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가전 부진 속 HVAC 공략 속도…AI 데이터센터 ‘정조준’

시간 입력 2026-02-04 08:00:00 시간 수정 2026-02-03 17:5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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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 북미 최대 공조전시회 ‘AHR EXPO’ 참가
가정·상업용 아우르는 공조 신제품 라인업 선보여
AI 데이터센터 증설로 냉각 솔루션 수요 증가…신사업 강화

삼성전자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북미 최대 규모 공조 전시회 'AHR 엑스포'에 참가해 북미 지역에 특화된 공조 제품과 AI 기반의 통합 기기 관리 기능을 선보였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북미와 유럽 등 글로벌 냉난방공조(HVAC)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며 B2B(기업간거래)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가전 시장 침체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성장성이 높은 HVAC 수요를 기반으로 수익 구조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2일(현지시간)부터 4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북미 최대 공조전시회 ‘AHR EXPO’에 참가해 북미 시장을 겨냥한 가정·산업용 HVAC 제품을 선보였다.

HVAC는 양사 모두 B2B 사업의 핵심 축으로 육성하고 있는 분야다. 생활가전·TV 북미와 유럽을 중심으로 탄소 감축 움직임이 확산되면서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 친환경 냉난방 솔루션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 글로벌 빅테크의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맞물리면서, 발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차세대 냉각 솔루션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IBIS 월드에 따르면, 글로벌 HVAC 시장 규모는 2023년 584억달러(84조2700억원)에서 2028년 610억달러(88조230억원)로 확대될 전망이다.

LG전자는 이번 AHR EXPO에서 유니터리 시스템 대표모델인 ‘유니터리 인버터 히트펌프’ 실외기 라인업을 공개했다. 

유니터리 시스템은 단독주택이 많고 천장이 높은 북미 지역에서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주거용 냉난방 시스템이다. 차별화된 유니터리 시스템을 앞세워 상업용 시스템에어컨 분야에 이어 북미 가정용 냉난방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복안이다.

북미 빅테크 기업을 중심으로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AI 데이터센터용 액체냉각 솔루션(CDU)도 전시했다. 해당 솔루션은 금속 재질의 냉각판을 서버 내 열 발생이 많은 중앙처리장치(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주요 칩에 직접 부착한 뒤, 냉각수를 순환시켜 열을 식히는 방식이다. 기존 공기냉각 방식 대비 설치 공간을 줄일 수 있고 에너지 효율이 높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히트펌프를 사용한 친환경 냉난방시스템인 ‘EHS’를 전면에 내세우고 북미와 유럽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앞서 지난달 27일 유럽 시장에 2026년형 공기·바닥 냉난방을 모두 제공하는 ‘EHS 올인원’ 신제품을 출시한 데 이어, AHR EXPO에서는 가정용 EHS 제품인 ‘모노 R32’ 라인업을 전시했다. 두 제품 모두 기존 냉매에 비해 지구온난화지수(GWP)가 낮은 R32 냉매를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회사는 연내 EHS 제품의 국내 출시도 검토하고 있다.

LG전자가 2일(현지시간)부터 4일까지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열리는 북미 최대 공조전시회 ‘AHR EXPO 2026’에 참가해 주거용, 상업용, 산업용 등 다양한 HVAC 솔루션을 선보인다. 사진은 LG전자의 유니터리 인버터 히트펌프. <사진제공=LG전자>

삼성전자와 LG전자는 AI 데이터센터, 대형 상업시설 등 성장 가능성이 높은 수요처를 대상으로 HVAC 사업을 확장해나갈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유럽 최대 공조기기 업체인 독일 플랙트그룹을 인수하고, HVAC 기술력 강화에 나섰다. 플랙트의 AI 데이터센터용 솔루션과 브랜드 경쟁력을 활용해 데이터센터 분야에서 최상위 공급업체로 거듭나겠다는 방침이다.

노태문 삼성전자 DX부문장 직무대행 사장은 “플랙트 인수는 삼성전자가 글로벌 공조 시장을 주도하며 고객들에게 혁신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한 전략적 결정”이라며 “플랙트의 기술력과 삼성전자의 AI 플랫폼을 결합해 글로벌 공조 시장에서 업계 선도 기업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LG전자도 조직개편을 단행하며 HVAC 사업에 힘을 싣고 있다. 회사는 2024년 말 조직개편을 통해 기존 H&A사업본부에 속해있던 HVAC 사업을 분리하고, ES사업본부를 신설했다. 지난해 말 조직개편에서는 이재성 ES사업본부장을 사장으로 승진시키며 사업본부 출범 1년 만에 사장급 조직으로 격상했다.

LG전자는 “지난해 데이터센터향 칠러 수주 실적은 전년 대비 3배 수준으로 성장했다”며 “올해는 본격적인 수주 확대와 함께 확보한 해외 지역향 데이터센터 공급과 고효율 인버터 스크롤 칠러 확대로 상당 수준의 매출 성장을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은서 기자 / keseo@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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