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거래융자금 87%↑…주식 매수자금 대출, 신용공여 확대 주도
신용공여금 증가율 60% 이상 대형증권사, 신규 대출 중단 이어져

국내 증시 호황으로 개인투자자의 이른바 ‘빚투’ 수요가 급증하면서 증권사의 신용공여 규모도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공여는 신용거래융자와 증권담보대출, 미수금 등 투자자에게 제공한 대출성 자산을 포함하는 것으로 증권사의 이자수익 기반이 되는 자산이다. 다만 자기자본 대비 신용공여 한도 부담도 함께 커지는 만큼 일부 대형 증권사는 신규 대출을 제한하며 총량 관리에 나섰다.
29일 금융투자협회의 공시를 분석한 결과, 국내 주요 증권사 29곳의 올해 1분기 신용공여금은 58조원으로 전년 동기(38조원)보다 53.84% 증가했다.
증권사별로는 토스증권의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올해 1분기 신용공여금은 65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42억원)보다 359.26% 늘었다. 이어 카카오페이증권(127.55%), 상상인증권(123.31%), 메리츠증권(110.46%), 다올투자증권(95.79%) 순으로 증가율이 높았다.
대형 증권사들도 두 자릿수 이상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메리츠증권을 비롯해 NH투자증권(70.37%), 한국투자증권(65.11%), 대신증권(62.06%), KB증권(61.48%), 키움증권(53.77%), 삼성증권(48.36%), 하나증권(46.54%), 신한투자증권(41.78%), 미래에셋증권(31.21%) 등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대부분 증권사에서 신용공여가 크게 늘어난 것은 빚투 수요가 업계 전반으로 확산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증시 강세 속에서 투자자들이 공격적으로 레버리지를 활용한 데다 토스증권과 카카오페이증권 등 리테일 고객 기반이 큰 온라인 증권사를 중심으로 신용거래가 빠르게 증가한 영향이다.
실제로 같은 기간 신용거래융자금은 18조원에서 33조원으로 87.13% 증가했다. 전체 신용공여금에서 신용거래융자가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1분기 46.28%에서 올해 1분기 56.29%로 10.01%포인트 확대됐다. 신용공여 증가를 주식 매수자금 대출이 주도한 셈이다.
신용공여 확대는 증권사들의 한도 부담도 키우고 있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종합금융투자사업자의 신용공여 잔액은 자기자본의 100%를 초과할 수 없다. 주식시장 상승기에 신용거래 수요가 단기간에 몰리면 증권사들도 대출을 무한정 늘리기 어려운 구조다.
이에 일부 대형 증권사는 신규 대출을 일시 중단하거나 제한하는 방식으로 총량 관리에 나섰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4월 말 신용약정과 예탁증권담보대출을 선제적으로 중단한 데 이어 이달에는 신용거래융자도 일시 중단했다가 22일부터 재개했다.
NH투자증권과 KB증권도 계좌별 신용융자 잔액이 5억원을 초과하면 신규 대출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대출 쏠림을 관리하고 있다. 신규 대출을 중단했던 대형 증권사들은 모두 신용공여 증가율이 60% 이상이었고 증가액도 1조7000억원을 웃돌았다.
금융당국도 신용공여 확대에 따른 리스크 관리 강화를 주문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24일 주요 증권사 최고리스크관리책임자(CRO) 간담회에서 신용융자와 미수거래에 대한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를 당부했다. 주요 10개 증권사의 신용융자 일평균 잔액은 지난해 20조9000억원에서 지난달 36조3000억원으로 증가했다.
서재완 금감원 금융투자부문 부원장보는 이 간담회에서 “형식적인 신용공여 한도 운영에 그치지 말고 시장 상황과 투자자 보호 필요성을 함께 고려한 선제적 관리 체계를 갖춰야 한다”며 “미수거래에 대해서도 과도한 투가 수요를 유발하고 증권사 건전성 부담을 키울 수 있으니 모니터링을 강화해야한다”고 말했다.
증권사들이 신규 대출을 제한한 것은 빚투 수요가 줄어서가 아니라 신용공여 한도가 빠르게 소진되고 있기 때문이다. 신용공여는 강세장에서는 투자자의 수익률과 증권사의 이자수익을 높이는 역할을 하지만, 주가가 급락할 경우 담보가치 하락과 반대매매, 미상환 채권 증가로 이어질 수 있어 건전성 관리가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CEO스코어데일리 / 팽정은 기자 / paeng@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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