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결국 韓 고정밀 지도 품었다…네이버·카카오, ‘지도 패권’ 흔들리나

시간 입력 2026-02-27 16:56:09 시간 수정 2026-02-27 16:5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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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1:5000 축척 지도 국외 반출 조건부 허가…상업 목적으로는 처음
구글 지도, 길찾기·3D지도·실내지도 단계적 확대 전망
네이버·카카오 지도 이용률 급감하나…외국인 관광객부터 직격탄 우려

구글 로고. <출처=연합뉴스·로이터>

정부가 구글에 1대 5000 축척 고정밀 지도의 국외 반출을 조건부로 허가했다. 2007년 첫 신청 이후 18년 만의 결정이다. 고정밀 지도가 상업 목적으로 국외로 나가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그동안 제한돼 왔던 구글 지도의 자동차·도보 길찾기, 3차원(3D) 지도, 실내 지도 등 핵심 기능이 단계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지도 서비스를 운영해 온 토종 플랫폼 기업이 사실상 주도해온 위치정보 서비스 지배력도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7일 국토교통부 산하 국토지리정보원은 경기 수원시 국토지리정보원에서 관계부처·기관으로 구성된 ‘측량 성과 국외 반출 협의체’ 회의를 열고, 구글이 신청한 축척 1대 5000 수치지형도 데이터 반출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현행 공간정보관리법상 1대 2만5000 축척보다 세밀한 지도를 국외로 반출하려면 국토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1대 5000 축척 지도는 실제 거리 50m를 지도상 1cm로 줄여 표현하는 수준의 정밀도를 갖는다.

다만, 이번 허가에는 엄격한 보안 조건이 전제됐다. 핵심은 구글의 국내 제휴 기업이 국내에 보유한 서버에서 원본 데이터를 가공하고, 정부 검토·확인을 거친 데이터만 반출하도록 한 것이다. 반출 범위도 내비게이션·길찾기 서비스 구현에 필요한 도로 등 교통 네트워크 정보에 한정했으며, 등고선 등 안보상 민감한 데이터는 반출 대상에서 제외했다.

네이버 지도 발견탭. <출처=네이버>

업계에서는 이번 결정으로 국내 지도 서비스 시장이 글로벌 빅테크에 종속될 수 있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구글이 고정밀 지도를 확보하면서 자동차·도보 길찾기는 물론, 차로·고도 정보 기반 안내, 3D 지도, 실내 지도까지 서비스를 확대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구글 지도는 이미 전 세계 200여 개국에서 서비스되고 있어, 글로벌 사용자 기반과 인공지능(AI) 기술력을 앞세워 국내 시장에서도 빠르게 점유율을 높일 가능성이 크다.

특히 외국인 관광객 시장에서의 영향이 클 전망이다. 그동안 한국 여행 시 불편을 호소해 온 외국인 관광객들이 익숙한 구글 지도로 돌아갈 경우, 네이버·카카오의 외국어 지도 서비스 이용률은 급감할 수 밖에 없다. 나아가 지도 서비스는 배달, 모빌리티, 부동산, 여행 등 다양한 플랫폼 서비스의 기반 인프라인 만큼, 지도 경쟁력의 변화는 플랫폼 생태계 전반으로 파급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공간정보산업협회, 대한공간정보학회 등 6개 유관 기관도 공동 성명을 통해 “구글이 보완 신청한 내용에 대한 공론화 과정이 없었기에 이번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들 단체는 고정밀 지도가 자율주행·디지털 트윈 등 국가 핵심 인프라의 기반 데이터인 만큼, 이번 반출이 국내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산업 생태계를 위축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 플랫폼 업계 관계자는 이번 결정에 대해 “정부의 결정을 존중하며, 그간 축적해 온 국내 지도 데이터와 서비스 경쟁력을 바탕으로 차별화된 사용자 경험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다만 “글로벌 빅테크와의 경쟁 환경이 달라지는 만큼, 국내 플랫폼 기업에 대한 공정한 경쟁 여건 조성이 함께 논의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플랫폼 업계 관계자도 “이용자 편의 증진이라는 측면에서 지도 서비스의 다양화는 긍정적”이라 면서도 “국내 기업들이 수년간 투자해 온 공간정보 인프라 가치가 훼손되지 않도록 정부 차원의 균형 잡힌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다만 구글이 실제로 한국에서 완전한 지도 서비스를 구현하기까지는 데이터 가공, 정부 검수, 서비스 개발 등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구글이 국내 지도 서비스를 완전히 확장하기까지는 최소 6개월에서 1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동일 기자 / same91@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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