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윤영 號 출범 앞두고, KT 이사회 ‘삐걱’…“사외이사 자진사퇴, 노조·국민연금 압박까지”

시간 입력 2026-03-17 17:32:55 시간 수정 2026-05-22 15:5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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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한 연임 후보 윤종수 이사, ‘거버넌스 문제’ 지적하며 자진 사퇴
노조, 국민연금 개입 촉구…이사회 전면 쇄신 압박 고조
박윤영 신임 대표 출범 앞두고 새 판 짜기 들어가나

KT East 빌딩. <출처=KT>
KT East 빌딩. <출처=KT>

박윤영 신임 대표 체제의 공식 출범을 목전에 둔 KT가 거버넌스 논란으로 술렁이고 있다. 유일한 연임 후보였던 사외이사가 현 이사회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자진 사퇴함에 따라, 이사회 전반의 대대적인 변화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KT는 오는 31일 예정된 정기 주주총회 소집 공고를 정정했다. ESG위원회 위원장인 윤종수 사외이사가 연임을 포기하고 사퇴한 데 따른 조치다.

윤 이사는 임기 만료 대상 사외이사 가운데 유일하게 연임 후보로 추천됐던 인물이다. 주총까지 2주가 채 남지 않은 시점에서 후임을 선임하기는 사실상 어려워, ESG 분야 사외이사직은 당분간 공석이 불가피해 보인다.

주목할 점은 사퇴 배경이다. 윤 이사는 “이사회 거버넌스에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며 “새 대표 취임에 맞춰 물러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사회 멤버 스스로 거버넌스 결함을 인정한 셈이어서, 현 이사회의 도덕적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사회를 향한 외부 압력도 가중되고 있다. KT 제1노조는 지난 12일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에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주주권 행사 요청’ 공문을 발송했다. 앞서 소수노조인 KT새노조도 같은 요구를 한 바 있어, 노조 전체가 이사회 교체를 한목소리로 촉구하는 양상이다. 제1노조는 지난 2월에도 셀프 연임 차단을 위한 특별위원회 구성 등 이사회 전면 쇄신을 요구한 바 있다.

노조가 반발하는 이유는 적지 않다. 지난해 특정 사외이사의 인사·계약 청탁 의혹과 이해충돌 논란이 잇따랐고, 여기에 이사회가 고위 임원 인사와 조직 개편에 대한 심의·의결권을 스스로 부여하면서, 대표이사 고유의 인사권을 침해한다는 비판까지 불거졌다.

2대 주주 국민연금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국민연금은 지난 2월 KT 지분(7.05%) 보유 목적을 ‘단순투자’에서 ‘일반투자’로 전환했다. 일반투자 단계에서는 정관 변경, 임원 해임 청구, 배당 정책 제안 등 경영에 적극 개입할 수 있어, 이사회 구성에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여지가 열린 것이다.

업계에서는 윤 이사의 사퇴를 시작으로 기존 사외이사들의 추가 이탈 가능성도 열어 놓고 있다. 김용헌 이사회 의장을 비롯해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둔 김성철·곽우영·이승훈 이사 등도 부담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2023년에도 대표 선임 과정에서 지배구조 논란이 격화하자 사외이사 대다수가 사퇴한 전례가 있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국민연금의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 예고와 노조의 전방위적 압박이 맞물린 상황에서, 윤 이사의 자진 사퇴는 남은 이사진의 거취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동일 기자 / same91@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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