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동결에도 카드사 ‘긴장’…롯데·현대 등 8개사 연말 5.4조 차환 부담

시간 입력 2026-10-26 07:00:00 시간 수정 2026-10-23 17:0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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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만기채 평균금리 3.77%·최근 신규 발행채 4.49%
증권가 11월 추가 인상 전망…조달비용 압박 지속 우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카드사들의 자금조달 부담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여전채 금리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가운데 올해 말까지 5조원이 넘는 카드채 만기가 도래하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신규 발행채 금리가 기존 만기 도래 채권보다 높게 형성된 가운데, 올 11월 추가적인 금리 인상이 전망되는 만큼 향후 차환 과정에서 이자비용 부담이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26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8개 카드사(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우리·하나·비씨카드)의 이날부터 올해 말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카드채 발행잔액은 총 108개 종목으로, 5조3600억원 규모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해당 물량의 발행잔액 기준 평균 표면금리는 연 3.765%로 집계됐다.

회사별로는 롯데카드의 만기 도래액이 1조700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현대카드 9100억원, KB국민카드 8700억원, 우리·신한카드 각 6900억원, 하나카드 6700억원, 삼성카드 3800억원, 비씨카드 800억원 순이었다.

만기 도래 시점은 연말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11월 만기 도래액은 2조400억원, 12월은 2조8200억원으로 두 달간 총 4조8600억원의 카드채가 만기를 맞는다. 전체 만기 도래액의 약 90.7%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처럼 5조 규모의 카드채 물량이 만기를 앞둔 가운데, 최근 카드사들이 신규 발행한 여전채 금리는 기존 채권보다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지난 9월부터 10월 22일까지 8개 카드사가 신규 발행한 카드채는 총 6조6500억원 규모로, 발행금액 가중평균 표면금리는 연 4.493%로 집계됐다. 올해 말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카드채의 평균 표면금리인 3.765%보다 0.728%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최근 조달금리가 기존 만기채보다 높게 형성되면서 연말 차환 과정에서 이자비용 부담이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회사별로는 삼성카드의 금리 차이가 1.302%포인트로 가장 컸다. 삼성카드의 연말 만기 도래 채권 평균 표면금리는 3.220%였지만 최근 신규 발행채 평균금리는 4.522%로 나타났다.

롯데카드 역시 기존 만기채 평균금리 3.765%에 비해 신규 발행채 평균금리는 4.784%로 1.019%포인트 높았다. 롯데카드는 연말 만기 도래액이 카드사 가운데 가장 많은 만큼 향후 차환금리 수준이 조달비용에 미치는 영향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방향 역시 카드사들의 향후 자금조달 여건을 좌우할 변수로 꼽힌다. 이미 차환 부담이 높아진 가운데 한국은행이 오는 11월 추가적인 인상 가능성을 열어 두고 있는 만큼 카드사의 조달 부담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22일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3.00%로 동결했다. 지난 7월과 8월 두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한 이후 처음으로 동결을 결정한 것으로, 금통위원 7명 전원이 동결에 찬성했다.

한은은 국내 경제가 수출과 투자를 중심으로 높은 성장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물가 상승 압력과 금융안정 위험이 여전히 존재한다고 판단했다. 다만 중동사태와 주요국 통화·재정정책 등 대외 불확실성이 높아진 만큼 앞선 두 차례 금리 인상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한은은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이 기존 전망치를 상당폭 상회할 것으로 예상했으며, 내년 물가상승률 역시 기존 전망보다 높아질 가능성을 시사했다. 향후 물가와 경기 흐름, 금융안정 상황 등을 살펴보면서 추가 기준금리 인상의 시기와 속도를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증권가에서도 이번 동결을 통화긴축 기조의 종료가 아닌 일시적인 속도 조절로 해석하고 있다. 주요 증권사들은 물가 상승 압력과 견조한 경기 흐름 등을 고려하면 오는 11월 추가 인상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김명실 iM증권 연구원은 “이번 동결은 추가 긴축의 필요성 약화보다 기존 대응으로 확보한 여력을 활용해 정책 효과와 대외 위험을 점검하는 결정으로 평가된다”며 “만장일치 동결만으로 추가 인상 가능성이 낮아졌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11월 0.25%포인트 인상 전망을 유지한다”며 “한은이 성장률의 추가 상향과 내년 물가의 기존 전망 상회를 동시에 예고한 만큼, 11월 수정 경제전망에서 이러한 판단이 수치로 구체화된다면 추가 인상을 뒷받침하는 정책적 명분이 강화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11월과 내년 2월 추가 인상을 거쳐 최종금리가 3.50%에 도달할 것이라는 기존 전망을 유지한다”며 “시장금리는 금리 인하 기대를 대부분 털어내면서 견고한 하단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다만 추가 기준금리 인상이 시장금리 상승으로 직결되지는 않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채권시장이 이미 향후 인상 가능성을 상당 부분 반영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김지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중금리에는 11월 인상 가능성이 선반영돼 있다”며 “최근 공급 부담 축소와 주가 하락이 금리에 우호적인 요인으로 작용했지만, 금리의 추세적인 하락을 이끌기에는 부족한 만큼 추가 하락은 제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카드사 입장에서는 기준금리 동결에도 여전채 금리가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경우 차환 과정에서 조달비용 부담이 지속될 수 있다. 카드사는 은행과 달리 예금 수신 기능이 없어 회사채 등 시장성 자금조달에 대한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특히 가맹점수수료 수익성 악화와 가계대출 규제 등으로 영업환경이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조달비용 상승은 카드사들의 수익성 방어에 추가적인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원 기자 / easy910@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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