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 구글 SecOps 출시…금융·공공 AI 보안 시장 공략
SK쉴더스는 관제, 안랩은 XDR·SOAR서 구글과 경쟁 예고
국내 보안기업, 현장 관제·규제 대응 앞세워 수성 기대

<그래픽=사유진 기자>
구글이 한국 시장을 겨냥해 AI 기반 보안 운영 플랫폼을 선보이면서, 국내 보안 시장에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그동안 국내 보안 시장은 SK쉴더스와 안랩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이 고객사 현장 운영, 규제 대응, 침해사고 대응 역량을 앞세워 주도해왔다. 그러나 글로벌 빅테크인 구글이 국내 보안 시장 공략을 선언하면서, 금융·공공·대기업을 중심으로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구글 클라우드는 지난 17일 서울 리전에 ‘구글 보안 운영 플랫폼(Google SecOps)’을 출시했다고 밝혔다.
해당 플랫폼은 구글의 위협 인텔리전스와 초거대 AI 모델 ‘제미나이’를 결합한 보안 운영 솔루션이다. 사이버 공격 징후를 탐지하고, 수많은 보안 경고 중 실제 위협 가능성이 높은 사안을 선별하며, 조사와 대응 과정에 필요한 맥락을 AI가 자동으로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구글은 기존에 30분~1시간가량 걸리던 보안 조사 시간을 1분 수준으로 줄이고, 도입 시 침해 리스크와 비용이 70% 감소하며 선제적 위협 탐지율은 139%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구글이 겨냥한 영역이 SK쉴더스, 안랩 등 국내 주요 보안기업의 차세대 먹거리와 겹친다는 점이다.
SK쉴더스는 진단·관제·침해사고 대응·포렌식·컨설팅·보안 시스템 운영을 아우르는 통합 보안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자체 보안관제 플랫폼 ‘시큐디움’을 AI 기반으로 고도화하고, 사람의 개입을 최소화한 차세대 ‘에이전틱 SOC(보안관제센터)’ 구축을 핵심 전략으로 내세웠다. 보안 이벤트 관리(SIEM) 엔진 교체와 위협 대응 자동화(SOAR) 도입을 단계적으로 추진하며, 관리형 탐지·대응(MDR) 서비스와 묶겠다는 복안이다. 구글 보안 운영 플랫폼도 AI 에이전트가 탐지와 조사, 대응 권고까지 수행하는 모델을 앞세운다.
안랩은 백신 ‘V3’ 등 엔드포인트 보안 기반에서 출발했지만, 최근에는 엔드포인트 탐지·대응(EDR), MDR, 확장형 탐지·대응(XDR), SOAR, 위협 인텔리전스 플랫폼(TIP)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단순 백신 기업을 넘어 보안 운영 플랫폼 기업으로 전환하는 데 성장 전략을 맞춘 것이다. 실제 안랩은 에이전틱 AI 보안 플랫폼 ‘안랩 AI 플러스’를 축으로, SaaS형 통합위협분석 플랫폼 ‘안랩 XDR’에 대화형 AI 어시스턴트 ‘애니’를 적용했다. 여러 보안 데이터를 통합 분석하고 대응을 자동화한다는 점에서 구글의 AI 보안 운영 플랫폼과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이들 국내 보안업체들은 구글이 LG CNS·베스핀글로벌·메가존클라우드 등 클라우드 관리서비스(MSP) 및 시스템통합(SI) 사업자를 채널로 삼은 점을 경계하고 있다. 보안 시장의 주도권이 전통 보안기업의 영역에서 클라우드 플랫폼과 SI·MSP 생태계로 일부 이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출처=SK쉴더스>
다만, 구글이 곧바로 국내 보안 기업의 자리를 대체하기는 어렵다는 평가다. SK쉴더스의 주요 서비스인 보안관제는 현지 노하우가 중요한 사업이다. 고객사 환경을 이해하고, 사고 발생 시 현장 대응과 포렌식, 복구, 규제 보고까지 수행해야 한다. 특히 망분리, 폐쇄망, 공공·금융 규제 대응 경험은 국내 보안기업만의 강점으로 평가된다. 구글이 AI 플랫폼 경쟁력을 앞세운다면, SK쉴더스는 현장형 관제 역량과 국내 규제 대응 경험에, 물리보안 자산인 AI CCTV·시니어케어를 사이버 보안과 묶은 ‘통합보안’을 더해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안랩의 방어선은 엔드포인트 고객 기반과 국산 보안 제품군이다. 국내 기업 다수가 이미 안랩의 엔드포인트 제품을 쓰고 있고, 안랩은 이를 발판으로 EDR·XDR·MDR로 확장할 수 있다. IT-운영기술(OT) 융합 보안 플랫폼 ‘CPS 플러스’처럼 글로벌 SaaS가 파고들기 어려운 제조 현장 영역도 노리고 있다.
보안업계 한 관계자는 “구글의 한국 보안시장 진출은 국내 보안기업을 단기간에 대체한다기 보다 보안관제 시장의 경쟁 기준을 바꾸는 계기가 될 가능성이 크다”며 “앞으로 고객은 국산과 외산을 구분하기 보다 누가 더 빠르게 위협을 탐지하고, 더 정확하게 분석하며, 실제 현장에서 안정적으로 대응 체계를 운영할 수 있는지를 따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동일 기자 / same91@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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