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학년도 대기업 계약학과 경쟁률 12.77 대 1
‘131명 모집’ 삼성·SK 계약학과에 1610명 몰려
‘파격적 성과 보상’에 반도체 업계 대한 인식 변화
‘우수 인재 확보’ K-반도체, 미래 역량 제고 박차

최근 대학 정시 모집에서 반도체 계약학과 지원율이 가파르게 치솟고 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업체 직원들이 대표적 고소득 직업인 의사 못지않게 높은 급여와 성과급을 받는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의대 대신 반도체 계약학과를 선택하는 최상위권 수험생들이 급증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을 선도 중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AI(인공지능) 열풍에 따른 ‘반도체 슈퍼 사이클’의 최대 수혜주로 부상한 가운데, 한때 외면 받았던 반도체 업계에 우수 학생들이 다시 몰려들고 있는 것이다.
26일 종로학원에 따르면 2026학년도 대학 정시 모집에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7개 대기업, 16개 계약학과 지원자 수는 2478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도 1787명 대비 38.7% 증가한 수치다.
이에 2026학년도 대기업 계약학과 경쟁률은 12.77 대 1을 기록했다, 전년도 9.77 대 1과 비교해 큰 폭으로 올랐다.
특히 국가대표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계약학과에 지원자들이 대거 몰렸다. 삼성전자 계약학과 8곳과 SK하이닉스 계약학과 3곳에는 총 1610명이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 계약학과 전체 지원자 가운데 65%가 삼성·SK에 집중된 것이다.
삼성·SK 반도체 계약학과의 모집 인원은 총 131명이다. 이에 경쟁률은 12.29 대 1에 달했다.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연합뉴스>
기업별로 살펴보면 96명을 모집하는 삼성전자 계약학과 8곳에는 총 1290명의 지원자가 몰렸다. 경쟁률은 13.44 대 1에 달했다.
특히 삼성과 연계된 대구경북과학기술원 반도체공학과의 경쟁률은 89.0 대 1이었다. 이는 모든 대기업 계약학과 중 가장 높은 수치다. 또 울산과학기술원 반도체공학과 59.2 대 1, 광주과학기술원 반도체공학과 50.2 대 1 등으로 조사됐다.
SK하이닉스의 경우, 35명을 모집하는 계약학과 3곳에 총 320명이 지원했다. 경쟁률은 9.14 대 1이었다. SK와 연계된 한양대 반도체공학과의 경쟁률은 무려 11.8 대 1을 기록했고, 서강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9.0 대 1, 고려대 반도체공학과 7.47 대 1 등도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반도체 계약학과의 인기가 높아진 반면 의대·치대·한의대 등 의·약학 계열 지원자는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종로학원에 따르면 2026학년도 대학 정시 모집에서 의·약학 계열 지원자 수는 1만8297명으로, 전년도보다 24.7%(6001명) 급감했다.

SK하이닉스 청주캠퍼스. <사진=SK하이닉스>
최상위권 학생들이 의대 대신 반도체 계약학과로 눈을 돌린 것은 반도체 슈퍼 사이클에 힘입어 역대급 실적을 거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파격적인 성과 보상을 약속하고, 실제 실천으로 옮기고 있기 때문이다.
대대적인 성과 보상의 시작을 알린 곳은 SK하이닉스다. SK는 호실적에 발맞춰 천문학적인 규모의 성과급을 책정했다.
앞서 지난해 9월 SK하이닉스 노사는 임금 교섭 타결에 성공했다. 이에 따라 새로운 성과급 제도를 시행하게 됐다. 매년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되, 개인별 성과급 산정 금액의 80%는 당해 연도에 지급하고, 나머지 20%는 2년에 걸쳐 매년 10%씩 지급하는 것이 골자다.
새로 마련된 성과급 기준에 따르면, SK하이닉스 직원들은 1인당 1억원 이상의 성과급을 받게 된다. 시장에서는 지난해 SK하이닉스 영업익이 44조원을 웃돌 것으로 점치고 있다. 이를 감안할 때 영업익의 10%인 약 4조4000억원이 성과급으로 지원될 전망이다.
SK하이닉스의 지난해 반기보고서 기준 총 직원 수는 3만3625명이다. 이를 토대로 약 4조4000억원에 달하는 재원을 약 3만4000명의 직원들에게 나눠준다고 단순 계산할 경우, 1인당 약 1억3000만원 수준의 성과급이 기대된다. 당해 연도 지급 비율인 80%로 계산해도 1억원을 웃돈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반도체 생산라인.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도 적지 않은 성과급을 책정했다. 삼성은 이달 16일 사내망을 통해 2025년도 ‘OPI(초과이익성과급)’ 지급률을 확정 공지했다.
OPI는 TAI(목표달성장려금)와 함께 삼성전자의 대표적인 성과급 제도 중 하나다. 매년 한 차례 지급되는 OPI는 소속 사업 부문의 실적이 연초에 세운 목표를 넘었을 경우, 초과 이익의 20% 한도 내에서 개인 연봉의 최대 50%까지 받을 수 있다.
사업 부문별로 살펴보면 DX(디바이스경험) 부문 MX사업부는 ‘갤럭시S25’ 시리즈와 ‘갤럭시Z7’ 시리즈 흥행에 힘입어 50%의 OPI를 받게 됐다. TV 사업을 담당하는 VD(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를 비롯해 DA(생활가전)사업부, 네트워크사업부, 의료기기사업부는 12%의 지급률이 책정됐다. 아울러 경영지원과 전장·오디오 사업 자회사 하만은 연봉의 39%를 OPI로 받는다.
HBM(고대역폭메모리) 등 메모리 수요 확대에 힘입어 실적이 크게 개선되고 있는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의 OPI 지급률은 47%로 책정됐다.
삼성그룹초기업노동조합(초기업노조) 삼성전자 지부에 따르면 삼성전자 직원 평균 연봉은 7700만원 수준이다. 이를 토대로 OPI를 단순 계산할 경우, MX사업부는 약 3850만원, DS 부문은 약 3620만원 등이다.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 <사진=SK하이닉스>
이처럼 삼성·SK 직원들이 적게는 4000여 만원, 많게는 1억원 이상의 성과급을 받는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일만 많고, 처우가 좋지 않다” 등 반도체 업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빠르게 불식되는 모습이다. 이는 우수 학생들의 진로 선택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반도체 계약학과에 최상위권 수험생들이 몰리면서, 우수 인재 확보에 어려움이 컸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한숨을 돌리게 됐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대기업 계약학과가 매년 늘어나는 추세고, 대학도 지속해서 신설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반도체 계약학과를 통해 우수 인재가 산업 현장으로 유입되는 흐름은 국가 차원에서도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오창영 기자 / dong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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