모회사 일반주주들의 권익이 침해될 수 있다는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이에, 금융당국은 모회사 일반주주의 권익을 고려하지 않는 이른바 ‘비대칭적 중복상장’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방향으로 거래소 규정과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지난 8월 3일부터 시행하고 있다.

특히 금융당국은 중복상장 규제를 물적분할 한 후 자회사 상장에만 한정하지 않고 있다. 기존에는 분할 후 중복상장에 별도의 주주보호 심사기준을 적용한데 반해, ‘인수·신설’ 등에 따른 중복상장에는 일반 상장기준만 적용해 왔다. 그러나 새 기준에 따르면, 중복상장 특례심사 과정에서 자회사의 영업·경영 독립성 뿐만 아니라 모회사 투자자 보호 여부도 별도로 심사토록 했다.

◇ 현대백화점그룹, 추가 상폐 “계획 없어”

현대백화점은 최근 들어 현대홈쇼핑 상장폐지와 지배구조 개편을 통해 중복상장 해소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와 함께, 자사주 소각과 배당 확대 등 주주환원 정책도 병행하고 있다. 다만 현대백화점 그룹 측은 현대홈쇼핑 이후 다른 상장 계열사의 추가 상장폐지는 계획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이다.

현대백화점 그룹이 현대홈쇼핑 상장폐지와 주주환원 확대에 나서고 있지만, 현재도 전체 계열사 두 곳 중 한 곳이 상장사다. 추가 상장폐지 계획이 없는 상황에서, 기존 상장사의 기업가치와 일반 주주들의 권익을 어떻게 담보할 수 있을지  큰 과제로 남게 됐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다수의 소액주주들의 이해관계가 얽혀있기 때문에 중복상장 해소를 명분으로 상장폐지를 추진하는 것은 쉽지 않다"며 "각 계열사는 정부 기조에 맞춰 밸류업 정책 등을 추진해왔으며, 앞으로도 주주가치제고를 최우선으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윤선 기자 / yskk@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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